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3월 CPI는 6개월 만에 최고치
박은비 기자 =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야당이 압승을 거두고 시장 예상을 웃도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되면서 이에 영향받은 국내 증시도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국내 총선과 미 CPI 결과를 소화하면서 전 거래일 대비 1% 내외 하락 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석열 정부 임기 내내 여소야대가 유지되면서 남은 임기 동안 레임덕(권력 누수) 위기가 거론되는 상황이다. 외신들은 윤 대통령이 추진한 주요 정책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AFP통신은 "야당을 이끄는 이재명 대표는 (국정운영에서) 윤 대통령을 사면초가로 몰아넣을 가능성이 있다"며 "윤 대통령은 남은 임기 3년간 레임덕에 빠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NHK방송도 "민주당이 과반을 획득할 경우 윤 정권은 선거 전과 마찬가지로 야당 측의 강한 저항에 직면해 국회의 주도권을 잡지 못하는 사태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현 정부에 뼈아픈 결과가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대표적인 게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자본시장 선진화 주요 과제에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세제 혜택 확대, 배당 절차 개선, 자사주 소각 유인 등 세법, 상법, 자본시장법을 개정해야 하는 정책들이 다수지만 여당은 법 개정을 위한 의석수 확보에 실패했다.
이 가운데 미 노동부가 10일(현지시간) 발표한 지난달 CPI 상승률은 전년 대비 3.5% 상승했다. 지난해 9월(3.7%) 이후 6개월 만에 최고치다.
전월 대비로는 0.4% 상승했다. 시장 예상을 각 0.3%포인트, 0.1%포인트 상회하는 수치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 CPI도 전월 대비 0.4%, 전년 대비 3.8% 높아졌다. 각 시장 예상을 0.1%포인트 웃돌았다.
이로 인해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금리 인하 횟수가 연내 3차례에서 2차례로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고개를 들고 있다. 당장 6월 금리 인하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그 결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422.16포인트(1.09%) 하락한 3만8461.51에 장을 마감했다. 대형주 위주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49.27포인트(0.95%) 내린 5160.64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36.28포인트(0.84%) 하락한 1만6170.36에 장을 마쳤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3월 CPI가 시장 예상을 상회하자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후퇴하며 미 국채 2년물과 10년물은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며 "국채 수익률 급등과 원·달러 환율 상승이 투자자들로 하여금 안전자산 선호 현상을 강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시장 참여자들이 향후 인플레이션 경로와 연준의 정책 전환 시점을 높고 셈법이 복잡해졌고, 이후 예정된 연준 위원들의 목소리에도 이전보다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을까 싶다"며 "그 과정에서 주가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하겠지만 금리 인하 시점으로 예상했던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전까지 4, 5월 CPI라는 두번의 인플레이션 이벤트가 있다"고 언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