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래스카에서 인생이 바뀌었다…스타 유튜버 '달씨'[인터뷰]
알래스카에서 인생이 바뀌었다…스타 유튜버 '달씨'[인터뷰]
  • 미디어데일
  • 승인 2024.03.08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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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스타일 유튜버 '달씨' 인터뷰
'현지인이 쓰는 영어 표현' 쇼츠로 깜짝 스타
알래스카대 교환학생 기간 중 영상 만들어
수준급 영어·댄스…학생·유튜버·모델 1인3역
"재미 있게 사는 모습 보여드리고 싶어"
"크리에이터라는 직업 생겼다는데 감사"
김금보 기자 = 유튜버 달씨가 지난 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콜랩코리아 스튜디오에서 뉴시스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유튜브, 틱톡과 같은 영상 플랫폼은 콘텐츠 생태계 내에서 '우먼 파워'를 실감할 수 있는 공간이다. 국내 최초로 다이아몬드 버튼을 획득한 제이플라부터 9300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는 걸그룹 블랙핑크까지 한국 여성들의 활약에는 거침이 없다. 튜브가이드는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참신한 아이디어와 색다른 라이프스타일로 자신만의 영상 콘텐츠를 만들고 있는 4명의 여성 크리에이터를 만나봤다.

안호균 기자 = 이름이 생소할 순 있다. 하지만 그의 얼굴을 보는 순간 '영어 쇼츠 걔?'라며 익숙함을 느끼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달씨(22)는 '미국 애들이 진짜 많이 쓰는 영어 단어' '100% 원어민 느낌 나는 제스처' 등 현지인들이 일상에서 자주 쓰는 영어 표현을 가르쳐주는 쇼츠 영상으로 불과 몇 달 사이에 유명인사가 된 유튜버다.

유창한 영어 실력, 실용적인 영어 표현을 짧게 요약해 알려주는 아이디어, 톡톡 튀는 제스처와 표정연기를 활용한 전달력. 이 모든게 맞아떨어져 알고리즘의 축복을 입었다. 달씨가 지난해 9월부터 올리기 시작한 영어 영상은 많은 이들의 쇼츠 피드에 수시로 등장하며 적게는 수십만회에서 많게는 700만~800만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는 114만명으로 수직상승했다. 방탄소년단의 정국과 뉴진스의 민지 같은 스타들도 그의 팔로워라고 한다.

뉴시스가 7일 서울 강남구 콜랩아시아 스튜디오에서 만난 달씨는 영상에서와 같이 유쾌하고 긍정적인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이었다. 또 "내 장례식날까지 유튜브 라이브를 하고 싶다"고 말할 정도로 크리에이터라는 직업에 대한 애착도 상당했다.

달씨를 스타로 만들어 준 영어 쇼츠 영상은 우연히 탄생했다. 연세대 언더우드국제대학에서 문화디자인경영(CDM)을 전공 중인 달씨는 미국 국무부의 글로벌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지원해 지난해 8월부터 4개월 간 알래스카에 다녀왔다. 이 곳에서 현지인 친구들과 같이 기숙사 생활을 하며 익힌 영어 표현들로 유튜브 영상을 만들기 시작했다.

"미국에 가서 영어를 써보니까 한 번도 내가 들어본 적이 없는 표현을 굉장히 일상적으로 사용했다. 예를 들어 노우지(nosey)라는 단어는 오지랖이 넓다는 뜻인데, 코를 들이밀고 참견하는 모습에서 나왔다고 하더라. 정말 쉽고 실생활에서 많이 쓰는 단어인데 우리는 들어본 적이 없는 것이 신기해 영상으로 만들었더니 많은 분들이 공감해 주셨다."

사실 캘리포니아 같은 지역에서의 교환학생 생활을 기대했던 달씨는 알래스카대학으로 가게 됐다는 통보를 받고 처음에는 크게 실망했다. 비염을 앓고 있고 추위에도 약했기에 말리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특유의 긍정적인 성격으로 알래스카 생활에 완벽히 적응했고, 이 곳에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100만명이 넘는 구독자가 생겼고, 시청자들에게 영어를 알려줄 수 있는 능력도 얻었다. 나와는 다른 사람을 존중할 수 있는 관용적 사고를 가지게 된 것도 크리에이터로서 큰 의미였다. 그는 지난해 12월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을 때 자신을 알아보는 사람을 만나면서 유명해졌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됐다.

