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O맥스, 인종차별 우려에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퇴출
HBO맥스, 인종차별 우려에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퇴출
  • 뉴시스
  • 승인 2020.06.1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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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이드 사망 시위 기점으로 콘텐츠 재평가
경찰 리얼리티 쇼 캅스·라이브 PD도 취소
1939년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레트 버틀러 역을 맡은 클라크 게이블(왼쪽)과 비비언 리가 연기한 스칼릿 오하라(오른쪽)의 모습. 2020.06.10.
1939년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레트 버틀러 역을 맡은 클라크 게이블(왼쪽)과 비비언 리가 연기한 스칼릿 오하라(오른쪽)의 모습. 2020.06.10.

 미국에서 조지 플로이드 사망으로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이어지면서 문화 콘텐츠를 재평가하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워너 미디어의 스트리밍 서비스 HBO 맥스(Max)는 인종차별 우려에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플랫폼에서 퇴출하기로 했다. 경찰의 범죄 진압 현장을 보여주는 30분짜리 다큐멘터리 TV쇼 '캅스'도 방영이 취소됐다.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HBO맥스는 클라크 게이블(레트 버틀러 )과 비비언 리(스칼릿 오하라)가 출연한 1939년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방영하지 않기로 했다. 4시간 분량의 이 영화는 미국 고전 중 대표작으로 손꼽히며 아카데미상 8개 부분을 수상했다.

영화는 남북전쟁을 배경으로 농장주 딸 스칼릿의 사랑과 독립을 보여준다. 이 과정에서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위치한 오하라의 플랜테이션(대규모 상업 농장)은 중요한 무대로 등장한다. 플랜테이션은 흑인 노예들의 노동으로 일궈졌다.

HBO 맥스는 성명에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그 시대의 산물이며, 불행히도 미국 사회에서 흔한 인종적 편견의 일부를 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 역사적 맥락에 관한 설명을 추가해 이 영화를 서비스하겠다고 덧붙였다. HBO 맥스는 "역사적 맥락에 대한 논의와 문제가 된 묘사에 대한 비판이 있겠지만, 있는 그대로 방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HBO 맥스는 "그렇지 않으면 이런 편견이 존재한 적이 없다고 하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라며 "좀 더 정의롭고 공평한 미래를 만들려면 우리의 역사부터 알아야 한다"고 밝혔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명작으로 추앙받아온 만큼 인종차별 논란도 컸다. 영화의 원작 소설이 백인 우월주의 단체 '쿠클럭스클랜'(KKK)을 자경단쯤으로 묘사하는가하면  흑인에 대한 편견을 고착화한다는 지적도 있어왔다.

아울러 케이블 채널 패러마운트 네트워크는 경찰에게 우호적인 범죄 리얼리티 쇼 '캅스' 방영을 취소했다. 이 프로그램은 1989년 폭스 네트워크에서 처음 방영했을 당시 큰 인기를 끌었다. 미 전역의 경찰과 보안관이 이 쇼와 협력해왔다고 WSJ은 전했다.

비슷한 프로그램인 '라이브 PD(Live PD)'도 A&E 채널 방영 목록에서 빠졌다.

지난달 25일 백인 경찰이 비무장 상태인 플로이드의 목을 무릎으로 9분 가까이 짓눌러 숨지게 했다. 이날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열린 플로이드의 장례식에는 유가족과 조문객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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