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을 버리지 못하는 병
물건을 버리지 못하는 병
  • 김진해 기자
  • 승인 2019.08.21 05: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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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 주변에는 물건을 쉽게 버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이를 저장강박증이라 한다.

저장강박증이란, 사용 여부와 관계없이 물건을 버리지 못하고 집착하는 행위를 말한다. 책, 옷, 신문, 박스, 소모품으로 쓰고 버려야 하는 것들도 다 쌓아두고 모아두는 것이다. 이들의 집은 산더미처럼 쌓인 물건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냄새와 악취, 벌레까지 기어 다니는데도 물건을 치우려 하면 보물이라도 뺏기는 것처럼 크게 화를 낸다.

저장강박증은 전두엽의 가치 판단능력과 의사결정 능력에 문제가 생겨서 발병한다. 어떤 것이 중요한 것이고 어떤 것이 쓸모없는 물건인지 결정을 못 하는 것이다. 이러한 강박은 '혹시 중요한 물건인데 나중에 필요해지면 어떻하나'라는 불안에서 출발한다.

우리는 보통 저장강박증이 노인들이나 중년에서 많이 생기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사실 10대 후반부터 시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때부터 쌓인 물건이 수십 년이 지나면 도저히 놔둘 수 없을 만큼 축적되는 것이다.

냉장고 안의 음식물을 쓰레기가 될 때까지 버리지 못하거나, 유통기한이 지난우유, 식빵, 계란들이 무더기로 나오는 것도 저장강박을 의심할 수 있는 사례가 된다.

이러한 사람들은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치료에 대한 동기와 병식이 없다. 다른 가족이 부탁과 회유, 불만을 표출해도 인정하지 않고 저항을 보인다. 잦은 시비와 갈등의 원인이 되지만 병원을 찾지도 않는다. 억지로 병원을 찾는다 해도 상담에 귀를 기울이지도 않고 약을 먹지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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