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 치료제
알츠하이머 치료제
  • 박준영 기자
  • 승인 2018.12.06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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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왕벌이 먹는 로열젤리에 대해 5일 '가디언'지는 이전까지 미궁에 빠져 있던 로열젤리에 대한 매우 중요한 사실을 밝혀냈다고 보도했다.

벌집 안에서 유충을 키우는 젊은 일벌들은 인두선에서 끈적끈적한 분비물을 생성한다. 이 우윳빛의 분비물이 벌들에게 매우 귀한 음식인 로열젤리다. 처음에는 모든 유충들에게 이 귀한 음식이 주어지고, 부화 후 2~3일이 지난 일벌 유충들에게는 로열젤리 공급이 중단된다. 반면 한 마리의 유충에게는 생후 첫 4일간 오로지 로열젤리만 주어진다. 이렇게 초기에 집중적으로 영양 공급을 하면, 그 애벌레는 알을 낳을 수 있을 만큼 성숙된 난소를 포함해 여왕벌 형태를 갖추게 된다.

평생 로열젤리를 먹고 사는 여왕벌은 그 수명이 일벌의 40배나 된다. 이런 점에서 고대에는 로열젤리를 장수와 회춘의 비약으로 여겨왔다.

스탠포드대 연구팀역시 로열젤리에 깊은 관심을 갖고 그 안에 들어있는 '로열락틴(royalactin)'이라는 단백질 성분을 집중적으로 분석해왔다. 그리고 쥐 실험을 통해 이 줄기세포 기능을 활성화하는 탁월한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줄기세포는 여러 종류의 신체 조직으로 분화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미분화 세포를 말한다. 미분화 상태에서 적절한 조건을 갖춰주면 다양한 조직 세포로 분화가 가능하다.

스탠포드대 연구팀은 사람 등 동물에게 '로열락틴'과 유사한 성분을 투입할 경우 줄기세포의 갱신능력을 활성화해 새로운 세포를 더 많이 만들어 내고, 손상된 세포를 더 빨리 회복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연구팀을 이끈 스탠포드대 케빈 왕(Kevin Wang) 교수는 로열젤리가 특히 알츠하이머처럼 대뇌피질 세포가 파괴되는 신경변성 질환 치료 등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로열젤리를 지속적으로 섭취한 일벌 유충이 여왕벌로 변신하는 것처럼 다른 동물이 로열젤리를 섭취할 경우 효과를 보지 않겠는냐는 판단이다. 연구에서 로열젤리가 동물들의 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스탠포드대의 이번 연구 결과는 이전의 연구 결과를 과학적으로 입증한 것이다.

논문은 4일 과학저널 '네이츠 커뮤니케이션즈' 4일자에 실렸다. 논문 제목은 'Honey bee Royalactin unlocks conserved pluripotency pathway in mammals'이다.

연구팀은 인간의 태아가 이전의 배발육 단계에서 로열락틴과 유사한 구조의 단백질 성분이 줄기세포 생성을 활성화하는 등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단백질의 이름은 '비욘세'라 명명했다. 이 단백질이 부족할 경우 알츠하이머, 심부전, 근육소모와 같은 세포의 죽음으로 인해 질병들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이 단백질 구조를 면밀히 분석하고 있다.

왕 교수는 "로열락틴과 닮은 이 단백질 성분을 모방해 의약품을 개발할 경우 새로운 줄기세포를 공급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현재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로열젤리를 통한 의약품 개발은 왕 교수가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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