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고달픈 요즘 더 맛있는 전복
삶이 고달픈 요즘 더 맛있는 전복
  • 지태영 기자
  • 승인 2020.07.20 06: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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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복은 예로부터 유명한 보양 식재료다. 고기와 달리 지방이나 콜레스테롤이 적고 거부감이 없이 먹을 수 있다. 살아 있는 전복을 편으로 자르고 '계우'라고 부르는 짙은 초록빛내장과 함께 먹는 회를 최고로 치는데 전복의 변신은 실로 끝이 없다.

전복은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염소고기 등 여러 종류의 육류와 삶고 찌고 굽고 볶고 튀기고 끓여서 함께 먹을 수 있다. 해산물과 어울리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민물고기에 곁들여도 무리가 없다. 대부분의 채소, 과일과 만나면 보양식의 고장관념을 깬 상큼함을 선사하기도 한다. 게다가 간장, 고추장, 된장, 젓갈, 식초, 자장, 카레, 토마토소스, 크림소스, 치즈, 마요네즈, 꿀 등 집에 있는 웬만한 양념이나 소스와 모두 궁합이 딱딱 맞아 요리하기도 수월하다. 

전복은 다시마. 미역 등의 해조류를 먹고 사는데 그 내장은 해조류의 향과 맛을 응축해놓은 진액 같다. 아이들은 별로겠지만 어른들은 구수하면서도 진한 바다 맛에 홀딱 반하곤 한다. 단, 살아 있는 전복이 아닐 때는과감히 포기하는 편이 건강을 위해 좋다. 

회로 먹을 때는 얇게 저미고, 구울 때는 속속들이 익히지 않아야 씹는 맛이 좋으며, 찔 때는 칼집을 내면 부드럽게 익는다. 껍데기째 넣고 국물을 낼 때는 최소 1시간 이상은 끓여야 껍데기 특유의 맛이 배어 나오며, 말린 살로 요리 할 경우 맛과 향이 배가된다. 

전복의 수명은 평균 10년인데 맛은 5년 전후의 것이 좋다. 전복 껍데기는 1년에 평균 2.5cm 정도 자란다고 하니 길이가 10cm 안팎 되는 것을 고르면 된다. 같은 해를 살았어도 몸집이 크고 힘이 좋을수록 상품으로 친다. 물살이 거센 바닷속 바위에 붙어 사는 전복일수록 해조류도 열심히 먹고 많이 움직이기 때문이다. 

완도 전복이 유명한 이유도 그 때문이다. 완도의 바다는 겉으로는 잔잔해 보이지만 바닷속은 소용돌이치듯 거센 여울목이 먾고 해조류가 풍부하다. 배를 몰기에는 험한 조건이지만 전복이 건강해지기에는 환상적인 곳인  셈이다. 양식이 활발해지면서 전복 값도 예전보다 많이 내렸으니 가족 보신을 위해 전복을 이용해 보는 것도 좋겠다. 삶이 고달플수록 맛있어지는 전복이 고된 우리 삶에 기운을 불어넣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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