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2차전]가장 빛난 김재호 "주연 되고 싶다고 생각한 적 없었는데"
[KS 2차전]가장 빛난 김재호 "주연 되고 싶다고 생각한 적 없었는데"
  • 뉴시스
  • 승인 2020.11.19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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쐐기포에 호수비…KS 2차전 데일리 MVP
18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KBO 한국시리즈 2차전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4회초 두산 김재호가 솔로 홈런을 치고 있다. 2020.11.18.
18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KBO 한국시리즈 2차전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4회초 두산 김재호가 솔로 홈런을 치고 있다. 2020.11.18.

한국시리즈(KS) 2차전에서 가장 빛난 선수는 단연 김재호(35)였다. 늘 조연을 자처했던 김재호는 이날만큼은 주연이었다.

두산은 18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2020 프로야구 한국시리즈(7전4선승제) 2차전에서 5-4로 승리, 1승 1패로 시리즈 균형을 맞췄다.

두산 승리의 중심에 6번 타자 겸 유격수로 선발 출전한 베테랑 김재호가 있었다.

2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볼넷을 골라낸 김재호는 호세 페르난데스의 안타로 2루까지 진루했고, 박건우의 땅볼 때 나온 상대 실책을 틈 타 홈을 밟았다. 두산의 선취점이었다.

백미는 4회였다. 팀이 2-1로 쫓긴 4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김재호는 상대 선발 구창모의 시속 141㎞짜리 초구 직구를 잡아당겨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솔로 아치를 그려냈다.

3-1로 앞서가던 두산에 추가점을 안긴 것도 김재호였다. 김재호는 8회초 2사 2루의 찬스에서 우중간에 떨어지는 적시타를 뽑아내 두산의 4-1 리드를 이끌었다.

김재호는 수비에서도 돋보였다. 5회말 1사 1루 상황에서 이명기가 때려낸 안타성 타구를 펄쩍 뛰어올라 직선타로 잡아냈다. 김재호는 1루에서 2루로 뛴 박민우마저 태그아웃하며 실점을 막아냈다.

이날 경기의 데일리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김재호는 "너무 기분이 좋다. 처음 해보는 것이 많아서 무척 기분이 좋다"며 "오늘 타순이 6번으로 올라가면서 중심타자들이 해야하는 역할을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2008년 처음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은 김재호가 한국시리즈에서 홈런을 친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37번째 한국시리즈에서 홈런을 친 김재호는 2010년 박경완(당시 SK 와이번스)의 33경기를 뛰어 넘는 한국시리즈 최다 경기 첫 홈런 신기록을 썼다. 126타석 만에 때려낸 홈런으로, 박경완이 기록한 최다 타석 첫 홈런에 타이를 이루는 기록이다.

김재호는 "오재일이 '형 홈런 하나 쳐주세요'라고 이야기를 했다. 흐름이 왔다갔다하는 상황이었고, 우리가 수비에서 계속 운좋게 상대의 맥을 끊었다. 흐름을 바꾸는 한 방이 있어야한다고 생각했다"며 "오늘은 욕심을 내봤는데, 다행히 생각한 공이 날아와 좋은 결과로 이어지면서 흐름을 우리 쪽으로 가져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18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KBO 한국시리즈 2차전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한국시리즈 2차전 데일리 MVP를 차지한 두산 김재호가 기뻐하고 있다. 2020.11.18.
18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KBO 한국시리즈 2차전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한국시리즈 2차전 데일리 MVP를 차지한 두산 김재호가 기뻐하고 있다. 2020.11.18.

이어 "이런 경기에서 항상 주연이 되고 싶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 하위타순에서 상위타순에 연결해주는 역할을 하다보니 조연을 많이 생각했다"며 "홈런에 대한 생각도 해본 적이 없었고, 홈런을 칠 자신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김재호가 5회 호수비를 펼친 것을 비롯해 이날 두산에 유독 운이 많이 따랐다. 위기 때마다 NC 타자들의 잘 맞힌 타구가 야수 정면으로 향하면서 직선타가 됐고, 병살 플레이로 이어졌다.

김재호는 "그런 상황이 나오면 맥이 끊긴다. 6회말 플렉센의 다리를 맞고 1루수 오재일이 잡은 것도 운이 따랐다"며 "그러면서 우리가 추가점을 낼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 수 있었다. 어제 우리가 병살을 쳐서 흐름을 넘겨줬다면, 오늘은 행운이 우리에게 왔다"고 설명했다.

4회말 1사 만루에서 애런 알테어의 외야 뜬공 때 우익수 박건우가 빨랫줄 홈 송구로 3루 주자 양의지를 잡아낸 것에 대해 김재호는 "박건우가 홈으로 던질 것이라 생각했다. 3루에 있던 (양)의지도 건우 어깨가 강한 것을 알고 있어 뛰지 않을 줄 알았다"며 "건우가 공격이 안되니 수비도 안될 줄 알았나보다"고 농담을 했다.

6년 연속 한국시리즈를 치르는 김재호는 연일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후배들이 기특하다.

김재호는 "후배들이 너무 잘하고 있다. 생각 이상으로 마운드에서 잘 싸워주고 있다. 후배들이 잘하고 있어 힘들어도 힘든 티를 내지 않는다. 할 말도 딱히 없을 정도로 잘해주고 있다"고 칭찬했다.

그러면서 주장 오재일에게 고마운 마음도 드러냈다.

그는 "1차전을 내준 뒤 오재일에게 이야기를 많이 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MVP였고, 주장이라 잘하고 싶은 마음에 야구 쪽으로 빠져드는 것 같아서 팀 전체를 보라는 이야기를 했다"며 "오재일이 잘 받아들여줬다. 주장이 살아났으니 팀에 시너지 효과가 생길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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