"설 지나도 금사과·금배"…물가 또 오르나
"설 지나도 금사과·금배"…물가 또 오르나
  • 뉴시스
  • 승인 2024.02.29 08: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달 들어 농산물·휘발유 가격 급등
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3%대 재반등 전망
김진아 기자 = 한국은행이 20일 발표한 '소비자 동향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들의 물가 전망을 보여주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이 2월에도 전달과 같은 3.0%를 기록했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물가상승률이 2%대로 낮아지는 둔화 흐름이 이어지는데 반해 최근 농산물과 외식서비스 등 먹거리 관련 체감물가가 높게 나타나다 보니 기대인플레이션이 크게 떨어지지 못하고 전월 수준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20일 서울 한 대형마트에서 고객들이 물건을 구매하고 있다

남주현 기자 = 물가 안정의 최대 변수로 떠오른 농산물과 기름값이 설 연휴가 지나서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2%대로 낮아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다시 3%로 반등할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29일 통계청에 따르면 1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113.15(2020=100)로 1년 전보다 2.8% 올랐다. 지난해 7월(2.4%) 이후 6개월 만에 2%대로 내려왔다.

하지만 2%대에 완전히 안착했다고 보기엔 이르다. 농산물과 기름값이 오름세를 보이는 까닭이다. 통계청의 전체 물가 조사 대상 품목 458개 중 농축산물과 과실류 가중치는 전체 1000 중 각각 75.6와 14.6으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한다.

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이달 27일 기준 사과(후지) 상품 10개 값은 2만9467원으로 1달 전(2만7171원)보다 2296원(8.5%) 올랐다. 1년 전(2만2784원)에 비해서는 6683원(29.3%) 오른 수치다.

배(신고, 상품) 값은 10개 당 4만2127원으로 1달 전(3만5031원)보다 7096원(20.3%) 급등했다. 전년동기대비로는 무려 1만3696원(48.2%) 올랐다. 감귤(상품) 10개 값은 이달 20일 기준 5778원으로 1개월 전(4512원)보다 1266원(28.1%) 비싸졌다.

통상 제수용품으로 주로 쓰이는 과일류는 명절 후에는 수요가 줄어 들며 가격이 낮아진다. 하지만 올해는 작황 부진 여파로 되레 오르며 물가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기름값도 물가 상승을 압박하고 있다. 국제유가 반등에 이달 초 리터 당 1500원대였던 전국 휘발유 가격은 27일 기준 리터 당 평균 1635.57원으로 상승했다. 서울 평균은 1717.68원을 기록했다. 1년 전 휘발유 가격 평균은 1579.96원이었다.

우리나라에서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가 연초 배럴당 75달러에서 최근 83달러 대로 오른 영향이다. 국제유가는 통상 운송 기간인 2~3주 뒤 국내 시판되는 휘발유와 경윳값으로 반영된다.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2.8% 오르며 6개월 만에 2%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농축수산물 가격은 8.0% 올랐다. 과실(28.1%), 곡물(9.2%), 채소(8.8%) 등이 오르면서 농산물 가격이 15.4% 상승했다

농산물값과 국제유가가 2월에도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지난달 반년 만에 2%대로 내려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대로 다시 오를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한은에서도 당분간 물가 최대 변수로 농산물 가격과 국제유가를 꼽고 있다. 이달 초 김웅 한은 부총재보는 '물가 상황 점검회의'에서 "유가 불확실성이 커진 점과  농산물 물가가 높은 수준을 보이는 점에서 당분간 둔화 흐름이 주춤해지면서 일시적으로 상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여기에 최근 고환율 장기화도 물가 자극의 또 다른 요인으로 거론된다. 올 들어 미국의 조기 금리 기대 쇠퇴에 원·달러 환율은 한달 넘게 1330원을 중심으로 박스권을 보이고 있다.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 같은 수량을 사더라도 비용을 더 지불해야 한다. 높아진 수입물가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의 상방 요인으로 작용한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로 전년동기대비 3.0%, 전월비 0.4%를 예상한다"면서 "최근 환율과 유가 영향에 더해 명절을 전후로 높아진 농수산물 물가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봤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