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임윤찬 "첫 음, 심장 강타할 때까지 연습"
피아니스트 임윤찬 "첫 음, 심장 강타할 때까지 연습"
  • 뉴시스
  • 승인 2024.04.19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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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연 기자 = "어떻게 두 마디를 7시간 동안 연습하느냐는 분들도 있는데 첫 음을 누를 때 심장을 강타하지 않으면 연습이 아닌 겁니다."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19일 국내 언론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갖고 최근의 손가락 부상, 새로 발매한 앨범 '쇼팽: 에튀드' 등에 대해 설명했다. 임윤찬은 현재 재학 중인 미국 뉴잉글랜드음악원(NEC)이 위치한 보스턴에서 이 인터뷰에 참여했다.

"저는 심장을 강타할 때까지 첫음을 연습해요. 첫 음이 마음에 들어야 두번째 음으로 넘어가죠. 두번째 음도 심장을 강타하면 그 다음엔 첫음과 두번째 음을 함께 눌러요. 그게 심장을 강타할 때까지요."

임윤찬은 "연주자가 음을 치자 마자 귀로 들을 시간도 없이 심장을 강타하는 음악들이 있다"며 "저는 심장을 강타해버리는 그런 음악을 하는 음악가들이 '근본'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노력으로 할 수 있는 게 아닌 것 같아요. 시대가 내린 천재들, 축복 받은 사람들만 할 수 있는 거죠. 저같이 평범한 사람은 매일매일 연습하며 진실되게 사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는 "평균 6시간씩 연습하는데, 앨범을 준비하면서 시간이 없어 하루 12시간씩 연습했다"고 설명했다.

임윤찬은 이날 데카 레이블을 통해 새 앨범  '쇼팽: 에튀드'를 발매했다.

그는 이 앨범에 대해 "이 나이에 꼭 이 산을 꼭 넘고 싶다는 의지가 이 음반을 만든 것 같다"며 "10년 동안 속에 있던 용암을 이제야 밖으로 토해낸 느낌이 든다"고 밝혔다.

"일단 마음이 가는 대로 연주했어요. 제가 너무 쇼팽이 남긴 텍스트에서 벗어난다 싶으면 디렉터분이 잡아주셨죠. 그래서 밸런스를 잘 맞춰 녹음할 수 있었습니다. 스튜디오 녹음의 장점은 제가 하고 싶은 대로 다 연주한 다음에 마음 드는 것들을 골라낼 수 있다는 겁니다. 긴장하지 않고 연주했고, 하고 싶은 것들을 다 해서 기분 좋게 끝낼 수 있었어요."

임윤찬은 지난달 손에 무리가 와 해외 공연을 보름간 중단한 것에 대해서는 "1, 2주 가량 쉬고 나니 완전 정상으로 돌아왔고, 연주에 전혀 무리가 없다"고 했다. 이어 "하지만 너무 무리하면 또 아파질 거니까 조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7세부터 피아노 연주를 시작한 임윤찬은 2022년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18세로, 최연소 우승을 기록했다. 결선 연주곡인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 영상은 유튜브 전 세계 순위 24위, 1300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지금까지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을 연주한 유튜브 영상 중 가장 많은 조회수다.

그러나 임윤찬은 당시 연주에 대해 "반 클라이번 콩쿠르는 제 진짜 모습이 아니다"라고 했다.

임윤찬은 "콩쿠르라는 힘든 환경 속에서 제가 너무 딱딱해져 있었던 것 같고 갇혀 있는 느낌도 있었다"며 "지금은 그 때보다 더 긍정적이고, 무대 위에서 약간의 여유도 생겼다.개인적으로도 많은 일들이 있었다"고 했다.

"달라져야만 하죠. 제 음악은… 많은 것들이 바뀌었고, 또 그동안 많이 연습했어요. 제 입으로 이야기하기는 그렇지만 좋게 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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