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 수술로 위 모두 잘라내면 치매 발병 위험 높아져
위암 수술로 위 모두 잘라내면 치매 발병 위험 높아져
  • 진영동 기자
  • 승인 2020.06.08 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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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암으로 위를 모두 절제할 경우 치매 발병 위험이 증가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위를 잘라내면서 비타민 B12의 체내 흡수를 돕는 내인자가 함께 사라진 탓인데, 비타민 B12를 보충하면 이러한 위험을 낮출 수 있다고 한다.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신동욱 교수, 서울대의대 최윤진 교수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이용해 2007년부터 2012년 사이 위암 수술을 받은 환자와 일반인 대조군을 비교 분석해 이같이 밝혔다. 

이 기간 50세 이상이면서 위암 진단을 받은 환자는 모두 6만 3998명으로 이 가운데 1만 2825명이 위를 모두 절제했다. 대조군은 20만 3276명으로 위암 환자와 나이 및 성별 등 사회 경제적 요소와 고혈압, 당뇨, 이상지질혈증, 만성 신질환과 우울증 등 치매 발병과 연관이 있는 의학적 요소 등에서 차이가 없도록 보정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위를 모두 절제한 환자는 대조군보다 치매 위험이 30% 높게 나타난 것으로 조사됐다. 치매 발병 요인 중 하나인 비타민 B12 결핍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위에는 비타민B12 흡수를 돕는 내인자가 분비되는데 위를 제거하면서 함께 사라졌기 때문이다.

치매 환자의 47%에서 비타민B12가 결핍되어 있다는 보고가 있을 만큼 비타민B12 부족은 치매와 연관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위암 환자들의 비타민B12 부족은 간과되기 쉽다.

실제로 이번 연구에서 위암 전절제수술 후 비타민 B12 보충 여부에 딸따라 치매 발병 위험도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비타민 B12를 전혀 보충하지 않거나 수술 후 3년 이내에 보충을 중단한 경우 위암 전절제 수술 환자와 같은 조건의 일반인 대조군을 비교했을 때 위암 환자의 치매 발병 위험이 2배 정도 높았다. 반면 꾸준히 보충한 환자들의 경우 일반인보다 치매 발병 위험이 29% 감소했다.

다만 치매 종류를 세분화하여 분석했을 때 다른 결과를 보이기도 했다. 알츠하이머 치매의 경우 마찬가지로 위를 모두 절제한 환자가 일반인 대조군 보다 발병 위험이 높았지만 혈관성 치매 발병 위험은 오히려 23% 더 낮았다. 위를 모두 떼어낸 환자들이 이후 식사량이 줄어들면서 내장지방이 감소하고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등 혈관성 치매에 영향을 미치는 대사성 질환 지표들도 함께 개선된 효과로 풀이된다.

최윤진 교수는 "위암 전절제술 받은 지 3년 전후로 비타민B12 결핍이 두드러지기 시작한다"면서 "이를 모른 채 지내면 치매를 유발할 수 있는 요소를 떠안고 살게 되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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