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환자라고 성생활을 포기할 필요없다
암환자라고 성생활을 포기할 필요없다
  • 천덕상 기자
  • 승인 2020.06.12 05: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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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혈모세포 이식을 받은 암환자들은 발병 이전에 비해 성생활이 만족스럽지 않은 경우가 많다. 

최근 여러 병원에서 조혈모세포 이식 후에도 정상적인 성생활이 가능하다는 교육을 환자에게 시행 중임에도 불구하고 벌어지는 일이다. 이는 단순히 환자의 신체적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배우자가 함께 풀어가야 할 숙제라는 점을 간과했기 때문이다. 조혈모세포 이식 환자와 배우자들을 대상으로 성생활 전반에 관해 물은 결과, 대상자의 52.8% 만이 성생활을 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성생활이 어려운 이유를 알아보기 위해 환자와 배우자의 성생활에 대한 생각을 비교한 결과, 태도, 느끼는 어려움 등 모든 영역에서 차이는 뚜렷했다. 

우선 환자의 배우자는 성생활에 대한 태도부터 달랐다. 환자는 배우자보다 성생활이 삶에서 차지하는 중요도를 높게 평가했다. 4점 만점을 기준으로 환자들의 평균 점수는 2.57점인 반면, 배우자는 2.14점으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성생활에 대한 중요도와 관련해 부부간 의견 차이 정도를 카파 계수로 평가하자 일치도가 0.17로 낮았다. 카파 계수는 1에 가까울수록 일치 수준이 높다.

이러한 경향은 환자가 남성인 경우 더욱 극명하게 나타났다. 남성 환자가 여성 환자에 비해 성생활의 중요성을 더 높게 평가하였고, 남자 환자와 그의 배우자로 이루어진 부부간의 불일치가 더 높았다. 특히 상대방의 거절을 두고 오해의 골이 깊었으며, 환자의 15.4%와 배우자의 22.0%가 각각 배우자의 거부로 인한 성생활 어려움이 있다고 답했다. 특히 카파 계수가 -0.08로 둘 사이 의견 차가 굉장히 컸다. 또 성생활 방해 주요 원인으로 꼽힌 환자의 체력 저하도가 환자 46.2%, 배우자 37.4% 이어서 응답률에 차이가 있었다. 

이처럼 간극이 넓어진 것은 대화 부족 탓이다. 성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서 환자의 48.4%가 그렇다고 답한 반면, 파트너는 23.1%에 그쳤다. 이 때문에 연구팀은 해법으로 환자와 배우자가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여 오해를 바로잡고 적절한 성생활의 중요성을 인식하도록 하는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환자와 배우자가 모두 성생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경우가 정상적인 성생활을 할 가능성이 5.5배 더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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