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성원이 행복한 회사' 표방한 SK하이닉스, 1년간 어떻게 변했나
'구성원이 행복한 회사' 표방한 SK하이닉스, 1년간 어떻게 변했나
  • 뉴시스
  • 승인 2020.12.29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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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CEO '행복 토크'에서 발언하고 있는 이석희 사장 (제공=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CEO '행복 토크'에서 발언하고 있는 이석희 사장 (제공=SK하이닉스)

SK하이닉스는 코로나19라는 전례 없던 위기 속에서 올해 초 '구성원이 행복한 회사'를 만들겠다고 선언하고 '행복문화사무국'을 신설했다. 1년이 지난 지금, SK하이닉스에는 과연 어떠한 변화가 찾아왔을까.

29일 SK하이닉스에 따르면, 행복문화사무국은 가장 먼저 구성원 개개인이 생각하고 있는 행복의 개념에서 공통점을 찾기 위한 시도부터 했다. 행복문화사무국은 서울대 행복연구센터와 함께 전 구성원 대상 조사(Survey)를 통해 광범위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했다.

하지만 기존 방식으로는 매일 매 순간 바뀌는 구성원의 행복을 정확히 측정하기는 어려웠다고 한다. 행복문화사무국은 기존의 데이터 수집 방식을 벗어나 구성원 스스로 일상의 행복을 기록하고 측정할 방법이 필요했고, 스마트폰에서 대안을 찾았다. 최근 출시한 모바일 앱 '콩'을 통해서다.

콩은 ▲오늘 하루 내가 느낀 행복의 정도를 기록하는 '일상' ▲일상의 크고 작은 목표를 설정해 나만의 챌린지를 진행하는 '도전' ▲나의 행복 수준을 진단한 뒤 행복 데이터를 분석해주는 '마음탐색' ▲행복을 다룬 콘텐츠가 가득한 '클립' ▲동료들을 ‘친구 추가’해 따뜻한 위로와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행복팔로우' 등 다섯 가지 카테고리로 구성돼 있다.

행복문화사무국은 "구성원들이 경험하는 실제 경험과 정서를 실시간으로 기록하고 측정해 양질의 행복데이터를 축적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관점의 행복 연구가 가능해지고, 나아가 구성원 행복 증진을 위한 실질적인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해피 포인트 확산, 페인 포인트는 제거' 방법 찾기

행복 모바일 앱 '콩' (제공=SK하이닉스)
행복 모바일 앱 '콩' (제공=SK하이닉스)

행복문화사무국은 다양한 경로로 축적한 구성원들의 행복 데이터를 분석해 행복도가 낮은 그룹, 행복 취약계층 그룹을 분류했다. 또 추가적인 조사와 1대 1 인터뷰를 통해 구성원이 행복을 느끼는 요소(Happy point·해피 포인트)와 행복감을 저해하는 요소(Pain Point·페인 포인트)를 도출해냈다.

SK하이닉스 내 행복지수가 상대적으로 낮은 두 집단은 바로 워킹맘 구성원과 저연차(2~4년 차) 주니어 구성원이었다. 워킹맘 구성원은 일반적으로 일과 가정 그리고 육아를 병행하면서 평소 직장 안팎에서 시간 빈곤에 시달리고 있었다. 바로 이 '페인 포인트'가 직장 내 행복도를 크게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행복 데이터에 따르면 신입사원으로 입사할 때의 행복감은 전체 구성원 중 가장 높지만, 2년 차부터 행복도가 급락해 3년 차까지 가장 낮은 행복감을 느끼며 직장생활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한 저연차 주니어 구성원들의 '해피 포인트'는 의외로 소소했다. 바로 나를 믿어주는 리더와 구성원, 그리고 이러한 환경에서 형성되는 유능감과 성취감이었다.

나아가 데이터 분석에 그치지 않고, 구성원 스스로 행복을 디자인해보는 '행복 디자인 그룹'을 만들었다. 워킹맘, 저연차 주니어 구성원 등을 비롯해 SK하이닉스 엔지지니어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스스로의 행복을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쏟아졌다. 나의 행복, 우리의 행복을 위해 콩과 행복상상타운 등을 통해 행복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구성원도 꾸준히 늘고 있다.

