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열 "韓美, 北도발 단호한 대응…자금 차단 노력 지속"(종합)
조태열 "韓美, 北도발 단호한 대응…자금 차단 노력 지속"(종합)
  • 뉴시스
  • 승인 2024.02.29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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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워싱턴서 취임 후 첫 한미 외교장관 회담
北 도발 가능성 등 논의…블링컨, 내달 방한
북일회담 관련 사전협의·평화기여 원칙 강조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28일(현지시간) 한미 외교장관 회담 이후 주미대사관에서 워싱턴 특파원 간담회를 열고 발언하고 있다. 

 이윤희 특파원,  김난영 기자 = 올해 첫 양자회담에 나선 한미 외교 수장이 북한 도발에 대한 단호한 대응 방침을 재확인했다. 북한의 불법 자금줄 차단 노력을 지속하고, 인권 증진 노력도 지속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11월 방한했던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내달 한국에서 열리는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위해 넉달 만에 재차 한국을 찾겠다고 밝혔다. 미국이 유럽과 중동 전쟁으로 여유가 없음에도 한반도 문제를 결코 소홀히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우리 정부는 보고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28일(현지시간) 한미 외교장관 회담 이후 주미대사관에서 워싱턴 특파원 간담회를 열고 "북핵·미사일 위협이 고조하는 상황에서 도발에 단호히 대응하는 한편 불법 자금줄 차단 노력을 지속하고 인권 증진을 위한 공조도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이날 회담은 지난 1월 조 장관 취임 이후 한미 외교장관 간 첫 양자 대면 회담이다. 조 장관은 "블링컨 장관과 60분이 넘는 시간 동안 유익하고 심도 있는 논의를 했다"라고 설명했다.

◆北 추가도발 가능성 등 논의…"전략 소통 강화"

조 장관과 블링컨 장관은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협력을 심각한 안보위협으로 규정하고, 이를 막기 위한 외교적 공조를 강화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한국 총선이나 미국 대선, 한미연합훈련 등을 겨냥한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에 대해서도 대화를 나눈 것으로 보인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도발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사실상 염두에 두고 그에 대한 만반의 대비테세를 갖추고 있다"며 "한미간에도 당연히 그문제에 대해 함께 대응한다는 논의가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또한 조 장관은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 국빈 방미 계기에 합의한 '미래로 전진하는 행동하는 한미 동맹' 비전을 구현하기 위해 고위급 회의와 각급에서의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기로 했다"라고 설명했다.

조태열(오른쪽) 외교부 장관이 28일(현지시각) 미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회담하고 있다. 조 장관은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대비해 한·미, 한·미·일 공조의 필요성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링컨, 내달 방한키로…美 한반도 문제 관심 척도 해석

블링컨 장관은 회담에 들어가며 내달 한국을 찾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조 장관은 "리우에서 열린 한미일 외교장관 6일 만에 다시 만났고, 3주 만에 또 만나게 된다. 앞으로도 예정된 다자회담을 통해 긴밀히 소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간 블링컨 장관의 3월 방한 및 민주주의 정상회의 대면 참석 가능성은 꾸준히 거론돼 왔지만 미국이 '두개의 전쟁'을 치르고 있는 만큼 불참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웠다.

그럼에도 한국 방문을 결정한 것은 한반도 문제에 소홀하지 않겠다는 미국 정부의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정부는 해석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이미 한국을 찾았고 한미일, 한미 회담을 진행했음에도 다시 방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 조 장관은 취임 후 첫번째 미국 방문에서 미국 행정부는 물론 의회와 싱크탱크 관계자들을 두루 만났는데, 한반도 문제에 있어서는 초당적 지지를 확인했다고 정부 관계자는 전했다.

아울러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올해 미국 대선에서 승리하더라도 미국의 한반도 정책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것이 미국 조야의 의견이었다고 한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2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한미 외교장관 회담을 진행했다. 사진은 지난 22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개최 중인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회의를 계기로 조 장관과 만난 블링컨 장관, 가미카와 요코 일본 외무상

◆북일 회담 가능성도 최근 논의…韓, 사전 협의 강조

조 장관과 블링컨 장관은 앞서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북일 회담 가능성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 장관은 이 자리에서 북한과의 접촉은 긴밀한 사전 협의 아래 진행돼야하며, 한반도 평화와 안보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으며 미국과 일본 역시 공감하는 분위기였다고 한다.

일각에서는 북한과 일본이 만나면서 한국이 소외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지만, 우리 정부도 충분히 해당 과정에 관여한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다만 근래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방한 논의는 진행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美IRA 등 韓기업 투자 상응하는 대우 받아야"

조 장관은 이번 방미 기간 레이얼 브레이너드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과 면담, 반도체과학법과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 시행 과정에서 한국 기업에 대한 배려를 요청했다.

조 장관은 "반도체과학법, IRA와 관련해 우리 기업이 미국 내 투자비와 기여 수준에 상응하는 대우와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여러 채널을 통해 이 같은 입장을 미국에 전달했고, 조만간 이뤄질 상무부의 인센티브 관련 발표가 긍정적인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한편 최근 유리 김 국무부 유럽 및 유라시아 담당 수석 부차관보는 한 심포지엄에서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더 많은 군사물자를 지원하길 바란다면서 155㎜ 탄약을 언급해 주목받았다.

조 장관은 이날 회담에서 전쟁 지속 중인 우크라이나와 중동 등 세계 현안과 관련해서도 긴밀한 논의와 공조를 약속했다고 한다. 다만 정부 고위당국자는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원칙은 변함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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