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안암병원 박성미 교수팀, 심실 수축·이완 간격 QT 이용 예측모델 제시
고대안암병원 박성미 교수팀, 심실 수축·이완 간격 QT 이용 예측모델 제시
  • 오신기 기자
  • 승인 2021.06.03 06: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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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순환기내과 박성미 교수

협심증은 심장에 산소를 공급하는 관상동맥에 협착이 생겨 흉통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심근경색으로 진행해 생명에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어 조기 발견과 치료가 필요하다. 하지만 가슴이 아픈 증상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아 가슴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은 근골격계 질환, 대상포진, 호흡기질환, 정신질환 등 다른 질환이 원인인 경우도 많아 있어 협심증을 감별해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순환기내과 박성미 교수팀(조동혁, 박성미)은 최근 한국인에게 적합한 협심증 예측모델을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기존의 서양인 기준의 협심증 모델에 심전도 검사항목 중 하나인 'QT' 간격을 추가해 한국인 협심증의 예측력을 획기적으로 높였다는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기존의 협심증 예측모델은 환자의 나이, 성별, 흉통의 양상, 동반 심혈관질환을 근거로 협심증을 예측한다. 하지만 담당 의사가 기존 예측모델을 기반으로 환자를 열심히 진료하더라도 협심증 환자를 놓치는 경우가 있다. 이렇게 놓친 환자가 심혈관 사망의 1/3을 설명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을 정도로 예측모델의 정확도가 높지 않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연구팀은 협심증 환자들이 협심증이 없는 사람에 비해 QT간격이 크다는 것에 주목했다. QT는 심전도 검사항목중 하나로, Q파의 시작에서 T파의 끝까지의 시간을 말한다. 심실이 수축하기 시작한 시점부터 이완을 마칠 때까지의 간격이다.

박 교수팀은 2012년 1월부터 2018년 5월까지 흉부증상을 호소한 환자 1741명이 국내 11개 병원의 외래에서 측정한 심전도 QT간격을 확인했다. 연구결과 협심증 환자에서 QT간격은 444msec, 비협심증 환자에서 429msec로 유의한 차이를 나타났다.

또 협착된 관상동맥의 수가 많고 협착정도가 심할 수록 QT간격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QT간격의 증가는 증가하지 않은 환자에 비해 2.27배 협심증의 위험도가 높았다. QT간격이 협심증 진단과정에서의 중요한 지표로 활용할 수 있다는 사실이 입증된 것이다.

박 교수는 "심전도는 대부분의 의료기관에서 흉통 환자에게 시행할 수 있는 비교적 간단한 검사"라며 "이 연구 결과는 비싼 비용이 드는 검사 없이도 협심증의 예측력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으며 이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협심증 환자를 보다 정확하게 진단해 국민 건강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또 박 교수는 "특히 여성환자에서와 같이 비전형적인 흉통으로 내원했을 때 서양인 남성을 기반으로 개발된 기존 예측모델로는 협심증에 대한 위험도를 예측하기가 어려웠다"며 "이번 연구로 개발된 예측모델의 적용을 통해 비전형적인 흉통의 진단정확도를 높이고 조기 발견 및 치료로 예후를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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