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환자, 배우자에게 가장 의지한다
암환자, 배우자에게 가장 의지한다
  • 최민규 기자
  • 승인 2020.06.09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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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환자가 가족 중 가장 의지하는 사람은 배우자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암 투병에 필요한 의사결정에서부터 신체활동, 경제적, 정서적 지원은 물론 병원 방문, 식사 준비까지 배우자에게 맡기기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 박기호 교수, 충북대의대 예방의학과 박종혁 교수, 유타대 아시아캠퍼스 심리학과 정안숙 교수 공동 연구팀은 전국 11개 기관에서 치료받은 암환자 439명을 분석해 이같이 밝혔다.

환자들 평균 나이는 70.8세이며, 남성이 281명 64%로 여성보다 많았다. 또 319명 72.7%가 치료 당시 혼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연구팀은 가족 구성에 따른 가족들의 간병 역할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설문을 통해 조사했다. 조사 항목은 간병 내용에 따라 ▲신체활동 지원 ▲정서 지원 ▲경제 지원 ▲의사결정 지원 ▲병원방문 지원 ▲식사 지원 등 6개 항목으로 나누고, 가족 중 누가 주로 담당하는지 물었다. 

그 결과, 배우자에 대한 의존도가 모든 항목에 걸쳐 가장 높게 나왔다. 아들이나 딸, 혹은 둘 모두 포함시키는 등가족 구성을 달리해도 마찬가지 였다. 배우자에 대한 간병 참여는 신체활동 지원에서 71.2%, 정서 지원 68.6%, 의사결정 지원 41.7%, 병원방문 지원 49.1%, 식사 지원 64.6%로 나머지 가족 구성원과 큰 차이를 보였다. 경제 지원 부분에서만 배우자와 아들이 엇비슷한 수준으로 수준 집계됐다.

그리고 다시 아들과 딸의 역할은 항목에 따라 달랐다. 딸의 경우 아들과 비교 시 정서 지원부분이 아들은 딸에 비해 경제 지원과 의사결정 지원에서 두드러졌다. 

또한, 눈에 띄는 대목 중 하나는 환자 성별에 따라 배우자에 대한 의존 정도가 달라진다는 점이다. 환자가 남성이든 여성이든 배우자를 가장 의지한다는 점은 같지만, 남성 환자가 배우자에게 기대는 정도가 더욱 컸다. 

신체활동 지원 부분을 보면 남성 환자는 배우자에게 86.1%를 맡긴 반면, 여성 환자는 이 비율이 36.1%에 그쳤다. 여성 환자는 딸이나 아들, 며느리에게 부탁하거나, 본인 스스로 해결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정서 지원 역시 마찬가지다. 남성 환자는 84%가 배우자에게서 심리적 위안을 얻었다. 반면 여성 환자는 이 비율이 32.9%에 불과했다. 대신 여성 환자는 딸과 아들을 통해 이러한 간극을 메웠다. 경제 지원에서는 역전 현상도 발생했다. 남성 환자는 여전히 배우자에게서 가장 많은 지원을 얻었지만, 여성 환자는 아들에 이어 배우자가 두 번째였다. 다만 환자의 나이가 들수록 대체로 배우자 의존 비율은 줄고, 자식이 이를 대체하는 경향을 보였다.

연구팀은 이러한 국내 암환자 간병 문화에 기초해 향후 임환자에 대한 정책적 지원 역시 가족 구성원에 따라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가족 구성원별로 역할과 의존 정도가 다른 만큼, 그에 맞춰 지원해야 효과적이고 효율적이라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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