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인삼공사 전성현·문성곤 "우승 목표…사랑이 동기부여"
[KBL]인삼공사 전성현·문성곤 "우승 목표…사랑이 동기부여"
  • 뉴시스
  • 승인 2020.07.21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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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안양 KGC인삼공사 문성곤(왼쪽)과 전성현
프로농구 안양 KGC인삼공사 문성곤(왼쪽)과 전성현

프로농구 안양 KGC인삼공사의 핵심으로 자리 잡은 전성현(29·189㎝)과 문성곤(27·196㎝)이 2020~2021시즌 통합우승이라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조기 종료된 지난 시즌 인삼공사의 성적은 3위다. 종료 시점을 기준으로 원주 DB, 서울 SK가 공동 1위를 차지했다.

내심 아쉬움이 컸다. 공동 1위 두 팀에 2경기 차 뒤진 3위였지만 주전 센터 오세근이 부상에서 돌아오고, 군 전역 선수들의 적응 등 막바지 호재가 많았기 때문이다.

아쉬움은 우승을 향한 강한 갈증으로 남았다. 문성곤은 "정말 아쉬움이 큰 시즌"이라고 했고, 전성현은 "선수들 모두 우승에 대한 의지가 강했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는데 아쉽게 끝났다"고 했다.

◇강력한 선배들 사이 비집고 성장

인삼공사는 오세근, 양희종의 팀으로 불렸다. 국가대표 오세근을 두고 '건세근(건강한 오세근이면 우승)'이라고 말할 만큼 전력의 핵심이다. 궂은일을 책임지는 양희종은 정신적 지주다. 특히 챔피언결정전에서 유독 강한 모습을 보여 '큰 형님답다'는 소리를 들었다.

지난 시즌 일취월장한 문성곤과 상무에서 돌아온 전성현이 자리 잡으면서 인삼공사의 전력이 더 탄탄해졌다.

2015년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화려하게 입단한 문성곤은 적응에 애를 먹었지만 고된 시간을 보내며 '포스트 양희종'으로 컸다.

지난 시즌 42경기에서 평균 7.3점 5리바운드 1.8스틸을 기록했다. 크지만 빠르고, 수비력이 좋다. 수비 5걸에 올랐고, 최우수 수비선수상을 받았다. 양희종에서 문성곤으로 세대교체가 이뤄지는 과정이다.

문성곤은 "지난 시즌을 앞두고 수비 세밀함과 3점슛에 초점을 맞추고 훈련했다. 무작정 열심히 하는 게 아니라 뚜렷하게 방향성을 가지고 집중하면서 나아진 것 같다. 이번에는 미들레인지 슛을 키우려고 한다"고 했다.

인삼공사 문성곤(왼쪽)과 예비신부 곽민정씨. (사진 = 문성곤 제공)
인삼공사 문성곤(왼쪽)과 예비신부 곽민정씨. (사진 = 문성곤 제공)

경기당 3점슛은 1.5개, 성공률은 33.5%. 안정적인 수준은 아니지만 지난 시즌 2경기에서 3점슛 6개를 몰아치는 집중력을 보여줬다. 김승기 인삼공사 감독은 "(문)성곤이처럼 수비와 리바운드를 하면 3점슛은 못 넣어도 된다"며 웃었다.

전성현은 슛이 최고 무기다. 리그 정상급 슈터로 성장했다. 지난 시즌 도중에 전역 복귀해 12경기밖에 뛰지 않았지만 평균 11.8점을 올렸다. 첫 두 자릿수 평균 득점이다. 경기당 3점슛은 2.6개.

손끝 감각은 최고라는 자부심이 상당하다. 다른 선수들과 달리 패스를 받아 슈팅으로 이어지는 동작이 매우 간결하다. 슈팅 타이밍이 빠르기 때문에 수비하기 껄끄럽다.

김 감독은 "수비가 앞에 있어도 타이밍을 재서 과감하게 던지는 재주가 있는 선수"라고 했다.

전성현은 "어렸을 때, 왜소해서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았다. 슛 동작을 빠르게 가져가려고 훈련하면서 습관처럼 지금 자세가 잡혔다"고 했다.

둘은 2016~2017시즌 인삼공사가 챔피언에 오를 때, 일원이다. 우승으로 가는 길에 힘을 보탰으나 중심에 있진 못했다. 쟁쟁한 선배 오세근, 양희종, 이정현(KCC)을 지원했다.

전성현은 "2017~2018시즌 원주 DB가 정규리그 1위를 하고 시상식에서 상을 싹쓸이했다. 이번에는 우리가 그때 DB처럼 다 휩쓸고 싶다. 꼭 우승하고 싶다"고 했다. 문성곤은 "통합우승이 목표"라며 네 시즌만의 우승을 이끌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 동기부여가 됩니다"

내년 5월 결혼을 앞둔 문성곤은 요즘 연고지 안양 근처에 신혼집을 구하러 다닌다. 예비신부는 피겨스케이팅 국가대표 출신 곽민정 씨다.

곽씨는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국가대표로 뛰었고, 이듬해 아스타나-알마티 동계아시안게임에선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현역 은퇴 후,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해설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지난해 우연한 사고가 인연이 됐다. 인삼공사의 홈구장 안양실내체육관과 곽씨가 지도자로 있는 안양실내빙상장이 붙어 있는데 이곳 지하주차장에서 차량 접촉사고가 난 것이 사랑으로 결실을 맺었다.

문성곤은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 큰 활력소가 된다. 체육관에 오면 더 집중하게 되고, 그 사람을 생각하면서 몸을 던지게 된다"며 "삶의 중심을 잡게 해준 사람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같은 운동선수였기 때문에 고충을 잘 안다. '다치면 안 된다'는 말을 자주 하고, '운동은 준비한 만큼 나오는 것이니까 스스로 속이지 말고 준비하라'는 이야기도 해준다"며 웃었다.

전성현 역시 2014년 6월에 만난 여자친구와 결혼을 전제로 7년째 열애 중이다. 농구장에서 소문난 커플이다.

여자친구는 여자프로농구 청주 KB국민은행에서 통역을 하다가 외국인선수 제도 폐지로 앞으로 매니저 업무를 볼 김경란 씨다.

전성현은 "같은 업계에서 일하다 보니 서로에 대해 정말 잘 안다. 특히 선수에 대해 꿰뚫고 있어 나를 많이 이해해준다"며 "인생에서 바닥이라고 생각했던 힘든 시기가 있었다. 그때 '힘들면 그만두자. 내가 먹여 살리면 된다'며 힘을 줬던 게 여자친구"라고 했다.

그러면서 "'다치지 말라'는 말을 많이 한다. '같이 살아야 하는데 아프면 불행할 것 같다'고 하더라.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면 동기부여가 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문성곤은 "이기든 지든 포기하지 않는 선수, 언제나 죽어라 뛰는 선수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전성현은 "부인이 될 여자친구를 위해서 꼭 다치지 않고, 롱런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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