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가 췌장암 진행을 억제한다.
바이러스가 췌장암 진행을 억제한다.
  • 김민귀 기자
  • 승인 2020.05.04 05: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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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혁 교수(좌), 이종찬 교수(우)
황진혁 교수(좌), 이종찬 교수(우)

아데노바이러스를 이용해 췌장염의 진행을 억제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황진혁 교수 연구팀은 절제 불가능한 췌장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두 가지 암 치료 유전자가 삽입된 '유전자 변형 아데노 바이러스'로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새로운 치료법의 1상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했다.

췌장암은 5년 생존율이 약 12.2%에 불과할 정도로 예후가 나빠 사람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치명적인 암이다. 특히 주변 림프절과 혈관까지 암세포가 침범한 국소진행형 췌장암 환자의 경우 수술이 어렵고, 항암 치료에 대한 내성이 생겨 도중에 치료를 포기하는 경우도 많다.

이번 연구에 사용된 바이러스는 호흡기질환을 유발하는 아데노바이러스로 유전자의 운반체로 이용되고 있다. 연구대상자는 절제술이 불가능한 국소진행형 췌장암 환자 9명이었다.

이들에게는 사이토신 디아미나아제와 티로신 인산화효소라는 두 가지 효소를 만들 수 있는 유전자가 탑재된 아데노바이러스를 내시경초음파로 췌장암 세포에 투여했다.

주입된 아데노바이러스는 유전자 조작의 일차적 효과로 인해 정상세포에서는 소멸하고 췌장암세포에서만 증식된다. 이후에 항암효과가 없는 경구제를 복용하면 췌장암세포 내 바이러스 효소와 만나 항암제로 바뀌도록 만든 것이다.

즉, 암세포에서만 살아있던 바이러스가 항암작용을 해 결과적으로 췌장암세포만 선택적으로 사멸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12주째에 CT 검사 결과, 대상자 모두 췌장암이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무진행 생존기간은 11.4개월이었다. 또한 유의한 부작용은 없었으며 8주째 독성평가에서도 2명에서만 약한 단계의 발열반응이 나타났다.

황진혁 교수는 "국내에서 단독으로 수행된 췌장암 1상 임상연구를 통해 새로운 유전자 치료의 안전성과 가능성이 확인돼 의미가 깊다"면서 "특히 췌장암에 유전자를 직접 투여해 치료할 수 있다는 점 뿐만 아니라 유전자 치료가 취장암의 진행을 늦출 수 있다는 사실도 확인돼 향후 추가 임상연구를 진행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췌장암은 아직까지 치료가 어려운 암에 속하지만 새로운 치료법에 대한 연구들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환자들이 희망의 끈을 놓지 않으면 좋겠다고 황 교수는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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