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상 통폐합"…대형병원들, '장기전' 대비 허리띠 조인다
"병상 통폐합"…대형병원들, '장기전' 대비 허리띠 조인다
  • 뉴시스
  • 승인 2024.03.07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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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부산대·전남대병원 등 병동 통폐합
서울아산병원 일반직 무급휴가 신청접수
김명년 기자 = 지난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서울대병원과 서울아산병원 등은 전공의 사직 여파로 환자가 줄고 매출이 하락하여 직원 대상 무급 휴가 제도를 시행한다고 공지했다

 백영미 기자 = 전공의 미복귀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의료현장에서는 병동을 통폐합하거나 축소 운영하는 등 장기전에 대비하고 있다. 하지만 사태가 길어지면 병원의 존립마저 위태로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7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대병원은 수술 축소 등으로 입원 환자가 크게 줄면서 암 환자들이 항암 치료를 위해 단기간 입원하는 병동 등을 일부 축소 운영 중이다. 부산대병원은 유사한 진료과 2개를 병동 1개로 합쳐 운영 중이다.

제주대병원은 전공의 중 93% 가량이 자리를 비워 간호·간병서비스통합병동을 2개를 하나로 줄였다. 병상 가동률이 크게 떨어지면서 내과 중환자실 운영 병상 수도 대폭 축소했다. 순천향대서울병원은 인력 부족으로 정신과 폐쇄병동 운영을 잠정 중단했다. 전남대병원은 병동 2개를 폐쇄했다.

대학병원들이 병동 통폐합이나 운영 잠정 중단, 병상 수 축소에 나서고 있는 것은 전공의 부재로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입원·수술 환자 수를 대폭 줄인 데 따른 것이다.

전공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서울의 주요 대형병원, '빅5' 병원들은 입원·수술 환자가 급감하면서 수익성이 크게 악화하고 있어 병동 통폐합 등 자구책 시행이 확산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빅5' 병원 관계자는 "사태가 장기화하면 긴축 운영이 불가피하다"면서 "병동을 통폐합하는 방안이 검토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전날 비상진료대책 마련을 위해 예비비 1285억원 지출을 의결했지만, 사태가 장기화하면 병원 운영 자체가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다른 '빅5' 병원 관계자는 "병원 운영, 미래 투자 등을 위해 쌓아놓은 적립금(고유목적사업준비금)이 있긴 하지만, 입원·수술 환자가 크게 줄어든 상황이 장기간 지속되면 상급종합병원으로 제 기능을 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아산병원은 전공의 사직 여파로 환자 수가 급감하면서 간호사, 사무직, 보건직, 기술직 등 일반직 전체 직원을 대상으로 무급휴가 신청을 받고 있다. 지난 5일 전공의 집단휴직 기간에 무급 휴가를 자율적으로 신청할 수 있다고 공지했다. 무급 휴가는 부서별 상황을 고려해 최대 한달 간 신청 가능하다.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는 "중증환자들의 진료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병원 상황과 개인 사정을 고려해 정상 진료 시까지 무급휴가 사용을 자율적으로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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