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커피, 짜깁기 의혹에…검찰 "편집회의선 전체공개 논의"
尹 커피, 짜깁기 의혹에…검찰 "편집회의선 전체공개 논의"
  • 뉴시스
  • 승인 2024.04.19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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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발력" "윤석열 잡아야죠" 메시지 공개
 조성우 기자 =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이 지난해 9월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와 허위 인터뷰 의혹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류인선 전재훈 기자 = '윤석열 대통령 명예훼손' 혐의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이 뉴스타파 편집기자를 상대로 한 재판 전 증인신문 과정에서 "편집회의 때는 전체 공개하자는 의견이 있었다"며 명예훼손의 의도를 가진 편집이 있었던 것은 아닌지 캐물었다. 해당 편집기자는 통상적인 작업이었다는 취지로 답했다.

19일 서울중앙지검 대선개입 여론조작 의혹 특별수사팀(팀장 강백신 반부패수사1부장)은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윤모씨의 공판 전 증인신문 과정에서 이 같은 진술을 언급했다. 윤씨는 윤 대통령 커피 보도 편집을 맡은 뉴스타파 직원이다.

검찰이 제시한 편집회의 내용에 따르면 "취사 선택한 부분만 보내지 말고 전체 파일 공개하는 게 어떤가" "가급적 전체 공개하는 것이 좋겠다" "관련된 부분은 최대한 가감 없이 공개하는 게 좋겠다" 등의 의견이 나왔다.

검찰은 김용진 뉴스타파 대표가 "전체 공개는 사적 내용이 많아서 어떤 주제를 다룰 때 그 부분은 편집 없이 가면 되겠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대표가 말한 것이 결론 아니냐"고 했다.

반면 변호인은 "편집회의에서 전체 공개하기로 한 것인가. 부분 공개와 전체 공개 의견이 많았지만 결론이 난 것은 기사처럼 보도한 것이다"고 했다.

뉴스타파는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가 자신이 박영수 전 특별검사를 조우형씨에게 소개해 주었고, 조씨가 커피를 마시고 나온 뒤 사건이 무마했다는 취지로 발언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주임검사인 윤 대통령의 부실수사 혹은 수사무마 의혹을 제기했다.

2022년 대선 3일 전에 보도되면서 일명 '윤석열 커피'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다만 실제 녹취록에는 김씨가 "거기서 (커피를) 타주니까 직원들이"라며 "박모 검사를 만났는데, 박 검사가 얽어 넣지 않고 그냥 봐줬지"라고 말한다.

검찰은 한상진 뉴스타파 기자가 기사 보도 후 지인으로부터 '예쁜 짓 했다'는 메시지를 받자 "윤석열 잡아야죠. 한 건 했습니다"라고 답했다고 말했다. 이어 "애초에 윤 대통령을 낙선시키기 위해 불리한 내용을 보도한 것 아니냐"고 했다.

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의 노트에 대해 대화하면서 김 대표가 "윤석열 이름은 없냐"고 물어봤고, 한 기자가 "윤석열 이름은 없네요. 박영수(전 특별검사), 조우형(천화동인 6호 실소유주)만"이라고 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검찰은 말했다.

또 김 대표가 한 기자에게 보낸 "성남도개공에서 연락 안 오겠지. 250억원이면 재무제표에 있을 텐데, 이게 아니면 전체 녹취 신뢰가 무너지는데"라는 메시지도 공개됐다. 검찰은 "아무런 검증 없이 보도한 것은 허위성을 감수한 것 아니냐"고도 했다.

검찰은 신 전 위원장이 보도 다음 날 최승호 PD에게 "이번 건은 일부러 오래 들고 있는 게 아니다. 가장 폭발적인 타이밍을 고려한 것이다"고 한 메시지도 제시했다. 보도 시점과 '폭발적인 타이밍'을 연관 지어 의도성을 의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윤씨는 이 같은 내용 대부분을 알지 못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그러면서 대본에 따라 편집한 것이며 통상적인 뉴스 제작 방식을 따른 것이라는 취지로 말했다.

이번 증인신문은 윤씨 등의 검찰의 참고인 조사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서 열리게 됐다.

법정에서 열린 증인신문의 형식이지만, 수사 과정이라는 점에서 증거 제시를 두고 검찰과 변호인이 이견을 보였다. 재판부의 중재로 상대방 측에 먼저 증거를 보여준 뒤 신문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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