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의대 20곳 교수 비대위 "25일부터 사직서 제출 시작"(종합)
전국 의대 20곳 교수 비대위 "25일부터 사직서 제출 시작"(종합)
  • 뉴시스
  • 승인 2024.03.16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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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의대교수 비대위, 자정까지 온라인 회의
오늘 오전 광화문 인근서 기자회견 열 계획
개별 의대 교수들의 '집단 사직' 의결 잇따라
복지장관 "교수 집단행동 국민 이해 못할 것"
정부, 정원 배분 속도…어제 배정위 첫 회의
권창회 기자 = 지난 15일 오후 서울 시내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대·연세대 등 주요 의대 교수 비대위는 의대생 유급 조치와 전공의 면허정지 방침 등에 반발해 의대교수들의 사직서 제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김정현 기자 = 전국 의과대학 20곳의 교수들이 오는 25일부터 집단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정부가 의대 정원 배분을 위한 기구를 가동하고 증원 절차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의대 교수들의 집단 사직 결의가 본격화되면서 우려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16일 의료계 등에 따르면, 전국 의과대학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전날인 15일 오후 7시부터 온라인으로 제2차 총회를 갖고 오는 25일부터 의대 교수들의 사직서 제출을 시작하기로 결정했다.

총회에 참석한 20개 의대 중 16곳에서 소속 교수들을 상대로 전공의에 대한 사법적 조치와 의대생들의 유급 및 휴학 위기 시 사직서 제출 의향에 대해 설문을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남은 4곳은 설문 중이라 한다.

비대위는 설문이 완료된 대학들의 결과를 토의한 결과, "(교수들의) 사직서 제출 찬성이 압도적이었으므로 대학별 사직서 제출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대학별 진행 일정이 다른 점을 감안해 사직서 제출 등의 일정은 자율적으로 하기로 했다. 비대위 참석자들은 3차 회의를 오는 22일 다시 열어 진행사항을 점검하고 추후 일정을 논의하기로 뜻을 모았다.

또한 사직서를 제출하더라도 각 대학의 수련병원 환자 진료엔 최선을 다하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고 전했다. 이날 회의는 자정에 가까운 심야까지 이어졌다.

이 단체 위원장을 맡고 있는 방재승 서울대 의대 및 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인근 한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총회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최동준 기자 = 서울특별시의사회가 지난 14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의대정원증원 필수의료패키지 저지를 위한 궐기대회를 하고 있다. 

이번 비대위 총회에는 강원대·건국대·건양대·계명대·경상국립대·단국대·대구가톨릭대·부산대·서울대·아주대·연세대·울산대·원광대·이화여대·인제대·전북대·제주대·충남대·충북대·한양대 등 20개 의대가 참석했다.

비대위는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와 별도 단체로 지난 12일 19개 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들이 결성했다. "의대 증원을 1년 미루자"는 서울대 의대 교수들의 제안을 정부가 거부한 데 따른 것이다.

앞서 14일 전국 33개 의대가 참여한 전의교협은 총회를 가졌으나 집단행동에 대한 결론을 내지 않았다. 다만 개별 교수들의 사직 뜻을 다수 확인했다고 전했다.

회의를 앞두고 이미 각 의대에선 교수들이 자발적 사직에 나서기로 결의했다는 소식이 속속 전해졌다. 교수들은 전공의 면허정지와 의대생 집단 유급 만큼은 막아야 한다는 명분으로 집단 사직을 추진하고 있다.

잎서 14일 가톨릭의대 교수협의회 비대위가 교수 700여명이 참석한 온라인 회의에서 자발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이들은 전날 성명을 내 신규 환자 예약 중단과 외래 규모 축소, 응급 상황을 제외한 수술·입원 중단 등 '점진적 진료 축소'를 경고했다.

서울 지역에선 중앙대와 단국대 의대 교수들도 집단 행동에 돌입하겠다고 예고했으며, 비수도권 지역 의대에서도 사직서 제출 결의 소식이 속속 전해졌다.

지난 13일엔 충북대 의대 교수 비대위가 주말인 16~17일 중 사직 여부를 놓고 투표에 나서기로 했다. 충북대에선 의예과 학생 90명이 수업을 거부하고 있으며, 오는 29일까지 복귀하지 않으면 유급 처리된다.

 정병혁 기자 =  지난 14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과대학 교수가 연구동으로 들어가고 있다. 

앞서 12일엔 대구가톨릭대 의대 교수 비대위가 전체 교수들을 상대로 설문을 벌인 결과, 전공의와 의대생에 대한 제재가 발생할 시 사직서를 낼 의향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가 전체 89.4%로 조사됐다.

지난 11일에는 원광대 의대 비대위가 진행한 설문조사에선 응답자 102명 중 99명(97.1%)이 사직서 제출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충남대 의대 비대위도 같은 날 총회를 갖고 집단 사직 필요성에 공감을 이뤘다.

경상국립대 의대 교수들도 최근 비대위 총회를 열고 사직서 제출을 표결에 부친 결과 260여명 중 87%인 217명이 동의했다. 이 대학 교수들은 사직서 제출 시점을 조만간 투표를 다시 진행해 정한다는 방침이다.

계명대 의대 교수 비대위도 지난 11일 전공의와 의대생에게 피해가 발생하면 제자들을 지키기 위해 행동에 나설 수 밖에 없다는 내용의 성명을 낸 바 있다.

전북대 의대와 전북대병원 교수들도 사직 여부를 놓고 오는 18일 오후 5시께 총회를 갖기로 했다.

대한의사협회(의협)에서는 전날 전문의 3000여명이 참여한 대한병원의사협의회 설문조사 결과에서 응답자의 90%가 사직 의사를 밝혔다고 전하기도 했다.

주수호 의협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은 전날 정례 브리핑에서 이같이 전하며 "(해당 설문에서 응답자 90%는) 전공의나 의대생이 다치면 그들과 같이 자발적 사직 등을 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고 설명했다.

반면 정부는 의대 교수들이 집단행동에 나서길 자제하는 한편 전공의와 의대생들을 복귀하도록 설득해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조규홍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전날 오전 중대본 회의에서 "전공의와 의대생들을 병원과 학교로 돌아오도록 설득해야 할 교수님들이 환자를 떠나 집단행동을 하는 것을 국민이 이해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의대 증원 절차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전날 오후 교육부를 중심으로 2025학년도에 2000명이 늘어나는 의대 정원에 대한 배분을 결정할 배정위원회를 본격적으로 가동했다.

정부는 '비수도권 의대의 지역완결적 필수의료체계 구축'과 '지역 거점대의 권역 중심 병원 중추 역할 제고' 및 '소규모 의대의 의학교육 여건 개선' 등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의대 정원을 배분하겠다는 방침이다.

2000명 늘어나는 정원을 지방과 수도권에 각각 1600명과 400명씩 8대 2 비율로 배분하고, 지방 거점 국립대 9개교를 중심으로 증원하는 방안이 유력시된다.

이와 동시에 40~80명 안팎 규모로 운영 중인 소규모 의대 역시 100명 수준으로 확대할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는 늦어도 내달 말까지 배분 절차를 끝낸다는 방침이지만, 4·10 총선 전에 끝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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