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취임 100일]②'집단 면역' 목표 목전…백신 성적표 '청신호'
[바이든 취임 100일]②'집단 면역' 목표 목전…백신 성적표 '청신호'
  • 뉴시스
  • 승인 2021.04.29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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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00일 이내 '2억 회분' 접종 목표 달성…"해냈다"
지지율 50%대 흐름 속…코로나19 대응 성적 '청신호'
해외 백신 반출에는 '신중'…일각선 백신 정치화 우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21일 백악관에서 코로나19 백신 2억 회분 접종 달성 기념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난영 기자 = 취임 100일을 맞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대표적으로 호평을 받는 분야는 '코로나19 대응'이다. 미국은 지난해 전 세계를 덮친 코로나19 팬데믹 국면에서 최다 확진국의 오명을 썼다. 그러나 가속화한 백신 접종으로 이젠 집단 면역 달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취임 100일 이내 '2억 회분' 접종 목표 달성…"해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1일 백악관에서 취임 100일 이내 코로나19 백신 '2억 회분' 접종 목표를 달성했다는 자축성 기자회견을 열었다. 대통령 연설대 뒤쪽에는 성조기와 함께 '2억 회분 코로나19 접종(200 MILLION COVID SHOTS)'이라는 문구가 큼지막하게 걸렸다.

바이든 대통령은 당초 100일 이내 코로나19 백신 1억 회분 접종을 목표치로 제시했었다. 그러나 예상보다 백신 접종이 속도감 있게 이뤄지며 중도에 목표치를 2억 회분으로 상향했다. 5월1일을 목표로 했던 '성인 전부' 접종 자격 부여도 지난 19일 미리 달성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미국에선 26일 기준 총 2억3076만8400여 건의 백신 접종이 이뤄졌다. 전체 인구 42.5%에 달하는 약 1억4096만9600여 명이 1회 이상 백신을 맞았으며, 18세 이상 성인 접종자는 53.9% 수준인 1억3917만900여 명에 이른다.

오는 7월4일 미 독립기념일을 기점으로 코로나19 이전으로 국가 운영을 정상화한다는 게 바이든 행정부가 추구해온 목표였다. 이미 인구 절반이 최소 1차례 이상 백신을 맞은 만큼, 순조로운 백신 접종에 힘입어 일단 7월4일 정상화 목표도 순풍을 타는 모양새다.
 

50%대 국정 지지율…코로나19 대응 성적표는 '청신호'

   
순조로운 자국민 상대 백신 접종은 취임 100일을 맞아 이뤄진 각종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코로나19 대응' 분야 성적을 견인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와 ABC가 25일 발표한 바이든 대통령 취임 100일 합동 여론조사에선 응답자 64%가 바이든 대통령의 코로나19 대응 방식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는 같은 조사에서 나타난 바이든 대통령 국정 수행 전체 지지도(52%)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NBC가 진행한 취임 100일 여론조사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은 코로나19 대응 분야에서 69%(전체 지지도 53%)라는 높은 지지를 얻었다. CBS가 여론조사기관 유고브와 진행한 여론조사에선 응답자 65%(전체 지지도 58%)가 바이든 대통령 코로나19 대응을 긍정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백신 접종 2억 회분 달성 기자회견에서 "미국인이 백신을 맞게 한 우리 행정부의 업적이 자랑스럽다”라며 “이건 미국의 성과다. 강력한 단합과 결의, 단합이 우리에게 무엇을 가져다줄지에 대한 증명"이라고 발언, 정부 직원들과 국민에 찬사를 보냈다.
 

해외 백신 반출에는 '신중'…일각선 백신 정치화 우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공식 트위터를 통해 자국 성인 모두에게 백신 접종 자격이 주어졌다며 조속한 접종을 독려했다.

그러나 순조로운 자국 백신 접종 상황에도 불구하고 바이든 행정부는 자국 백신 해외 반출에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해 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백신 접종 2억 회분 달성 기자회견에서 해외 백신 반출에 관해 "자신 있게 해외로 보낼 만큼 (백신을) 보유하지 못했다"라고 밝혔다.

중국과 러시아는 중남미를 비롯한 해외에 백신을 지원하며 이른바 '백신 외교'를 활발히 펼쳐 왔다. 그러나 백악관은 지난 3월 초 "러시아와 중국이 자신들이 장악 못 한 국가와 관계를 맺기 위해 백신을 이용하는 상황을 우려한다"라면서도 "최우선순위는 미국인 접종"이라고 밝혔었다.

일각에선 이처럼 백신 해외 반출에 좀처럼 나서지 않는 바이든 행정부의 태도를 두고 '백신 정치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지난 3월 대중국 견제 안보 연합체 '쿼드(Quad)' 4개국 회의에서 코로나19 논의가 이뤄진 만큼, 쿼드 협조와 백신 지원을 연계하리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미 행정부는 공식적으로는 '백신 정치화'에 거리를 뒀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27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백신 반출 시기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정치적 대가나 어떤 종류의 거래 대가로 (인도 국민의) 팔에 주사를 놓는 게 아니다"라고 밝혔다. 인도는 쿼드 참가국이다.
 

전 세계 백신 불균형 심각…'고립주의' 비판한 바이든 행보는
코로나19 창궐 1년이 지나며 전 세계적인 백신 불균형은 날로 심각해지는 상황이다. 미 언론 액시오스에 따르면 국제 온라인 데이터 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 기준 26일까지 전 세계에선 코로나19 백신 10억 회분 접종이 마무리됐는데, 절반 이상 접종이 강대국에서 이뤄졌다.

구체적으로 미국과 유럽연합(EU), 영국 등에 백신 기접종분이 쏠려 있다. 미국은 전 세계 백신 접종의 29%, EU는 13%, 영국은 5%를 차지한다고 추산되며, 이는 도합 47%에 이른다. 이 밖에 중국이 전 세계 백신 접종 22%, 인도가 14%를 차지한 것으로 파악된다.

외교 정책에서 미국 우선의 고립주의 노선을 펼쳐 온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달리, 바이든 행정부는 동맹 보수와 국제적 화두 재관여를 꾀해 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월 초 국무부 청사를 방문해 "미국은 더는 국제무대에 부재해선 안 된다"라고 했었다.

이런 기조를 내세운 바이든 행정부가 여전히 전 세계적 화두인 코로나19 대응에서 백신 반출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자 이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에 일단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6000회 분을 타국에 제공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미 언론 액시오스는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이 사용하지 않는 백신을 수출할 의향이 있다는 사실은 보여줬다"라며 "(그러면) 명백하게 제기될 다음 질문은 언제 그가 (백신) 반출을 허용하느냐"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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