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 악화에 희망 잃어가는 접경지 지자체와 입주기업들
남북관계 악화에 희망 잃어가는 접경지 지자체와 입주기업들
  • 뉴시스
  • 승인 2020.06.17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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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후 답보상태
북미관개 개선 기대로 버틴 입주기업들 '희망고문'도 힘들어져
조선중앙TV가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는 장면을 17일 보도하고 있다. 2020.06.17. (사진=조선중앙TV 캡쳐)
조선중앙TV가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는 장면을 17일 보도하고 있다. 2020.06.17. (사진=조선중앙TV 캡쳐)

 탈북민단체의 대북전단 살포행위를 비난하며 연일 강경 발언을 이어가던 북한이 남북간 신뢰의 상징인 남북연락사무소까지 폭파하면서 접경지역 지자체들이 또다시 교류·협력에 대한 기대를 접어야 할 처지가 됐다.

17일 경기북부 접경지역 지자체 등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16일 오후 개성공단 내 남북연락사무소를 폭파한데 이어 이날 인민군 총참모부 명의로 개성공단과 금강산에 군 병력을 주둔시키고 남북 군사합의에 따라 철수한 민경초소(GP)에 다시 병력을 배치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4일 북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대북전단 비난 담화 후 연일 강경 태세를 이어온 북한이 남북연락사무소까지 폭파하면서 파주시와 연천군 등 접경지역 지자체들의 남북 교류·협력사업과 관련 민간사업에도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당장 개성공단 운영 재개에 기대를 걸고 추진되던 개성공단배후물류단지 조성계획을 비롯해 침수지역에 대한 공동 치수, 역사 공동연구 등 다양한 분야의 사업에서 즉각적인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이희건 경기 개성공단사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이번 사태로 개성공단복합물류단지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지만, 언젠가는 필요한 것으로 보기 때문에 추진 동력을 잃지 않고 잠시 숨고르기를 하려고 한다”며 “그것보다 더 문제는 우리가 희망고문이라고 하는 개성공단 가동 재개에 대한 기대로 고용 유지와 바이어 신뢰관계 유지를 위해 손해를 감당해 온 개성공단 입주업체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장 개성공단 입주업체들은 경영이 많이 어려운 상황에서 어떻게든 살아남으려고 노력 중인데 이런 일이 생겨 걱정이 크다”며 “정부가 최대한 개성공단 입주업체들을 생각해 안정적인 대응을 해줄 것으로 생각하지만 피해가 가시화된 입주업체들에게도 배려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현 상황을 설명했다.

파주시도 아직 남북협력사업 전반에 대한 중단이나 보류 여부를 결정하지 않은 채 상황을 지켜보고 있지만, 당분간은 정상적인 사업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파주시는 파주-개성간 농업협력사업과 파주-해주간 율곡 이이 선생 유적 문화교류사업, 남북체육교류협력사업, 북한 어린이 영양지원사업 등 다양한 분야의 남북교류협력사업계획을 마련한 상태로, 이를 위해 남북교류협력기금을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해왔다.

파주시 관계자는 “남북관계 개선 이전부터 준비해왔던 사업들이 많은 만큼 이번 사태와 관계없이 준비는 계속할 계획”이라며 “언젠가 좋은 날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에 그동안 준비한 것들을 다 포기할 수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평화경제특구 관련 법률안 제정 등 정치권에서 추진되고 있는 계획은 이번 변화와 상관없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나, 지자체 차원의 남북협력사업 중단이나 보류 등에 대해서는 아직 생각을 못해봤다”며 “(어떤 결정을 내리기에는) 당장은 답이 안서는 상황인 것 같다”고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한편 연천군은 북한 유소년축구팀이 참가해 온 국제유소년축구대회가 재작년부터 중단된 상태로, 현재 추진되고 있는 남북교류협력사업은 없어 이번 사태의 영향이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연천군 관계자는 “당장은 추진 중인 사업이 없기 때문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으나, 주민 불안도 있고 중단된 국제유소년축구대회 문제도 있는 만큼 사태가 잘 해결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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