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이란의 페르세폴리스와 결승 격돌
프로축구 울산 현대가 8년 만에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진출했다.
김도훈 감독이 이끄는 울산은 13일 오후 7시(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빗셀 고베(일본)와의 2020 AFC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에서 연장 후반에 터진 주니오의 결승골에 힘입어 2-1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울산은 우승을 차지했던 2012년 이후 8년 만에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올랐다.
김 감독은 "어려운 경기를 예상하긴 했지만 힘들게 승리했다.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이 승리로 이어져 결승까지 진출했다"며 "선수들에게 고맙고 수고했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고베에도 수고했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현역 시절 전북 현대에서 뛰다가 1998년 임대 이적해 2년 동안 고베 유니폼을 입었기에 친정과 대결이었던 셈이다.
울산은 0-1로 끌려갔으나 김 감독의 용병술이 다시 한 번 빛났다. 후반에 교체로 넣은 비욘존슨이 큰 키로 상대 수비를 흔들었고, 동점골로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김 감독은 "비욘존슨이 투입되며 보다 나은 흐름으로 이어갈 수 있었다. 상대가 장신 선수에게 약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압박을 주기 위해 그 부분을 이용한 것이 통한 것 같다"며 "윤빛가람, 신진호, 원두재 등 중원에 있던 선수들도 잘 지원하며 흐름의 변화를 이끌었다"고 했다.
울산에 이번 대회는 전화위복이다. 올해 K리그1(1부리그)과 대한축구협회(FA)컵에서 전북 현대의 벽을 넘지 못해 모두 준우승에 만족했다. 특히 K리그1에선 2년 연속으로 아쉽게 우승을 놓쳤다.
통산 두 번째 챔피언스리그 우승으로 명예회복을 이루겠다는 의지가 대단하다.
동아시아 대표로 결승에 진출한 울산은 서아시아 조별리그와 토너먼트를 모두 통과한 페르세폴리스(이란)와 우승을 두고 19일 오후 9시에 맞붙는다. 6일가량 시간이 있다.
김 감독은 "지금은 휴식이 먼저다. 마지막 경기를 남기고 휴식과 함께 우리가 잘했던 것을 잘 다져서 준비할 것이다"며 "국내에서 결과가 아쉬웠기 때문에 카타르에 처음 왔을 땐 분위기가 올라오지 않았다. 격리생활까지 하면서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우리 선수들이 웃음을 잃지 않고 즐겁게 생활하자는 마음으로 임해서 한 달 가까운 시간 동안 잘하고 있는 것 같다. 3일에 한 번씩 경기를 하면서도 즐겁게 했고, 누가 나가더라도 역할을 충실하게 해준 덕에 결승까지 올 수 있었다. 지금 즐겁고 좋은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도록 모두 노력하고 있다"며 "좋은 결과로 한국에 돌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 결승전은 내가 우리 선수들과 할 수 있는 마지막 경기다. 반드시 이기고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보탰다.
울산이 지난달부터 카타르에서 조별리그와 토너먼트 일정을 치른 반면 동아시아는 앞서 일정을 마쳤다. 페르세폴리스는 새롭게 카타르에 적응해야 한다. 실점 감각도 떨어져 있다.
김 감독은 "다득점 승리를 이어가면서 분위기가 한층 좋아지고 있다. 게다가 즐겁게, 승리하고자 하는 마음까지 더해져 흐름이 좋다. 마지막 경기도 즐겁게 좋은 경기를 하겠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