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무 기자 = 현대차 노동조합이 사측과 이른바 '중국산 쏘나타 택시'를 수입하는 데 합의했다.

노조는 당초 조합원들의 고용 안정을 위해 한국 공장에서 생산하는 완성차와 똑같은 차종을 해외 공장에서 수입할 수 없다고 주장했지만, 택시업계가 지속적으로 중형 차량 수급이 어렵다고 문제 제기를 하자 한발 물러섰다.

노조는 그러나 향후 차량 생산 중단에 따른 근본 대책을 마련하고, 이와 관련해 단체협약을 보완하겠다는 입장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사는 이달 1일 중국산 쏘나타 택시(DT23)를 수입하는 데 합의했다.

노조는 내부 소식지를 통해 "지부는 단협(42조 5항) 관련 사측의 DT23 도입 합의에 대해 당초 우려 입장을 전달했다"며 "단 법률 자문 등 여러 경로를 통해 확인한 결과 이는 단협 위반이 아니라는 유권해석을 받았다"고 밝혔다.

앞서 노조는 사측이 중국산 쏘나타 택시를 수입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자, "한국 공장에서 생산하는 완성차를 해외 현지 공장에서 수입하지 않는다"는 단체협약 위반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에 맞서 현대차 사측은 "쏘나타 택시 생산이 국내에서 이미 중단됐기 때문에 이를 중국에서 들여오는 것은 단협 위반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일단 '중국산 쏘나타 택시' 수입은 허용하고, 나중에 본질적으로 대비책을 강구한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중국에서 생산 예정인 DT23 차종을 국내에서 생산할 경우 '아산공장 우선 생산'을 명문화했다. 또 아산공장 물량 확보를 위해 차후 쏘나타 생산 중단 시 또 다른 신차를 배정한다는 내용의 물량 확보 대책도 세웠다.

노조는 이와 함께 단체협약 보완에도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노조 측은 "단협 42조는 해외공장과 관련한 국내 조합원들의 고용 안정 장치를 주 내용으로 한다"며 "하지만 사측은 단협을 교묘히 피해가는 전략을 펴고 있어 단협 42조 보완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한편 노조는 이달부터 올해 단체교섭 준비에 들어간다. 노조 새 집행부 선출 이후 첫번째 교섭인만큼 강도 높은 투쟁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임금 삭감 없는 노동시간 단축 ▲국민연금과 연계한 정년 연장 법제화 ▲비정규직 노동기본권 보장을 위한 노조법 2조·3조 개정 등을 골자로 한 '현장 중심 요구안'을 관철시키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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