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맥주, 유흥채널 제품 가격 인상…하이트·롯데 "대략 난감"
오비맥주, 유흥채널 제품 가격 인상…하이트·롯데 "대략 난감"
  • 뉴시스
  • 승인 2021.03.23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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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비맥주, 가정 채널과 일반음식점 판매되는 500㎖ 제품 가격은 유지해
롯데칠성음료, 맥주 가격 동결 유력…하이트진로, 가격 인상 고민 커질듯

김동현 기자 = 오비맥주가 다음달 1일부터 카스, 오비라거, 카프리 등 일부 제품가격을 인상키로 했다.

하지만 가정 채널과 일반음식점에서 많이 팔리는 500㎖ 병과 캔 전 제품 가격은 동결했다. 유흥업소에 판매되는 330㎖병 제품에 대해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경쟁사인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의 선택이 궁금해진다.

23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는 다음달 1일부터 '카스프레시' '카스라이트' '오비라거' '카프리' 등 330㎖ 병과 생맥주(케그 20ℓ), 페트 1·1.6ℓ 가격을 1.36% 올린다.

카스프레시와 카스라이트 330㎖ 병은 845.97원에서 857.47원으로 11.50원 가격이 오른다. 케그는 3만430.45원에서 3만844.30원으로 413.85원 인상한다. 카프리 330㎖ 병은 1106.08원에서 1121.12원으로 15.04원 오른다.

 오비맥주의 가격 인상은 이달 초부터 맥주에 대한 주세가 종전 대비 0.5% 인상됐고 매년 주세가 오를 경우 생산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반영해 가격 조정에 나섰다. 

다만 오비맥주는 판매율이 높은 500㎖ 병과 캔 전 제품을 제외하고 330㎖ 병과 생맥주, 페트 등 유흥 업소용 제품 가격을 올렸다. 소비자 부담을 최소화하고 소상공인들이 운영하는 일반 음식점에서의 도미노 가격 인상을 막기 위해서다.

일반적으로 제조업체가 제품에 대한 출고가를 50원 인상할 경우 일반음식점 등에서 판매되는 제품 가격은 500~1000원 오른다. 이를 고려해 오비맥주는 유흥업소에 판매되는 제품 가격만 올렸다. 

맥주 가격 인상에 따른 일반 소비자들의 반감이 커지는 것을 막고 주세 인상분을 현실화함으로써 매출 하락을 최소화하겠다는 의도다. 또 경쟁사들의 가격 인상 상황을 반영해 추후 가정용 제품 인상의 여지를 열어놨다.

일단 오비맥주의 이 같은 행보는 경쟁사들에 난감한 상황을 만들었다. 가정, 유흥 채널에 공급되는 맥주 제품에 대한 가격을 일제히 올렸다면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의 가격 인상도 한결 수월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오비맥주의 선택적 가격 인상 조치로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의 제품 가격 인상도 부담스럽게 됐다. 이를 반영하듯 이들 업체들은 맥주 가격 인상에 대해 말을 아끼는 분위기를 보였다.

아직까지 세금 부담이 크지 않아 출고가 인상에 대한 계획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이 경쟁사들의 입장이다. 향후 가격 인상에 대해서는 정해진 것이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의 행보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일부 제품에 한해 가격을 인상한 뒤 시장 상황을 보고 나머지 제품 가격 조정에 나설 수 있다'와 '가격 인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매년 세금이 오를 경우 제품을 판매해도 세금만큼 수익이 줄어들 수 있어 가격 인상 카드를 꺼낼 수도 있다"며 "하이트진로의 경우 오비맥주가 가려운 곳을 긁어준 상황이라서 제품 가격 인상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다른 관계자는 "가정용 채널 제품에 대한 가격 인상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롯데칠성음료보다 하이트진로가 가격 인상을 두고 고민이 깊어질 수 있다"며 "여론을 의식한다면 가격 동결을 유지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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