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중국산 김치 기피현상에 외식업계 '속앓이'
커지는 중국산 김치 기피현상에 외식업계 '속앓이'
  • 뉴시스
  • 승인 2021.05.23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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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몸 절임 배추 파문에 식중독균 검출까지 소비자 불신↑
국내산 김치 만드는 비용 중국산 대비 3~4배 높아 고민中
외식업계 "中 김치 철저한 관리감독으로 불안감 낮춰야"

김동현 기자 = 알몸 절임 배추 파문, 식중독균 검출 등으로 중국산 김치를 기피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지면서 외식업계가 속앓이를 하고 있다. 중국산 김치 기피 현상을 고려해 국내산 김치로 바꾸고 싶지만 쉽지는 않다는 것이 외식업계의 하소연이다.

배추를 비롯해 고추가루 등 국산 김치를 만드는 데 드는 비용이 3~4배 가량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국내산 김치를 제공할 경우 음식을 팔아도 남는 것이 없다는 것이 이들의 고민이다.  

23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18일 수입 신고된 중국산 김치 289개 제품에 대해 통관 검사를 벌인 결과 15개 제품에서 식중독 원인균이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지난 3월 중국의 김치 공장에서 비위생적으로 김치를 담그는 모습이 국내에 공개된 이후 실시된 통관 검사에서 289개 제품 중 15개 제품이 검사 기준에 부적합 판정을 받은 것이다.

식품당국이 지난 3월 알몸 절임 배추 영상이 공개됐을 당시 국내에 들어오는 제품과의 연관성이 낮다고 설명했던 것과 정 반대의 결과다.

약 300개 제품 중 15개 제품만 부적합 판정을 받았고 해당 제품은 모두 반송 또는 폐기하도록 조치했지만 소비자들의 불안감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이를 보여주듯 중국산 김치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피 현상은 알몸 절임 배추 파문 영상이 공개된 3월 이후 현재까지 맘까페를 비롯해 다양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다.

실제로 일부 네티즌은 '집밖에서는 김치를 먹지 않는 것이 좋겠다', '식당에 가면 중국산 김치를 먹어요?' 등의 글을 통해 중국산 김치 소비에 대한 경각심을 다른 소비자에게 주고 있다.

이 같은 소비자들의 중국산 김치 기피 현상은 외식업계를 고민에 빠뜨리고 있다. 식당을 운영하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은 코로나19로 매출 직격탄을 맞은데다 원재료값 상승에 중국산 비위생 김치 논란까지 삼중고다.

한국산 김치를 내놓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외식업계는 음식을 팔아도 마진이 전혀 남지 않는다는 게 이유다. 중국산 대비 3~4배 이상의 원가가 소요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김치를 유료로 제공하는 것도 힘들다. 물과 마찬가지로 국내 식당에서는 오래전부터 김치류 반찬을 메인 음식에 함께 내놓는 서비스 음식의 개념으로 제공하기 때문이다.

국내산 김치를 유료로 판매할 경우 이를 사먹는 고객이 얼마나 될 수 있을 지 여부도 미지수인데다 자칫 유료 김치 판매가 소문이 날 경우 고객들의 방문이 급감할 소지도 있다.

외식업계 일각에서는 국내로 들어오는 중국산 김치에 대한 철저한 관리·감독을 통해 국민들의 불안감을 낮추는 것이 급선무라는 조언이 제기된다. 

고양시 원흥동에서 족발집을 운영하는 한모(49)씨는 "중국산 알몸 김치 파문 이후 국내산 김치를 사용하는 지 여부를 묻는 고객들이 늘어났다"며 "영세한 식당에서는 중국산 김치를 국내산으로 대체하기 쉽지 않다. 그렇다고 유료로 김치를 제공할 경우 어떤 한국인이 그 식당에 방문하겠는가. 국내로 들여오는 중국산 김치에 대한 품질 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말했다.

외식업중앙회 관계자는 "중국산 김치 기피 현상이 나타난 이후 많은 식당들이 중국산 김치 대신 다른 반찬을 제공하고 저렴한 가격으로 만들 수 있는 제철 김치를 선보이고 있다"며 "식약처 등에서도 국내에 들어오는 중국산 김치에 대한 철저하게 관리·감독을 벌여 국민들의 불안감을 낮추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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