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홍 대표]우리가 바라는 지도자
[김대홍 대표]우리가 바라는 지도자
  • 김대홍 (주)대일프린텍 대표
  • 승인 2018.07.20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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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의 역사가 리비우스가 2차 포에니 전쟁의 영웅 한니발에게 '그의 강철 같은 의지 앞에서는 높은 산도 몸을 낮춘다'고 묘비명에 바쳤다. 20세기에도 같은 헌사를 받을 만한 지도자가 있다. 호치민(1890-1969)과 체 게바라(1928-1967), 주룽지(1928-  )도 그들 중의 하나다.

호치민은 조국의 독립과 통일을 위해 평생을 독신으로 지내며 외세와 싸운 베트남의 영웅이다. 체 게바라 역시 남미 국민을 위해 자신을 희생한 위대한 정치가요,혁명가다. 호치민은 강대국 미국과의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고, 통일 베트남의 주석까지 지냈지만 사후 그가 남긴 유품이라고는 작은 나무 책상과 침대, 책과 시계 등이 전부였다. 호치민은 늘 국민들과 함께 생활했고 그런 그를  '큰 아저씨'라 부르며 따랐다.

체 게바라의 일화도 그의 면모를 살피는데 도움이 된다. 1959년 쿠바혁명 직후 산업부장관에 취임했던 체 게바라가 어느 날 해외출장을 앞두고 있었다. 장관의 출장 짐을 살피던 비서관이 가방안을 들여다보니 구멍 뚫린 양말 세 켤레가 달랑 들어 있었다. 민망해진 비서관이 서둘러 새 양말을 사서 넣어주었다. 또 체 게바라가 어느 날 인형공장에 시찰을 갔다. 그러자 공장 관리인이 동행한 딸에게 인형 하나를 선물했는데 이를 본 그는 '인형은 내 딸아이의 것이 아니라 국민의 것' 이라며 되돌려 주었다고 한다.

이들은 살아있을 당시보다도 오히려 사후에 더 큰 평가를 받고 있다. 현존하는 인물로는 중국의 총리였던 주룽지도 이에 부족하지 않은것 같다. 주룽지는 1998년 정상에 올랐다가 2003년 3월 총리에서 물러났다. 그런데 그가 정치적 고향인 상하이를 방문하여 만찬석상에서 목을 놓아울어 참석자들을 숙연케 했다.

그가 통곡한 사연은 중국 공산당과 금융계가 만연한 부정부패였다. 재임 중 공직자들의 비리척결에 누구보다도 앞장서 '미스트 클린' 이라는 별명까지 얻었지만 자신이 이를 청산하지 못한 데 대한 회환을 오랜만에 만난 지인들 앞에서 털어놓으면서 일어난 일이었다.

그는 특히 자신의 측근 인사들조차 비리에 연루되어 있었음을 퇴임 후에야 알게 됐다며 "내 주변조차 관리를 제대로 못했었다" 며 눈물을 쏟았다고 한다.

이들 세 사람은 지도자가 가져야 할 자세가 어떤 것인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청렴,자기희생,공인의식이 그것이다. 모름지기 지도자라면 이 정도는 되어야 한다. 하지만 부끄럽게도 우리는 광복 이후 이런 지도자를 만나보기 힘들다.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는 진정 국민들의 삶보다는 그릇된 명예나 치부에 더 관심이 많았던 대통령, 국회의원, 고위관료들이 지도자 행세를 했다. 그 결과 부정부패가 끊이질 않았고 국민들은 이제 권력 쟁취를 위한 그를의 싸움질과 탐욕에 씬물이 날 정도다. 4류 정치가 나라를 망치고 있는 현실을 바라다볼수록 호치민, 체 게바라, 주룽지의 청렴, 자기희생, 공인의식이 정말 부럽다. 이땅의 민초들도 진정 그런 지도자를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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