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시장 잡자"…현대차·기아, 전기차 현지화 속도 높인다
"인도시장 잡자"…현대차·기아, 전기차 현지화 속도 높인다
  • 뉴시스
  • 승인 2024.04.09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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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배터리 기업과 업무협약 체결
전동화 전환 속도 맞춰 빠른 대응
원가경쟁력 통해 주도권 확보
현대차‧기아 인도법인 당기순이익이 2023년 1조원을 넘었다.

이창훈 기자 = 현대차·기아가 인도 현지 배터리 기업인 엑사이드 에너지와 광범위한 협력에 나서 주목된다. 업계는 인도 정부의 전동화 전략에 맞춰 현대차그룹이 전기차(EV) 현지화 속도를 높일 것으로 본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경기도 화성시 남양연구소에서 엑사이드 에너지와 인도 전용 EV 차량의 배터리 셀 현지화를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 협약에는 ▲현대차·기아 전용 배터리 셀 개발 및 생산 ▲EV 및 하이브리드차(HEV) 등 전동화 전반에 대한 파트너십 확대 ▲원가 경쟁력 확보를 위한 공동 협력 등이 포함됐다.

이번 협약으로 엑사이드 에너지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셀을 개발·생산해 현대차·기아 인도 생산 거점에 공급한다. 현대차·기아가 향후 출시하는 인도 시장 전용 EV에 엑사이드 에너지 배터리를 탑재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인도 현지 생산 베터리가 탑재된 EV가 최초로 등장할 전망이다.

업계는 현대차·기아가 인도 시장 현지화 전략을 EV로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인도 정부의 전동화 전략에 보폭을 맞추기 위해서다. 인도 정부는 2030년까지 전체 자동차 판매량에서 EV 판매 비중을 30%까지 확대하는 등 전동화 전환 속도를 높이고 있다.

이미 현대차·기아는 EV 현지화를 위한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인도 현지 EV 생산 시설과 인프라 구축 등을 위해 2023년부터 10년 동안 약 2000억 루피(약 3조2500억원)를 투자할 방침이다. 2028년까지 6개의 EV 모델을 투입하고, 현지 판매 네트워크를 활용해 충전소를 대거 확보한다.

기아의 경우 2025년부터 소형 EV를 생산한다. 목적기반차(PBV) 등 다양한 전기차 모델을 순차적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현대차·기아가 인도 시장에서 EV 현지화 속도를 높이는 것은 내연기관차 성적표에 안주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현대차·기아 인도법인은 현대차 소형 스포츠실용차(SUV) 크레타를 필두로 기아 소형 SUV 쏘넷·셀토스 등 인도 현지 전략 차종 인기의 힘입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차 인도법인(HMI)의 당기순이익은 2022년 4374억원에서 2023년 7109억원으로, 62.53% 급증했다. 같은 기간 기아 인도법인(KIN)의 당기순이익은 2775억원에서 3174억원으로 14.38% 늘었다.

문제는 인도 정부가 전동화 전환을 꾀하는 가운데, 기존 내연기관차 경쟁이 더 치열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기아가 인도 시장에서 구축한 브랜드 이미지를 활용해 EV 현지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기아는 EV 원가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배터리를 현지화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또 HEV 배터리까지 영역을 넓혀 현지 전동화 시장을 선점하는 한편, 배터리 공급망 다변화를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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