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내수 2년째 위축…신종 코로나 리스크에 올해도 '위태'
제조업 내수 2년째 위축…신종 코로나 리스크에 올해도 '위태'
  • 뉴시스
  • 승인 2020.02.07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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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2019년 4분기·연간 제조업 국내공급동향' 발표
작년 상반기 지속된 투자 부진 탓…자본·중간재 뒷걸음
4분기 개선되며 '상저하고' 나타냈지만…"CV 불확실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여파로 중국내 자동차 부품생산 공장이 잠정 휴업에 들어가면서 국내 자동차 업계가 비상이 걸린 가운데 4일 오후 생산라인 가동이 중단된 쌍용자동차 경기 평택공장 정문이 굳게 닫혀 있다.한편 정부는 국내 완성차업계의 이 같은 상황을 '비상사태'라고 판단,외교채널을 통해 정식으로 중국 부품공장 가동을 요청할 방침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여파로 중국내 자동차 부품생산 공장이 잠정 휴업에 들어가면서 국내 자동차 업계가 비상이 걸린 가운데 4일 오후 생산라인 가동이 중단된 쌍용자동차 경기 평택공장 정문이 굳게 닫혀 있다.한편 정부는 국내 완성차업계의 이 같은 상황을 '비상사태'라고 판단,외교채널을 통해 정식으로 중국 부품공장 가동을 요청할 방침이다.

 국내에 공급되는 제조업 분야 제품 시장의 규모가 2년 연속 후퇴했다. 대규모 반도체 투자가 있었던 2017년 대비 기저효과가 지속되고 있는 데다 경기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투자가 위축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제조업 공급 규모는 지난해 4분기부터 반도체 전방 산업을 중심으로 반등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연초부터 중국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CV·우한 폐렴)가 확산되면서 이 같은 개선 흐름이 이어질 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통계청이 7일 발표한 '2019년 4분기 및 연간 제조업 국내공급동향'을 보면 지난해 제조업 국내공급지수는 104.3(2015년=100)으로 1년 전보다 0.5% 하락했다. 이 지수는 2010년 집계 이래 2018년 처음으로 후퇴한 후 2년째 하락세를 유지하고 있다.

제조업 국내공급은 국산과 수입을 포함해 제조업 제품이 국내에 공급된 흐름을 품목별 실질 금액 기준으로 산출한 지수다. 내수 시장 전체의 동향과 구조 변화 등을 공급 측면에서 파악하는데 사용된다.

이 지수가 하락했다는 건 내수 시장이 쪼그라들었다는 의미다. 다만 전년 대비 하락 폭은 2018년(-0.8%)보다는 축소됐다. 1분기(-3.9%)와 2분기(-0.8%)에 하락 폭이 컸지만, 3분기(1.5%), 4분기(1.1%)에 개선된 덕이다.

반도체 산업이 초호황을 누렸던 2017년 대비 기저효과가 지난해까지 지속됐던 것으로 풀이된다. 김보경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지난해 연간 설비투자 지표가 마이너스(-)를 나타냈는데, 이 영향이 자본재와 기계장비 업종에 반영된다"며 "투자 부진은 2018년 하반기부터 2019년 상반기까지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최종재 국내공급은 전년 대비 0.9% 줄었는데, 자본재의 감소 폭이 -3.4%로 비교적 컸다. 자본재에는 반도체 제조 장비·금형 등 각종 기계류와 선박, 트럭·버스 등 운송 장비가 포함된다. 자본재 국내공급은 2017년에 18.9% 크게 증가했다가 2018년 -5.6% 감소 전환한 후 지난해까지 내리 줄었다. 휴대폰, 승용차, 휘발유, 의류, 식료품, 화장품 등 소비재는 0.8% 증가했지만, 그 폭은 2013년(0.8%) 이후 6년 만에 가장 작았다.

광공업 등 산업의 원재료, 원료, 부품 등으로 투입되는 중간재 공급 역시 2018년(-0.5%)에 이어 2019년(-0.2%)에도 뒷걸음질했다.

업종별로 보면 반도체 투자와 연관이 깊은 기계장비 공급이 전년 대비 8.6% 감소했다. 2018년(-6.1%)에 이어 하강의 골이 깊었다. 지난해에는 전기장비의 감소 폭도 컸다. 전년 대비 감소 폭은 -5.7%를 나타냈는데, 통계 작성 이래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전년 대비 수입은 1.0% 늘었지만, 국산은 -1.1% 줄었다. 생산 감소로 출하가 부진했던 탓이다. 기계장비와 함께 반도체 검사 장비가 포함된 의료정밀과학 분야에서 공급이 감소했다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반면 수입은 전자 제품, 1차 금속 등에서 늘었다.

이에 전체 제조업 국내공급 중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이 역대 가장 높은 26.3%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해선 0.5%포인트(p) 올랐는데, 제조업 수입점유비가 26%를 넘은 건 지난해가 처음이다. 부진이 두드러졌던 의료정밀과학(4.9%p)과 전자 제품(3.1%p), 전기 장비(2.5%p) 등에서 비중이 올랐다. 수입점유비가 50%를 넘는 업종은 가죽 및 신발(65.3%)과 전자 제품(56.4%)이었다.

4분기 기준 제조업 국내공급지수는 109.4로, 1년 전(108.2)보다 1.1% 올랐다. 분기별로 보면 작년 한 해 제조업 국내공급의 흐름은 '상저하고'(上低下高)의 흐름이 뚜렷했다. 부진을 이끌었던 기계장비 공급이 1분기(-19.8%), 2분기(-9.8%), 3분기(-6.0%) 내내 저조하다 4분기에 3.6% 증가하며 반등했다. 2018년 3분기부터 2019년 1분기까지 4분기 연속 두 자릿 수 감소율을 보이던 기타운송장비 역시 2분기(0.9%)부터 반등하기 시작해 3분기 61.7%, 4분기 154.3%로 크게 개선됐다.

자본재 공급도 크게 호전됐다. 2018년 2분기(-3.4%)를 시작으로 같은해 3분기(-15.2%), 4분기(-12.9%), 2019년 1분기(-23.1%), 2분기(-10.5%)까지 부진하던 자본재 공급은 지난해 3분기(2.5%)부터 개선되면서 4분기엔 21.3% 크게 늘었다. 4분기에는 특히 컨테이너선과 기타 반도체 장비 등의 공급이 증가했다. 수입은 -5.0% 줄었지만, 국산이 33.5% 크게 늘었다. 분기 기준 증가율은 집계 이래 가장 높았다.

반면 소비재는 휴대폰 등의 공급이 줄면서 1분기(-0.9%) 이후 3분기 만에 감소세(-0.4%)로 돌아섰다.

4분기 제조업 국내공급 중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은 25.5%로 1년 전보다 0.4%p 내렸다. 자본재에서 수입점유비가 1년 전 32.0%에서 이번 분기 25.6%로 6.4%p 크게 하락했다. 기계장비와 기타운송장비 역시 각각 3.8%p, 13.5%p의 높은 하락률을 보였다.

연초부터 예기치 못하게 벌어진 CV 사태로 우리 경제에의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당장 자동차 부품 수급 등을 중심으로 공급 차질이 우려되고 있어 내수 시장이 본격적인 상승 기류에 올라탈 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통계 당국은 판단한다.

김 과장은 "반도체 전방 산업을 중심으로 (내수가) 개선될 분위기가 강했었는데, CV 사태가 불확실성을 키우는 리스크 요인으로 등장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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