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오지 않는 전공의…사직 했지만 월급은 나간다, 왜?
돌아오지 않는 전공의…사직 했지만 월급은 나간다, 왜?
  • 뉴시스
  • 승인 2024.03.07 07: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달 임금 평소처럼 대부분 말일 정상 지급
장기화시 규모 작은 대학병원 지급 곤란할수도
김명년 기자 = 지난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노조 게시판에 단기 무급 특별휴가 중단 촉구 성명서가 붙어있다. 서울대병원과 서울아산병원 등은 전공의 사직 여파로 환자가 줄고 매출이 하락하여 직원 대상 무급 휴가 제도를 시행한다고 공지했다

백영미 기자 = 의대 증원에 반대하며 병원을 떠난 전공의들의 대다수가 돌아오지 않으면서 사태가 장기화하고 있다. 사태가 길어지면 규모가 작은 대학병원을 중심으로 급여를 지급할 여력이 없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7일 의료계에 따르면 삼성서울·서울성모병원 등 서울 지역 대부분의 수련병원은 지난달 말 사직서를 내고 근무를 중단한 전공의들에게 급여를 지급했다. 평소처럼 매달 말 임금 지급일에 정상 지급했다는 것이다.

전공의들은 개별 사직서 제출이나 임용 포기 등을 통해 사직했지만, 법적으로 파업에 해당하지 않아 임금을 받을 수 있었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법적으로 일하지 않는 근로자에게는 임금을 지급하지 않는 '무노동 무임금'이 원칙이지만 정부가 지난달 ‘집단사직서 수리금지 명령’을 내려 아직 병원 소속"이라고 말했다.

근로자는 '노조법 제44조 제1항'에 따라 파업 기간 임금을 받을 수 없다. 해당 법은 '사용자가 쟁의 행위에 참가해 근로를 제공하지 않은 근로자에 대해 그 기간 임금 지급 의무가 없다'고 돼 있다.

전공의 집단사직 시작일(19일)로부터 며칠 뒤 급여 지급일이 도래한 것도 지난달 임금이 정상 지급될 수 있었던 한 요인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사태가 길어지면 급여를 정상 지급하기 힘든 병원들이 생겨날 수도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빅5' 병원 관계자는 "대학병원들이 전공의 부재로 입원과 수술이 급감해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고 있다"면서 "규모가 작은 대학병원들은 급여를 정상 지급하기 어려워질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전공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빅5' 병원의 경우 특히 환자가 크게 줄어 수익이 급감한 가운데 매달 전공의에게 지급하는 급여만 수백억 원에 달한다. 다만 병원 운영, 미래 투자 등을 위한 적립금(고유목적사업준비금)을 다소 쌓아두고 있어 그나마 상황이 나은 것으로 전해졌다. 적립금은 대학병원의 현금통로로 잘 알려져 있다.

대학병원들은 향후 현장을 떠난 전공의와 자리를 지키고 있는 전공의 현황을 파악해 급여를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편, 정부는 전날 국무회의에서 '의료 현장 혼란 최소화'를 위해 예비비 1285억 원 지출을 의결했다. 정부는 예비비를 활용해 의료 인력 야간·휴일 비상 당직 인건비 지원, 공보의 등 민간병원 파견, 한시적인 의료인력 채용 지원 등에 쓸 예정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