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은 그대 가슴에 (Imitation of life,1959)
슬픔은 그대 가슴에 (Imitation of life,1959)
  • 장원영 기자
  • 승인 2018.08.28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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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 한국 개봉 당시 수많은 여성들의 눈시울을 적신 더글러스 서크 감독의 대표작 '슬픔은 그대 가슴에'라는 영화가 떠오른다. 세상에서 가장 슬픈 영화로 꼽히고, 가장 눈물을 많이 흘린 영화로 이 영화가 생각난다. 또한 처절한 삶을 살다가 결국은 외롭게 죽음을 맞이하는 여주인공을 감수성 넘치게 그려내면서 당시의 시대상을 반영한 영화이기도 하다. 1934년도의 흑백 영화를 리메이크해 흥행에 성공하면서 더글러스 서크는 다시 한 번 '멜로의 거장'으로 인정 받는다. 하지만 이 영화에는 멜로를 표방하면서도 당시 젊은이들의 성공에 대한 집착과 인종 차별이라는 사회적 부조리도 날카롭게 고발하고 있다.

반세기가 넘는 1959년 헐리웃에서 제작한 이 영화는 노래하나로 계속 손수건을 적시게 만들었다. 당시 영화 제목은 대부분의 영화가 일본을 거쳐서 수입되어서인지 일본 영화업자들이 지은 제목을 그대로 빌려 오거나 우리 정서에 맞게 작명을 하기도 했다. 원제목은 'Imitation of life'번역하면 '짝퉁 인생', '위장된 삶' 쯤으로 보면 된다. 흑인 쪽에서 본 내면의 갈등을 그린 흑백문제를 다룬 정통 미국식 멜로드라마다.

아주 품위 있는 신파극이면서 하얀 피부인데 흑인의 피가 흐르는 여성이 백인으로 위장하기 위해 몸부림치는 슬픈 이야기이다. 백인임을 고수하기 위해 흑인인 어머니까지 저주하며 살아간다. 그토록 경원했던 어머니의 장례식에서 드디어 자아를 찿지만 이미 늦었다.

이 영화의 클라이맥스인 어머니 장례식이 헐리웃 영화사에 남는 명장면이다. 바로 이장면이 전 세계 영화팬들의 눈물로 홍수를 이룬 '씬'이다. 아주 대단한 것은 흑인영가인, 고달픈 세상(Trouble of the World)을 부르는 마할리아 잭슨의 신들린 목소리다. 노래뿐만 아니라 연기도 당시 스크린을 주름잡던 성격배우들 다 저리가라다. 참으로 영혼이 깃든 노래와 연기였다. 이 장면에서 손수건을 꺼내지 않으면 아마도 사람이 아니고 목석일 것이다. 기억도 생생하다. 내 옆에 앉은 모녀가 눈시울을 훔칠 정도가 아닌 아예 흑흑 소리내며 흐느껴 운다.

덴마크 출신 더글라스 서크 감독의 연출에 넋이 나간다. 라나 터너, 샌드라 디, 주아니타 무어, 존 게인 주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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