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직구 작년만 3.3조…韓 유통시장 잠식하는 알·테·쉬
中직구 작년만 3.3조…韓 유통시장 잠식하는 알·테·쉬
  • 뉴시스
  • 승인 2024.03.30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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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직구 2배 폭증…시장 총액의 절반 달해
과세당국, 고물가에 면세한도 조정 '신중론'
"소상공인·중견 경쟁력 강화책 조만간 발표"
사진은 중국 e커머스 업체인 테무와 쉬인 사이드 모습

용윤신 기자 = 알리익스프레스(알리)·테무·쉬인 등 이른바 'C커머스(차이나+이커머스)'를 통한 직구(해외직접구매)가 늘면서 국내 유통생태계 보호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중국 업체에 대한 규제보다는 국내 업체들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우회적 대응책을 고심 중이다.

30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기획재정부와 국무조정실 등은 최근 중국 이커머스의 국내 시장 진출에 대한 소상공인 및 중견기업 경쟁력 강화 대책을 준비 중이다. 통계청 온라인쇼핑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을 통한 해외직접구매액은 3조2872만원이었다. 이는 지난 2022년 1조4858억원 대비 121.2%(1조8014억원) 증가한 수준이다.

중국을 통한 해외직접구매액은 통계 작성 초기인 지난 2014년 2257억원에서 2015년 1200억원으로 단 한 차례 줄어든 이후 매년 성장하고 있다. 2016년 1741억원, 2017년 2580억원, 2018년 5081억원, 2019년 6624억원, 2020년 8182억원으로 꾸준히 성장해 지난 2021년 1조원을 돌파했다. 2021년 1조3362억원, 2022년 1조4858억원, 2023년 3조2872억원으로 치솟았다.

특히 지난해 증가율은 종전의 두 배 넘게 치솟았다. 반면 지난해 미국 직구가 7.3%, 유럽연합(EU) 및 영국은 22.9% 감소하면서 중국 비중은 전체 해외직접구매액(6조7567억원)의 절반에 육박하는 규모가 됐다.

중국 직구 증가로 국내 유통업체들이 큰 타격을 받고 있다. 대다수 중소형 업체들은 중국산 제품을 떼와서 11번가, G마켓, 쿠팡 등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판매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중국 도매사이트를 통해 물품을 들여오는데, 이 과정에서 통관, KS 인증마크, 유해성분검사 등의 과정에서 제반 비용이 올라간다. 반면 해외 직구 상품은 이 같은 절차를 거치지 않아 동일한 상품을 국내 유통업체들보다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권세화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정책실장은 "국내 유통업체들의 경우 똑같은 물건을 유통하면서 규제 준수 비용을 더 내야 하는데 알리나 테무는 이 같은 의무가 없기 때문에 국내 유통업자들보다 저렴하게 판매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이미 폐업 신고를 했다는 사례들도 접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규제 강화를 요구할 경우 국내 업체들도 피해를 입을 수 있어 조심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해외직구 면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장기간 이어지는 고물가 상황에서 국민의 선택인 만큼 과세당국은 신중론을 펼치고 있다. 현재 관세법상 소액 수입품 관세면세 조항에 따라 해외 직구 1회당 150달러까지 관세와 부가가치세를 내지 않아도 되는데 이 면세한도를 줄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부 관계자는 "C커머스 관련 소비자대책에 이어 소상공인, 유통 중견업체를 위한 종합적인 대책을 준비 중이지만, 세금 관련한 내용 보다는 유통 질서나 기업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크다"묘 "세금은 전국민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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