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자존심 전북·울산, ACL 16강 탈락 충격(종합)
K리그 자존심 전북·울산, ACL 16강 탈락 충격(종합)
  • 뉴시스
  • 승인 2019.06.27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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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울산 현대와 전북 현대가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에서 동반 탈락했다. 

울산은 26일 오후 8시 울산 문수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16강 2차전서 0-3으로 대패했다.

울산은 지난 19일 사이타마에서 열린 원정 1차전에서 우라와에 선제골을 내주고도 주민규와 황일수의 연속골로 2-1 승리를 거두며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상주 상무와 하나원큐 K리그1 2019 17라운드 경기를 연기하는 등 총력전을 예고했다.하지만 안방에서 상대 공격수 고로키 신조에게 멀티골을 내주는 등 세 골이나 빼앗기는 동안 한 골도 만회하지 못하면서 결국 짐을 쌌다.

같은 날 전북 역시 탈락했다. K리그팀이 8강 문턱에서 전멸한 것은 2017년 대회 이후 2년 만이다.  

울산은 초반부터 상대 거센 공격에 고전했다. 전반 18분 코너킥 상황에서 마키노 도모아키의 헤더가 골대를 강타하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우라와가 주도권을 쥔 채 공격을 이어갔다. 왼쪽에서 야마나카 료스케가 끊임없이 크로스를 시도하며 기회를 엿봤다. 오른쪽 측면에 있던 우가진 도모야 또한 울산 진영까지 올라와 공격에 가담했다. 골키퍼 오승훈과 센터백 불투이스, 윤영선이 몸을 날려 차단했지만 공격 빈도는 점점 늘어났다. 

결국 측면에서의 크로스가 화근이 됐다. 전반 41분 우가진이 오른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고로키가 밀어넣어 균형을 깼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울산은 김성준을 빼고 김보경을 투입해 공격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공수 밸런스가 맞지 않았다. 중원에서 패스를 시도했지만 우라와의 미드필더에 차단 당하는 장면이 잦았다. 우라와가 좌우 측면을 활용한 공격으로 울산을 괴롭혔다. 

밀리던 울산은 후반 15분 주니오 대신 원정 1차전서 결승골을 뽑아낸 황일수를 투입, 득점을 향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나 우라와의 파상공세가 이어졌다. 후반 18분 고로키의 패스를 이어받은 무토 유키가 페널티박스 안쪽에서 때린 슈팅은 오승훈이 가까스로 막았다. 우라와는 스기모토 겐유와 나가사와 가즈키 등 공격적인 선수들을 투입해 추가골을 노렸다. 

결국 우라와의 측면 공격에 또 당했다. 후반 34분 센터백 마우리시오가 오른쪽 측면서 올린 공을 수비 틈을 비집고 들어온 고로키가 머리에 정확히 맞춰 추가골을 넣었다. 골득실에서 울산이 열세에 놓이게 됐다. 

다급해진 울산은 장신 공격수 김수안을 투입했다. 후방에서 긴 패스를 통해 기회를 엿봤다. 하지만 우라와 에베르톤에게 한 골을 더 내주고 고개를 숙였다.

전북도 조기에 자취를 감췄다. 같은날 오후 7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상하이 상강(중국)과의 대회 16강 2차전에서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지만 3–5로 패했다.  

전·후반, 연장에서 1-1로 비겨 1·2차전 합계 2-2로 승부를 내지 못했고, 결국 승부차기까지 치렀다. 지난 19일 상하이 원정 1차전에서는 1-1로 비겼다. 

전북은 2016년 이후 3년 만에 통산 3번째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도전했지만 상하이의 벽을 넘지 못했다. 승부차기 첫 번째 키커로 나선 베테랑 이동국이 골키퍼 선방에 막히면서 안방에서 울게 됐다.  

상하이는 지난해 중국 슈퍼리그에서 사상 처음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올해도 14경기를 치른 현재 11승1무2패(승점 34)로 2위를 달리고 있는 강호다. 

