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솔레이마니 장례서 56명 압사...반미 감정 들끓어
이란 솔레이마니 장례서 56명 압사...반미 감정 들끓어
  • 뉴시스
  • 승인 2020.01.08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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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사 사고로 56명 사망·200여 명 부상...안장식 연기
"솔레이마니 국가 영웅화...장례식서 반미 구호도"
국가안보회의 총장 "美에 13개 보복 시나리오 논의"
이란 의회, 미군·국방부 '테러 세력'으로 규정
美해운청, 역내 선박들에 안전 당부
7일(현지시간) 이란 케르만에서 미군의 이라크 공습으로 사망한 거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장례식이 이행되고 있다. 사진은 군중이 솔레이마니의 관을 실은 트럭을 에워싼 모습
7일(현지시간) 이란 케르만에서 미군의 이라크 공습으로 사망한 거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장례식이 이행되고 있다. 사진은 군중이 솔레이마니의 관을 실은 트럭을 에워싼 모습

미국의 이라크 공습으로 사망한 이란 군부 실세 거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장례식에 7일(현지시간) 대규모 인파가 몰리면서 최소 56명이 압사당하고 200명 넘게 다쳤다.
 
이란 파르스, ISNA통신과 AP, AFP 등에 따르면 이날 시신 안장에 앞서 솔레이마니의 고향인 이란 케르만에서 거행된 장례식에서 압사 사고가 벌어져 56명 이상이 사망하고 200명 이상이 부상을 입었다.
 
당국은 대규모 군중이 추가로 몰릴 것을 우려해 솔레이마니 시신의 안장을 연기했다. 새로운 안장 일정은 알려지지 않았다.
 
솔레이마니는 지난 3일 미군의 이라크 바그다드 공항 공습으로 사망했다. 미국은 이란 혁명수비대(IRGC) 쿠드스군을 이끈 그가 역내 미군 공격을 주도해 왔다며 추가적인 공격 모의를 저지하기 위해 작전을 실시했다고 주장했다.
 
이란은 사흘간 전국적으로 솔레이마니에 대한 국장을 실시한 뒤 그의 고향에 안장할 계획이었다. 6일 수도 테헤란에서 열린 장례식에 100만 명이 몰리는 등 이란인들이 그를 국가적 영웅으로 추도하고 있다고 AP는 전했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6일 테헤란 장례식 도중 솔레이마니의 관 앞에 서서 눈물을 흘렸다. 군중 일부는 '미국에 죽음을!' 등의 반미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1989년 이슬람 혁명 지도자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네이이 장례식 이후 이란에서 단일 인물에 대해 전국적으로 대대적 장례가 거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알려졌다.

미국의 폭격에 사망한 이란 최정예 쿠드스군 사령관 거셈 솔레이마니 장례식이 7일(현지시간) 고인의 고향 케르만에서 열리고 있다.
미국의 폭격에 사망한 이란 최정예 쿠드스군 사령관 거셈 솔레이마니 장례식이 7일(현지시간) 고인의 고향 케르만에서 열리고 있다.

이란은 미국의 솔레이마니 제거에 맞서 거듭 보복을 천명했다. 알리 샴커니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은 7일 미국에 대해 13개의 복수 시나리오를 고려하고 있다며 "가장 약한 시나리오를 합의한다 해도 이를 이행하면 미국에 역사적인 악몽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호세인 살라미 IRGC 총사령관은 "우리는 복수할 것이다. 거칠고 강력하며 단호한 복수를 해 그들을 후회하게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순교한 솔레이마니가 살아있을 적보다 더욱 강해졌다며 "미국을 향한 증오의 씨앗이 무슬림들의 마음에 뿌려졌다. 그들에게 안전한 장소는 더 이상 남아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복수를 이행할 강력한 결의를 갖고 있다. 미국이 계속 이런 식으로 나온다면 우리는 그들이 지지하는 곳에에 불을 지를 것이다. 그들은 그 곳이 어딜지 알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 국회의원들이 7일(현지시간) 테헤란 국회의사당에서 미국의 폭격으로 숨진 거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 사령관 사진을 들고 미국을 성토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날 이란 의회는 미군과 미 국방부를 테러조직으로 규정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이란 국회의원들이 7일(현지시간) 테헤란 국회의사당에서 미국의 폭격으로 숨진 거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 사령관 사진을 들고 미국을 성토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날 이란 의회는 미군과 미 국방부를 테러조직으로 규정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이란 의회는 이날 미군과 미 국방부를 테러 세력으로 규정하는 법안을 승인했다. 이들은 "군, 정보, 재정, 기술, 병참을 포함한 이들 군을 지원하는 어떤 일이라도 테러 행위에 대한 협력으로 간주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은 2015년 국제사회와 맺은 핵협정(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 이행 역시 전면 중단하겠다고 5일 선언했다. 우라늄 농축 정도와 양과 관련해 JCPOA 준수 사항을 더 이상 따르지 않겠다는 주장이다.
 
미국 해운청은 이번 사태로 역내 위협이 증대되고 있다면서 중동을 지나는 선박들에 주의를 당부했다. 이들은 "이란의 대응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역내 미국의 해상 이익에 대해 이란이 행동을 취할 가능성이 남아 있다"고 밝혔다.
 
이란은 미국과 갈등이 불거질 때마다 중동의 핵심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수 있다고 경고해 왔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해상 수송량의 20%가 지나는 요충지다.
 
지난해 이 해협에서 유조선들이 잇달아 공격을 받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미국은 이란을 공격 배후로 지목했지만 이란 정부는 이 같은 의혹을 부인해 왔다.
 
바레인에 배치돼 있는 미국 5함대 대변인 조슈아 프레이 사령관은 "역내 긴장과 위협 고조에 따른 안보 예방 조치 차원에서 상선들에 적절한 조언을 계속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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