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진 기자 = 2021시즌 프로야구 초반 화두는 '야수의 투수 기용'이다.
메이저리그(MLB)를 경험한 한화 이글스의 수베로 감독은 패배가 확실시 되자 두 차례나 타자들을 마운드에 세웠고, 롯데 자이언츠 허문회 감독은 KBO리그 최초 한 경기 야수 3명의 투수 기용이라는 진기록을 남겼다.
야수가 기울어진 경기에서 이닝을 막아주면 해당 팀은 불필요한 투수 낭비를 최소화하는 효과가 있다. 일각에서는 이런 포지션 파괴를 프로야구의 질적 하락과 연관시키기도 한다.
1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을 앞두고 만난 LG 트윈스 류지현 감독은 "크게 지고 싶지는 않다"는 내용을 전제로 "기본적으로 야수들을 올릴 생각은 없다"고 조심스레 전했다.
류 감독은 "그런 상황이 벌어지지 않게끔 해야겠지만, 정말 던질 선수가 없을 때가 올 수도 있다. 하지만 휴식을 주겠다고 했던 선수들을 갑자기 올리는 것은 추후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면서 "기본적으로 야수를 등판시키겠다는 생각을 먼저 갖고 있지는 않다"고 소개했다.
LG는 전날 두산에 1-3으로 져 4연승에 실패했다. 앞선 두 경기에서 14이닝 무실점 4피안타 18탈삼진의 완벽한 모습을 선보였던 외국인 투수 수아레즈는 3이닝 3피안타 3실점으로 부진했다.
류 감독은 "두산 선수들이 잘했다고 본다. 2S 이후에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를 커트해 쉽게 삼진을 안 당했다. 투구수가 늘어나면서 자연스레 어려움을 겪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위닝 시리즈가 걸린 이날 선발 라인업에서는 주축 내야수 오지환과 김민성이 모두 빠졌다. 김주성과 구본혁이 빈 자리를 채운다.
류 감독은 "오지환은 허리의 피로도가 좀 있다. 체력 안배를 시켜주는 것이 맞다고 봤다"면서 "김민성의 4월 한 달 일요일 휴식은 계획했던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선발 투수 이민호는 올해 첫 등판이다. 다른 투수들에 비해 조금 늦은 시작인만큼 무리할 계획은 없다. 류 감독은 "투구수 70~80개 정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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