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머리가 갸우뚱, 정밀 진단 받아야
아기 머리가 갸우뚱, 정밀 진단 받아야
  • 최민규 기자
  • 승인 2019.12.31 06: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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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가 목을 가누지 못하고 머리가 한 쪽으로 기울어져 아무리 목을 바로 해놓아도 좀 있으면 옆으로 기울어지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 머리가 기우는 병인 '사경'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사경은 한자로 '비뚤어질 사'와 '목 경'으로 목이 뒤틀려 머리가 한쪽으로 기울어진 상태를 말한다. 사경 중 '선천성 근성사경'은 주로 신생아에서 발견된다. 한쪽 목의 근육이 두꺼워져서 혹처럼 보이고, 길이가 짧아져서 목이 기울고 얼굴이 돌아간다. 짧아진 근육이 있는 쪽으로 머리가 기울고, 반대쪽으로 얼굴이 돌아가는 게 흔한 증상이다.

선천성 근성사경은 아이의 고개 돌리는 습관을 유심히 관찰하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아기가 한쪽으로만 고개를 돌려 누워있거나, 목을 가눠야 하는데 목이 자꾸 기울어지는 증상이 있을 때 아기 사경을 의심해봐야 한다. 목에 커다란 덩어리가 보이거나 만져지기도 한다.

사경 증상은 목 근육뿐 아니라 안구에도 나타난다. 안구성 사경은 안구를 지탱하는 가장 큰 힘줄인 상사근이 마비돼 발생한다. 고개를 가누지 못하는 것처럼 안구로 정면을 응시하면 물체가 겹쳐 보이기 때문에 고개를 기울여 물체를 보게 된다.

선천성 근성사경의 원인은 태아의 자궁 내 이상 자세나, 선천적으로 짧은 흉쇄유돌근이 분만 과정에서 파손되면서 혈종을 형성하고 이차적으로 혈종이 섬유화되면서 구축을 유발하게 된다고 추정하고 있으나, 아직 확실한 기전은 알려지지 않았다.

치료되지 않은 선천성 근성사경은 머리와 얼굴의 비대칭성, 척추측만증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초음파로 목 근육 내 섬유종을 확인하면 선천성 근성사경으로 진단된다. 섬유종은 주로 섬유세포와 정상 근육세포가 혼재돼 있다. 하지만 초음파상에서 섬유종이 없는데, 머리가 삐딱하다면 감별 진단을 위해서 경추 X-ray나 CT, 뇌 MRI 같은 검사가 필요하다.

선천성 근성사경의 기본적인 치료는 물리치료다. 약 85~90%는 물리치료로 완쾌되며, 10~15%는 물리치료와 수술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리치료는 신전 운동이 일차적 치료법으로 사용된다. 생후 100일 후 아동이 목을 스스로 가누게 되면서 아동의 물리적 정신적 저항이 급격하게 증가해 신전 운동의 시행이 쉽지않다.

물리치료에도 계속 머리가 기울고 얼굴이 돌아가는 등 중증이라면 어쩔 수 없이 '흉쇄유돌근 연장술'이라는 수술을 해야 한다.

수술적 치료는 안면과 두개골의 심각한 변형이 유발되기 전인 1세 전후에 시행하는 것이 좋다. 수술 후에도 단기간 근력 강화 운동이 필요하다. 선천성 근성사경에 의한 머리의 비대칭성 골격 변화, 즉 사두증이 심할 경우에는 두상 교정모 치료 등을 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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