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부동산 수사 잘해"…연일 '홍보' 열올리는 국수본
"우리 부동산 수사 잘해"…연일 '홍보' 열올리는 국수본
  • 뉴시스
  • 승인 2021.03.25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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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기 신도시 수사 78.5% 경찰이 검거"
본부장부터 연일 수사 자신감 드러내
검찰 수사요구 등 경찰 불신 반박 차원
특검 논의 본격화에도 "계속 수사 방침"
천민아 기자 =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전경. 2021.03.24. (사진=경찰청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천민아 기자 =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전경. 2021.03.24. (사진=경찰청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이윤희 기자 =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신도시 투기 의혹' 등을 들여다보고 있는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 수뇌부가 연일 공식석상에서 수사에 자신감을 드러내는 발언을 이어가 눈길을 끈다.

표면적으론 신경 쓰지 않는다고 하지만, 내부적으론 검찰의 직접수사를 요구하는 여론이나 정치권의 특별검사 도입 논의를 의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해석된다.

25일 경찰에 따르면 정부합동 특별수사본부(합수본)을 이끌고 있는 국수본의 최승렬 수사국장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3기 신도시 투기 의혹 수사가 진행 중인데, 1~2기 (신도시) 검찰 수사와 비교를 하곤 한다"면서 "그때(2기 신도시 수사)도 경찰이 많은 일을 했다는 것을 주지시키고 싶다"고 강조했다.

최 국장은 "2기때 (수사를 보면) 약 1만5000명을 검거했는데, 경찰이 검거한 인원이 약 1만2000명이다. 78.5%가 경찰에서 검거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3기 신도시는 수사 환경이 달라서 느리게 진행되는 것 같지만, 느리게 할 이유가 없다"며 "적법 절차 준수로 조금 속도가 나지 않는 것처럼 보여도, 저희가 능력이 없는 것이 아니라 절차에 따라 묵묵히 하고 있다"고 했다.

국수본 관계자가 2기 신도시 수사 실적 수치까지 들고나온 것은 일각에서 꾸준히 제기되는 '경찰 불신'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올해부터 시행된 수사권 조정 법안에 따라 3기 신도시 의혹 수사는 경찰이 주도하고 있다. 과거와 달리 검찰이 수사 전면에 나서지 않으면서 비판의 목소리가 일부 나왔고, 결국 정치권도 특검 논의에 들어간 상황이다.

이를 지켜보는 경찰의 속내가 편할 수만은 없다. 이에 국수본은 경찰의 수사역량을 홍보하면서 불신의 시선을 반복적으로 반박하는 모양새다.

김종택기자 = 남구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이 지난 18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경기남부경찰청에서 열린 반부패 경제범죄수사대 경기남부권 부동산 투기사범 수사상황 점검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1.03.18.jtk@newsis.com
김종택기자 = 남구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이 지난 18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경기남부경찰청에서 열린 반부패 경제범죄수사대 경기남부권 부동산 투기사범 수사상황 점검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1.03.18.jtk@newsis.com

남구준 국수본부장은 이달 8일 수사를 검찰에 맡겨야한다는 일각의 주장과 관련해 "경찰은 그동안 부동산 특별단속 등 역량을 축적해 왔다. 검찰에 맡겨야 한다는 부분은 동의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의 특검 도입 움직임이 본격화된 지난 18일에는 "국수본은 3만명이 넘는 전국 최대의 수사기관으로, 그간 경험과 노하우를 충분히 축적해 왔다고 생각한다"며 "1, 2기 신도시 관련 수사에서도 대부분 경찰 역할이 컸던 것으로 알고 있다. 전국적인 수사 사안이라는 면에서 기존 특검 인력을 보면 한계가 있지 않겠느냐는 판단이 있다"고 말했다.

여야는 지난 23일 실무협상을 시작하는 등 특검 도입을 위한 절차에 들어갔지만, 국수본은 신경쓰지 않고 할 일을 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내비치고 있는 점도 주목된다.

국수본 고위관계자는 지난 22일 기자들과 만나 "특검과 상관없이 우리가 하던 일을 계속 해나갈 것"이라며 "특검이 설치되더라도 끝까지 하던 일을 해서 그 사이 결과물이 나올 수도 있다. 개념치 않고 계속 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특검 내용이 어떻게 정해질 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는 계속 열심히 수사한다는 기조"라며 "이번 사건은 지역도 넓고 수사 범위도 방대한데, 특검은 수사 기간 등에서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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