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운 수비' 이정후의 다짐…"실수 반복하지 않겠다"
'아쉬운 수비' 이정후의 다짐…"실수 반복하지 않겠다"
  • 뉴시스
  • 승인 2024.04.08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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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홈경기서 햇빛 탓에 공 놓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이정후가 6일(현지시각) 미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 파크에서 열리는 2024 미프로야구(MLB)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타격 연습을 하고 있다

 김희준 기자 = 메이저리그(MLB)에서 데뷔 첫 해를 보내고 있는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적응의 시간을 거치고 있다. 수비 실수를 한 뒤 "반복하지 않겠다"며 굳은 다짐을 했다.

이정후는 지난 7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2024 MLB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경기에서 1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3경기 연속 침묵이었다. 그러나 이정후에게 짙은 아쉬움을 남긴 것은 수비였다.

1회초 샌디에이고의 첫 타자 잰더 보가츠가 중전 안타로 출루했다. 기록은 안타였지만, 이정후의 수비 실수가 겹쳤다.

보가츠의 타구가 외야 가운데로 떠올랐는데, 이정후가 햇빛에 타구를 잃은 듯 주춤했다. 그 사이 공이 이정후 앞에 떨어졌다.

이정후의 실책성 플레이는 팀의 실점으로 연결됐다. 샌프란시스코 선발 키튼 윈은 2사 만루 위기를 만들었고, 주릭슨 프로파에 그랜드슬램을 얻어맞았다. 이후 만회점을 내지 못한 샌프란시스코는 0-4로 패배했다.

지역 매체 '더 머큐리 뉴스'에 따르면 8일 샌디에이고전을 앞두고 이정후는 7일 경기를 돌아보면서 "공이 나의 시야에서 도망갔다. 햇빛 때문에 공을 볼 수가 없었다"고 토로했다.

이정후는 "KBO리그에서 뛸 때 나의 안방은 돔구장(고척스카이돔)이었다. 돔구장에서 수비한 경험은 많지만, 야외 구장에서 햇빛 속에 수비한 경험은 적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시간대(현지시간 오후 6시6분)에 오라클 파크에서 경기해본 적이 없었다"면서 "이번 경험을 통해 다음에는 나아진 모습을 보이겠다. 다시는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이정후는 이닝 사이에 더그아웃에서 선발 투수인 키튼 윈에게 다가가 영어로 사과했다.

이 사실을 소개한 윈은 "괜찮다고, 이해한다고 이야기해줬다. 아쉬운 상황이기는 했지만, 그것도 경기의 일부다"며 "오라클 파크에서 햇빛은 변수가 될 수 있다. 극복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9년부터 오라클 파크를 누벼온 샌프란시스코의 외야수 마이크 야스트렘스키도 이정후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야스트렘스키는 "이정후에게 '그 상황에서 네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해줬다. 우리 모두가 햇빛 때문에 공을 잃어버리곤 한다"며 "공이 햇빛 때문에 사라지기 전에 타구 방향을 읽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한다"이라고 조언했다.

또 "햇빛과 바람의 방향 등에 적응이 필요하다. 익숙해지는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야스트렘스키는 "이정후의 플레이를 보는 것이 무척 좋다. 이정후의 넓은 수비 범위 덕에 코너 외야수로서 자신감이 생기고, 다른 측면에 집중할 수 있다"며 "이정후가 할 플레이 중 99%가 좋은 플레이일 것이다. 지켜보는 것이 재미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도 이정후를 감쌌다. 그는 "오후 5~6시에 시작하는 경기에서는 타구를 보기 힘든 상황이 나온다. 그것은 단순한 변명이 아니다"고 전했다.

감독, 동료의 격려 속에 이정후는 8일 샌디에이고전에서 홈경기 첫 안타를 신고했고, 수비에서도 큰 실수를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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