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클로로퀸 복용 합리화…"내가 홍보하니 폄하"
트럼프, 클로로퀸 복용 합리화…"내가 홍보하니 폄하"
  • 뉴시스
  • 승인 2020.05.20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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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한 명성·추가 안전 제공" 정당성 부여
부작용 연구엔 "죽을 준비된 사람에게 약 줘"
보건 전문가, 심장질환 등 부작용 계속 경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백악관 스테이트다이닝룸에서 요식업 경영자들과  회의를 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백악관 스테이트다이닝룸에서 요식업 경영자들과 회의를 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부작용 우려에도 불구하고 말라리아 치료제인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해 "추가적인 안전을 제공할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미 의회전문매체 더힐, CNN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상원 공화당 오찬에 참석한 뒤 기자들에게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추가적인 수준의 안전성을 부여한다고 생각한다"며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이 약을 복용하기로 한 자신의 결정을 합리화했다.

그는 "이 약을 찬성하는 의사들에게 물어보면 되지 않느냐"며 "만약 일선에 있는 많은 노동자들이 이 약을 갖고 있지 않다면 그 곳에 가지 않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또한 "이것(복용하기로 한 것)은 개인의 결정"이라며 "그것은 대단한 명성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약을 '신의 선물''게임 체인저'라며 치켜세워 왔다.

이어 "(이 약은) 내가 홍보한다는 이유만으로 나쁜 평판을 얻었다"며 "다른 사람이 홍보했다면 역대 최고라고 말했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재향군인들에게 이 약을 투여했으나 효과가 없었다는 지난달 발표된 연구 결과에 대해선 "가짜 연구"라고 부정했다. 이 연구에서 약을 복용한 환자군의 사망률은 27.8%에 달한 반면 복용하지 않은 대조군의 사망률은 11.4%에 그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병든 사람들에게 약을 주는 잘못된 연구가 있었다"며 "죽을 준비가 돼 있는 사람들에게 (약을) 줬다"고 막말을 했다. 그는 "모든 사람들이 늙었고 심장 질환 문제를 갖고 있었다"며 "그래서 결과가 나온 즉시 잘못된 정보를 제공한 것"이라고 힐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일주일째 매일 복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백악관 주치의가 공개한 서한에는 "치료를 위해 잠재적 이득이 상대적 위험보다 크다"는 의견이 담겨 있다.

그러나 이 약은 코로나19 치료 효과가 검증되지 않았다. 영국이나 미국, 중국 등에선 이를 복용한 환자와 복용하지 않은 환자를 비교할 때 코로나19 치료에 별다른 효과가 없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르기도 했다.

보건 전문가들은 이 약이 심장 등에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우군'인 폭스뉴스도 트럼프 대통령의 복용 발언 직후 "호흡기 질환이나 다른 질환을 가진 이들을 포함한 취약군에서 그 약을 복용한 사람들은 죽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는 지난 3월29일 하이드록시클로로퀸에 대해 긴급 사용을 승인하면서도 심장 질환 부작용 위험이 있다며 병원이나 임상시험 외엔 복용하지 말 것을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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