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비서관 '빈꽃밭' 겨냥에 진중권 '빈똥밭' 화답
靑비서관 '빈꽃밭' 겨냥에 진중권 '빈똥밭' 화답
  • 강수련 기자
  • 승인 2020.06.11 16: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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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페이스북.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신동호 청와대 연설비서관이 시 '빈꽃밭'으로 자신을 저격한 데 대해 즉시 '빈똥밭'으로 반박했다.

11일 진 전 교수는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남이 쓴 연설문을 읽고 탁현민이 해준 이벤트를 하는 의전 대통령이라는 느낌"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신 비서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기형도 시인의 '빈집'을 차용한 '빈꽃밭'이라는 시를 실었다.

신 비서관은 "어느 날 아이가 꽃을 꺾자 일군의 사람들이 박수를 쳤다. 아이는 더 많은 꽃을 꺾었고 급기야 자기 마음속 꽃을 꺾어 버리고 말았다. 꽃을 잃고, 나는 운다"면서 "꽃을 피워야할 당신이 꽃을 꺾고 나는 운다, 헛된 공부여 잘 가거라"라고 썼다.

또 "즐거움(樂)에 풀(艸)을 붙여 약(藥)을 만든 가엾은 내 사랑 꽃밭 서성이고 울고 웃다가, 웃다가 울고 마는 우리들아"라면서 "숭고를 향해 걷는 길에 당신은 결국 불안을 이기지 못하고 주저앉았지만 꽃을 잃고, 우리는 울지 않는다"고도 적었다.

꽃은 진보의 가치를 실현해가는 길에서 돌아선 진 전 교수를 비유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진 전 교수는 즉각 답시 '빈똥밭'으로 맞받아쳤다. 부제는 '신동호의 빈꽃밭을 기리며'다.

진 전 교수는 "어느 날 아이가 똥을 치우자 일군의 파리들이 아우성을 쳤다. 아이는 더 많은 똥을 치웠고 급기야 그들 마음 속의 똥을 치워버리고 말았다. 똥을 잃은 그가 운다"며 "똥을 잃고도, 파리들은 울지 않는다. 똥 쌀 놈은 많다며 울지 않는다. 아이는 문득 기형도가 불쌍해졌다"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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