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가 싫고 미래가 두려운 인지 왜곡
스스로가 싫고 미래가 두려운 인지 왜곡
  • 고일봉 기자
  • 승인 2019.11.08 06: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삶을 쫒아 바쁘게 살다보니 의식하지 못했는데, 어느새인가 자기 자신, 자신이 속한 세상, 미래에 대해 생각하는 온도가 싸늘해져 있었음을 발견한다. 이것저것 떠나서 그냥 마음이 지치고 불편하다. 한숨이 늘고 어깨가 처진다.

우리는 모두 같은 세상에 살고 있지만, 세상을 인식하고 삶을 바라보는 시선은 제각각이다. 자기 나름대로의 상으로 마음속에 세상을 그리는 것을 '인지', 마음속으로 세상을 받아들이는 틀의 형태를 '인지 구조'라 한다.

인지와 인지 구조는 고정되지 않고 유동적이다. 살아가며 경험한 것들, 느낀 점들, 생각, 감정들이 얽혀 인지의 틀을 만든다. 또 형성된 인지 구조는 다시, 경험하고 느끼고 생각하는 것에 영향을 준다.

우울증 환자의 인지를 들여다보면, 세가지 방향의 왜곡이 종종 관찰된다. 즉, 자기 자신, 세상, 미래에 대한 부정적인 경향의 인지 변화가 일어난다.

심한 인지의 왜곡을 극복하는 것은 쉽지 않다. 부정적으로 편향된 인식으로 인해, 대인관계나 업무 같은 일상에서 힘든 일을 경험하기 쉽기 때문이다. 비관적이고 절망적인 대화를 이어가는 관계는 지속되기 어려울 것이다. 추가적으로 경험하는 절망적인 경험들은 인지를 더욱 왜곡 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마치 어느날 갑자기. 원래 그랬던 것처럼 자기 자신이 못나 보이고, 세상이 두려우며 미래가 보이지 않을 때가 있다. 하지만 찬찬히 돌이켜 보면 따뜻한 머음과 희망, 열정이 있던 자신의 모습이 떠오를 것이다.

마음에 세상을 보는 틀이 있구나, 힘들다 보면 그틀이 슬프게 뒤틀릴 수도 있겠구나, 삶이 꼭 아름다운 것만은 아니지만, 굳이 어둡게 바라봤을 수도 있겠구나, 라고 한 번만 떠올려 보면 좋을 것이다.

어쩌면 진정한 삶의 본질일지도 모르는, 작지만 소중한 일상들이 발견되지 않은 채 흘러가고 있을 수 있다. 마음속에 세상을 바라보고, 또 때로는 왜곡하는 틀이 있다는 것을 느끼는 것, 그 자체로 큰 의미가 있다.

힘들거나 기쁜 것과는 무관하게 당신은, 언제나 괜찮았고, 지금도 괜찮으며, 앞으로도 괜찮을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