역대 챔피언스리그 최고 성적은 2017년에 기록한 4강이다. 앞서 8강 진출을 확정한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와 함께 중국 슈퍼리그를 대표해 토너먼트를 이어가게 됐다. 

브라질 출신 공격 삼각편대인 헐크, 오스카, 엘케손을 모두 선발로 내보내며 총력전을 펼쳤다. 헐크는 골대를 세 번이나 때리는 등 운이 따르지 않았지만 기어이 동점골을 기록했다. 

전북은 1차전에서 결장했던 로페즈가 가세하는 등 승리에 초점을 맞췄다. 로페즈는 그동안 폐렴으로 고생했다. 김신욱을 최전방에 배치하고 2선에서 지원하는 형태였다.

조제 모라이스 전북 감독은 지난 23일 수원 삼성과의 리그 경기에서 주축 선수들에게 휴식 시간을 충분히 주며 상하이전을 대비했다. 하지만 후반 추가시간에 거칠게 항의하다가 퇴장을 당하는 등 만족스러운 경기를 펼치지 못했다. 

K리그1(1부리그)에서 8골로 득점부문 2위에 올라 있는 김신욱은 가공할 높이로 상하이를 괴롭히다 골을 터뜨렸지만 연장에서는 결정적인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초반 분위기는 전북이 좋았다. 문선민은 빠른 스피드로, 김신욱은 높이로 상하이를 위협했다. 로페즈도 1차전 결장의 아쉬움을 달래려는 듯 적극적인 공격으로 분위기를 올렸다. 

상하이도 만만치 않았다. 헐크가 전반 16분 감각적인 왼발슛으로 전북의 골대를 때려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하지만 균형을 깬 건 전북이었다. 가공할 높이로 상하이 수비라인을 괴롭혔던 김신욱은 정작 오른발로 선제골을 기록했다.  

전반 27분 손준호의 패스를 김신욱이 논스톱 오른발슛으로 연결해 상하이의 골네트를 갈랐다. 

전반 40분 위기도 있었다. 코너킥 세트피스 수비에서 김진수가 걷어내는 과정에서 잘못 맞아 자책골이 될 뻔 했다. 골키퍼 송범근이 잘 막았다.

전북은 1-0으로 앞서며 전반을 마쳤다. 후반 들어 상하이의 반격이 더 매서워졌다. 

우즈베키스탄 국가대표 미드필더 아흐메도프와 오스카, 엘케손, 헐크 라인의 연계 플레이가 살아났다.  

헐크는 후반 28분 또 골대를 때렸고, 기어이 동점골이 터뜨렸다. 후반 35분 밖으로 나가는 크로스를 엘케손이 가까스로 살렸고, 헐크가 강력한 왼발슛으로 연결해 전북의 골망을 흔들었다. 

모라이스 감독은 후반 추가시간에 강력하게 항의하다가 심판에게 퇴장 명령을 받았다. 

승부는 연장에 돌입했다. 상하이 선수들의 체력 저하가 뚜렷했다. 

전북은 일방적인 공세를 펼쳤지만 골 결정력이 아쉬웠다. 김신욱은 연장 전반 7분 결정적인 헤딩슛을 놓쳐 아쉬움을 남겼다. 연장 후반 11분에는 김신욱이 머리로 떨군 것을 손준호가 오른발로 때렸지만 골키퍼 선방에 걸렸다. 손준호를 대신해 이동국을 투입하며 분위기를 바꿨다.  

상하이는 연장 후반 종료 직전에 헐크의 슛이 골대를 또 때렸다. 

이후 역습 과정에서 문선민이 상대 선수와 거친 신경전을 벌이다가 퇴장 당했다. 양팀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뛰어나와 험악한 장면도 연출됐다.

승부는 결국 승부차기까지 갔다. 전북의 첫 번째 키커 이동국의 슛이 골키퍼에 막히면서 분위기가 상하이 쪽으로 기울었다. 상하이는 키커 5명이 모두 골을 성공하며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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