김금보 기자 = 유튜버 달씨가 지난 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콜랩코리아 스튜디오에서 뉴시스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실 달씨는 어린 시절부터 다재다능하고 '끼'가 넘치는 학생이었다. 영국 뮤지션 '원 디렉션(One Direction)'을 좋아해 공부하게 된 영어는 이미 고등학교에 들어가기 전부터 상당한 수준에 올랐다. 대구외고 재학 시절에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며 한국 고등학생의 일상을 영어로 소개하는 브이로그 영상을 만들었다. 또 초등학생 때부터 춤을 추기 시작해 대학에서도 댄스 동아리 활동을 하고 있다. 연세대 진학 후에는 캠퍼스에서의 일상과 댄스 영상을 올리며 유튜버 활동을 이어갔다. 지금은 광고와 뷰티 모델로도 활동하면서 1인3역을 소화하고 있다.

어린 시절에는 부모님의 걱정도 있었지만 이제는 집에서도 자랑스러운 딸로 인정받고 있다.

달씨는 "대구의 보수적인 집안에서 자랐고, 부모님은 공부 말고는 허락을 안 하시는 분들이었다. 내가 뭔가 해보려고 하면 '허파에 바람 들었냐'고 하시면서 항상 겸손한 자세를 유지할 수 있게 해주셨다."고 말했다. 그는 "유튜브의 경우 좀 더 크고 말씀을 드렸다. 첫 광고를 통해 수익이 들어오니까 인정을 해주셨다. 그리고 너무 감사하게도 유튜브를 통해 스무살이 되자마자 바로 경제적으로 독립을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영어 쇼츠가 큰 성공을 거두기 전부터 달씨는 또래들 사이에서는 유명인사였다. 명문대 출신에 춤 실력, 말솜씨, 영어 구사 능력까지 갖춘 그를 '롤모델'로 여기는 중고생들도 많았다. 특히 달씨를 친근하게 만드는 건 솔직함이다. 자신을 화려하게 포장하지도, 과도하게 낮추지도 않는다. 잘하는건 잘한다고 하고, 못하는건 못한다고 하는 전형적인 요즘 세대다.

유튜버로서 타인에 대한 배려와 예의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점도 신선했다. 신인류에 대한 편견을 깨주는 대목이었다. 고등학교 때는 공부하는 촬영하면서 친구들에게 방해가 되지 않으려고 최대한 조심했다고 한다. 또 대학때는 영상에 찍힌 사람의 모자이크 처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크게 반성한 일도 있었다고 했다.

자신의 영상이 시청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지에 대해서도 많은 고민을 한다고. 달씨는 "누군가의 본보기가 된다는 점에서 되게 조심을 많이 하고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분들께 내가 보여드리고 싶은 모습은 재미있게 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성의 날을 하루 앞두고 진행한 이번 인터뷰에서 달씨는 "과거에 비해서 여성들이 꿈을 펼치기에 정말 좋은 환경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제는 많이 안 남아 있지만 편견 같은게 있다면 그런걸 깨는데 조금 이바지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예를 들어 예전에는 (여성이) 유학을 다녀오면 좋지 않다는 시선도 있지 않았나. 내가 유학을 가서 밝고 긍정적인 모습으로 생활하는 모습을 보여드린다면 생각이 바뀔 수도 있지 않을까"라고 언급했다.

향후 진로에 대해서는 "대학생이 끝나면 뭘 해야할지 생각이 굉장히 많았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대학을 졸업하고 선배들이 많이 가는 기업이나 금융권에 취업할 자신이 없었다. 회사에 앉아 있는 내가 상상이 안 됐다."고 했다. 그는 "예전에는 크리에이터라는 직업이 없었으니, 내가 정말 시대를 잘 타고 태어난 것 같다. 내가 원하는대로 찍고 편집하고 나 스스로를 표현할 수 있는 직업이 생겼다는게 너무 감사한 일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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