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승원 "2000년대 초, 이계벽 감독 나랑 눈도 못 마주쳐"
차승원 "2000년대 초, 이계벽 감독 나랑 눈도 못 마주쳐"
  • 뉴시스
  • 승인 2019.08.08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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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일 오전 서울 강남구 CGV압구정에서 열린 영화 '힘을내요 미스터리' 제작보고회에서 감독과 배우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배우 차승원, 엄채영, 김혜옥, 전혜빈, 박해준, 이계벽 감독. 영화 '힘을내요 미스터리'는 올 추석에 개봉한다. 2019.08.07.

배우 차승원(49)이 12년 만에 코미디 영화로 돌아왔다. 차승원은 '신라의 달밤', '라이터를 켜라', '광복절 특사', '선생 김봉두' 등 2000년대 수많은 코미디 작품에서 흥행을 거둔 원조 흥행 코미디 배우다. 그가 했던 마지막 코미디 작품은 2007년 개봉작 '이장과 군수'였다. 

차승원은 "(코미디는) 늘 좋아하는 장르다. 한동안 안 했다. 다만 바로 전작인 '독전'에서 코미디를 했다고 생각한다. (제 코미디 연기는) 한 번 맛보면 빠져나올 수가 없다. ('독전'에서) 살짝 보여줬기에 다음 영화는 더 깊고 넓게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때마침 연락이 와서 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코미디 장르는 타 장르보다 상상력이나 창의력이 많이 강조된다는 판단이다. 코미디 장르 현장은 즐겁고 편안하고 안정된 느낌이라고도 했다. 

"2000년대 초반에 하도 많이 찍어서 이 장르가 싫었을 때도 있었다. 근데 (코미디 장르를 안 하고) 지내다 보니 코미디 영화가 제게 힘을 주는 원천이라는 걸 깨달았다. 이 장르의 영화는 저에게는 '땅' 같은 존재다."

배우 차승원이 7일 오전 서울 강남구 CGV압구정에서 열린 영화 '힘을내요 미스터리' 제작보고회에서 인사말 하고 있다. 영화 '힘을내요 미스터리'는 올 추석에 개봉한다. 2019.08.07

연출을 맡은 이계벽(47) 감독은 700만 관객을 극장으로 들인 흥행작 '럭키'에 이어 3년 만에 신작으로 돌아왔다. 이 감독은 "'힘을내요 미스터리'는 '럭키'보다 따뜻하고 재밌는 코미디 작품이다. 괴팍하고 순수한 철수가 갑자기 나타난 딸과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라고 영화를 소개했다. 

이 감독은 "차승원은 나의 꿈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저처럼 코미디 영화를 만드는 감독들은 '차승원 배우랑 해보는 게 꿈이다'라는 생각을 한다. 코미디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은 그런 생각을 다 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차승원은 "당시에 이 놈의 자만심이 하늘을 찔렀다. 그때는 (이계벽 감독)이 제 눈을 마주칠 수도 없었다"라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이 감독은 "맨 처음에 차승원 배우에게 기대한 것은 막연히 '되게 재밌을 거야'였다. 근데 촬영하면서 많이 기대게 되더라. 좋은 선배이고, 좋은 연기자인 것 같다. 차승원 배우는 어떤 장르든 진지하게 다가가는 것 같다.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이 코미디일 뿐이다. 이번 영화를 하면서 '좋은 배우의 모습이 이런 게 아닐까'라는 놀라운 경험을 했다"라고 밝혔다.

 아역배우 엄채영이 7일 오전 서울 강남구 CGV압구정에서 열린 영화 '힘을내요 미스터리' 제작보고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영화 '힘을내요 미스터리'는 올 추석에 개봉한다. 2019.08.07

차승원의 딸 '샛별' 역은 아역배우 엄채영(12)이 맡았다. 엄채영은 차승원에 대해 "우리 가족이 차승원 아빠를 되게 좋아한다. 시크하실 줄 알았는데 다정하고 재밌었다. 재밌게 촬영했다"라고 했다. 

차승원은 "많은 아역 배우들을 봤다. 채영 양은 꾸미지 않은 무언가가 있었다. 아무리 좋은 배우라도 배역과 접점이 딱 닿아야 한다. 그런데 '미스터리'에서 채영 양이 맡은 역할 샛별은 채영 양과 싱크로율이 너무 좋았다. 영화가 공개되면 알겠지만, 채영 양이 머리를 깎고 나온다. 쉽지 않은 선택인데 그런데도 불구하고, 불평불만없이 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주 귀엽고 너무 좋았다"라고 흡족해했다. 

이 감독은 엄채영 양의 캐스팅 비하인드를 공개하기도 했다. 조 감독이 1차 오디션에서 떨어뜨린 엄채원 양을 뒤늦게 배우 전혜빈(36)에게 소개받아 영상을 다시 돌려보고 섭외를 하게 된 것. 

이 감독은 엄채영에 대해 "전혜빈 씨가 어느 날 연기 천재 아이가 있다고 소개해주더라. 오디션을 보려고 연락을 하니 1차 오디션에서 떨어졌다고 해서 부리나케 연기 영상을 뒤져서 찾았다. 저희 역에 딱 맞는 분인데 저희 조감독이 떨어뜨렸더라"라고 했다. 

전혜빈은 "채영 양이 웹드라마에서 제 아역으로 나왔다. 제가 그때 너무 반했다. 선하고 예쁜, 아이의 순수함이 있다. 본연 자체가 가지고 있는 느낌들이 있는데 감독님이랑 굉장히 잘 맞을 것 같았다. 그래서 감독님한테 이 친구 한번 보시라고 소개했다. 이런 인연으로 함께하게 됐다"고 했다.