◇'행복 전략 디자인 그룹' 지원하거나 행복 부족 계층 되돌아보기

워킹맘 구성원과 저연차 주니어 구성원은 행복을 찾기 위해 스스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SK하이닉스 워킹맘들은 행복을 스스로 디자인하기 위한 '행복 디자인 그룹'을 결성, 올해로 2차 연도 워킹맘 디자인 그룹이 활동 중이다. 우선 워킹맘들의 요구와 '페인 포인트'를 구분하고, 데이터를 지도로 그려 행복에 이르는 핵심 키워드를 추출했다.

이를 기반으로 행복하게 일하는 환경에 대한 아이디어들이 나왔다. 워킹맘뿐 아니라 모두가 시간 빈곤을 해소하고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했고, 회사 보안 등 일하는 방식에 적합한 거점오피스를 제안했다. SK하이닉스는 이 제안을 바탕으로 실제 거점오피스를 구축 중이다.

한편, 행복 디자인 그룹에서 도출된 아이디어에 경영진과 유관부서의 지원이 더해져 다양한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 워킹맘 2기의 연구개발(R&D)공정기획 박진희 티엘(TL)은 "워킹맘에서 시작했지만, 이를 계기로 워킹맘 뿐만 아니라 워킹대디까지 모든 구성원의 행복을 만들어가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본다"며 "모든 구성원이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회사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저연차 주니어 구성원은 사내 지식블로그를 통해 온라인으로 소통하고 참여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었다. 지식블로그를 통해 저연차 구성원들의 행복데이터를 공유함으로써 행복경영의 진정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오픈 3개월 만에 2000명이 넘는 주니어 구성원들이 가입하기도 했다.

이에 더해 행복문화사무국은 저연차 구성원들이 한데 모여 소통하며 전략을 찾을 수 있는 워크숍을 개최했다. 이날 눈길을 끌었던 아이디어 중 하나는 멘토링 제도의 멘토 선발 기준이다. 지금까지 멘토 선발 시 업무 역량 등 고과가 기준이었지만, 실제 데이터를 종합해본 결과 '심리적 안전감'을 심어줄 수 있는 멘토가 더 적합하다는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다. SK하이닉스는 이런 의견을 반영해 멘토 시스템을 재정비하고 있다.

◇"리더는 구성원의 행복 만들기 과정 존중"

구성원이 행복을 찾을 수 있도록 현장의 리더들도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SK하이닉스에서는 CEO뿐 아니라 각 그룹 리더가 행복 토크를 통해 구성원과 행복에 대해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며 소통 중이다. 현재 전사적으로 2300회가 넘는 행복 토크가 진행됐다.

이석희 CEO(최고경영자)는 SK하이닉스 구성원과의 행복 토크에서 "'구성원이 행복한 회사'로 가는 우리 행복 여정은 이미 시작되었고 우리 곁에 와 있다"며 "그간 곳곳에 뿌려둔 행복 씨앗들이 모습을 드러내며 구체화된 결실로 맺어지도록 '우리'라는 시너지를 한데 모으자. 우리 함께 행복하자'고 말한 바 있다.

리더들이 조성해나가고 있는 행복 문화도 눈길을 끌고 있다. 'CIS 비즈'에서는 '구성원의 행복한 순간을 잡아라'는 주제로 행복사진전을 여는 등 직장에서 행복을 생각하고 공유하는 시간을 늘려가고 있다.

DT(디지털 전환) 조직은 구성원 공동의 행복을 만들어가기 위해 구성원 공모와 합의를 거쳐 '행복한 조직을 위한 Do’s & Don’ts'를 만들었다. 또 이 약속을 실천하며 행복한 조직을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GSM 솔루션 마케팅팀에서는 행복 설문을 개발하고 월 1회 정기적인 조사를 통해 행복데이터를 쌓아가며 공동의 행복을 위한 활동을 추진해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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