배우 박해준이 7일 오전 서울 강남구 CGV압구정에서 열린 영화 '힘을내요 미스터리' 제작보고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영화 '힘을내요 미스터리'는 올 추석에 개봉한다.  2019.08.07.
배우 박해준이 7일 오전 서울 강남구 CGV압구정에서 열린 영화 '힘을내요 미스터리' 제작보고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영화 '힘을내요 미스터리'는 올 추석에 개봉한다. 2019.08.07.

박해준(43)은 이번 작품으로 코미디에 처음 도전한다. 그는 '힘을내요 미스터리'에서 자나 깨나 형 걱정뿐인 동생 '철수' 역을 맡았다. "(악역을 많이 맡아) 저에 대한 이미지가 워낙 안 좋았다. 자라나는 자식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영화를 하고 싶었다. (감독님 눈에) 제 이전 연기 모습과 비교해 이번 작품의 연기가 신선해 보였던 것 같다. 공연에서는 철없고 어눌한 역할도 했었다. 이제 영화에서도 코믹한 역할을 해야 할 시기라고 생각했다. 실제 저는 허당이고 정신없고 산만하다. 그 모습을 고스란히 잘 담아주신 것 같다."

차승원과 박해준은 전작 '독전'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다. 박해준은 차승원과의 '케미'에 대해 "너무 편해서 누워서 촬영하는 느낌이었다"라고 했다. 

이에 차승원은 "박해준 씨는 리얼리즘에 기반한 연기를 하더라. 너무 잘해서 되게 불편했다"라고 말해 웃겼다.

김혜옥(61)은 이번 영화에서 지극정성 손녀 바보 할머니 '희자' 역을 분한다. 출연 소감을 묻는 질문에 "작은 역할은 쉬지 않고 조금씩 했었다. 전격적으로 팀과 호흡을 맞춘 건 굉장히 오랜만이다. 설레고 잘해보겠다는 욕심도 났다. 어리바리한 역할을 많이 했는데 이번 역할은 빈 듯한 역할은 아니었다. 재밌는 역할은 아니었다. 저는 되게 걱정했는데, 감독님의 디렉팅대로 호흡을 바꾸니 재밌게 나왔다"고 했다.

동료 배우 차승원에 대해서는 "차승원 배우는 깜짝 놀랄 정도로 너무 재밌다. 처음 만났는데 정신줄을 놓을 정도로 멋지더라. 멋있는 사람은 아우라를 숨길 수 없다는 생각이 들더라. 제가 TV에서 본 분위기가 아니라 깜짝 놀랐다. 또 연기로 변신할 때는 수없이 속으로 혀를 차고 감탄했다"라며 차승원을 치켜세웠다.

이에 차승원은 김혜옥에 대해 "제가 맡은 캐릭터와 여타의 캐릭터들은 어떻게 보면 이 장르와 어울린다. 김혜옥 선배님의 역할은 지반을 단단하게 만들어 주는 역할이다. 브라운관에서 뵀을 때보다 훨씬 더 깊이 있으셨다. 오랜 세월 다져지지 않으면 안 되는 아우라가 있었다. 보면서 너무 좋았다"라고 화답했다.

전혜빈은 '럭키'에서 "너무 무서워요"라는 전매특허 개그로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이번 작품에서도 전매특허 "너무 무서워요"를 대중에게 선보인다. 그는 철딱서니 없는 남편 '영수'를 꽉 잡고 사는 '은희' 역을 연기한다. "저는 감독님의 페르소나라고 생각했는데, MSG였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럭키'에서 팬들이 굉장히 많이 좋아해 주셔서 그때보다 잘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다. 중간에 몇 번이나 감독님에게 못하겠다고 말했었다. 영화가 잘 나온 걸 보니 '내가 감독님의 페르소나가 맞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이 감독에게 손하트를 해보였다. 

차승원은 전혜빈에 대해 "엔딩요정이다. 티저보고 살짝 감정이 상했다. 마지막은 내가 나와야 하는데 왜 그녀가 나왔을까 싶었다. 그만큼 임팩트가 있는 배우"라고 말했다.

차승원은 뜬금없이 샌들을 신은 이유를 설명해 좌중을 당황케하기도 했다. 그는 발가락을 다쳐 부득이하게 샌들을 신게 됐다며, 양해를 구했다. "패션으로 입은 게 아니다. 처음 영화를 선보이는 자리다. 비도 오고 날씨도 습한 상태로 다들 왔는데 '차승원 예의없는 거 아냐'라고 생각할까 봐 꼭 언급하고 싶었다. 근데 타이밍이 없어 느닷없이 말했다. 타이밍 굿?"

한편 차승원은 마지막까지 웃음의 끈을 놓지 않았다. 마지막 인사를 부탁하는 말에 "추석에 제가 코미디 영화를 개봉했었는지 기억이 안 난다. 제가 아는 분 어머니가 제 코미디 영화를 보고 피부병이 낫다는 말을 했다. 추석엔 코미디다. 차승원이 돌아왔다. 잘 부탁드린다."
 

아이 같은 아빠 '철수'(차승원)가 마른하늘에 '딸 벼락'을 맞으며, 어른 같은 딸 '샛별'(엄채영)과 여행에 나서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힘을내요 미스터리'는 추석 시즌에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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