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인종차별로 번진 유로 후폭풍…케인 "당신들 팬 아냐"
잉글랜드, 인종차별로 번진 유로 후폭풍…케인 "당신들 팬 아냐"
  • 뉴시스
  • 승인 2021.07.13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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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 극성 팬, 승부차기 실축한 비백인 선수들 향해 SNS 테러
12일(현지시간) 영국 맨체스터 콥슨 거리의 한 카페 벽면에 있는 마커스 래시포드(맨유)의 벽화가 인종차별적인 내용으로 훼손돼 시민들이 그 위에 응원 메시지를 붙이고 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잉글랜드 대표팀은 SNS에서 인종차별적 욕설이 아닌 영웅으로 찬사 받을 자격이 있다"라며 이탈리아와의 결승전에서 승부차기를 실축한 잉글랜드 흑인 선수 3명을 향한 인종차별적 학대를 비난했다. 잉글랜드는 11일 유로 2020 결승전 이탈리아와의 연장 끝 승부차기에서 래시포드의 킥은 골대에 맞고 제이든 산초, 부카요 사카의 슛은 골키퍼에 막히며 2-3으로 패했다. 2021.07.13.
12일(현지시간) 영국 맨체스터 콥슨 거리의 한 카페 벽면에 있는 마커스 래시포드(맨유)의 벽화가 인종차별적인 내용으로 훼손돼 시민들이 그 위에 응원 메시지를 붙이고 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잉글랜드 대표팀은 SNS에서 인종차별적 욕설이 아닌 영웅으로 찬사 받을 자격이 있다"라며 이탈리아와의 결승전에서 승부차기를 실축한 잉글랜드 흑인 선수 3명을 향한 인종차별적 학대를 비난했다. 잉글랜드는 11일 유로 2020 결승전 이탈리아와의 연장 끝 승부차기에서 래시포드의 킥은 골대에 맞고 제이든 산초, 부카요 사카의 슛은 골키퍼에 막히며 2-3으로 패했다. 2021.07.13.

박지혁 기자 = 잉글랜드 축구가 사상 처음으로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우승에 도전했다가 최종 문턱에서 승부차기 패배로 무릎을 꿇은 가운데 인종차별 후폭풍이 거세게 불면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잉글랜드는 12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이탈리아와 유로2020 결승에서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2-3으로 패했다.

안방에서 첫 우승을 노렸던 잉글랜드는 선제골을 넣고도 이를 지키지 못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그런데 스포츠 경기가 인종차별과 혐오 후폭풍으로 이어지고 있다.

광적인 것으로 유명한 잉글랜드 팬들이 승부차기에서 실축한 3명의 선수들을 향해 선 넘은 혐오 공세를 펼치고 있다.

공교롭게 실축한 마커스 래시포드(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제이든 산초(도르트문트), 부카요 사카(아스날)는 모두 비백인 선수여서 인종차별 논란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일부지만 팬들은 이들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혐오와 인종차별적 발언을 퍼부었다. 원숭이 그림을 통해 비하하는 표현도 서슴지 않았다.

보리스 존슨 잉글랜드 총리가 직접 나서 "잉글랜드 선수들은 인종차별을 당할 게 아니라 영웅으로 칭송받아야 한다"며 "인종차별은 끔찍한 행동이다. 이런 행동을 하는 사람들은 스스로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잉글랜드축구협회 역시 "끔찍하고 역겨운 행동이다. 가장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는 한편, 선수들을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을 보탰다.

래시포드의 고향에 그려진 그의 벽화는 훼손되기도 했다. 그를 지지하는 팬들이 다시 응원 메시지로 채웠으나 뒷맛이 씁쓸하다.

래시포드는 "모두를 실망하게 한 기분이다.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미안하다'는 것이다"면서도 "내 출신에 대해선 절대 사과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사우스 맨체스터에서 태어난 흑인 마커스 래시포드, 23세다"고 강경하게 맞섰다.

잉글랜드의 주장이자 스타플레이어 해리 케인(토트넘)은 SNS에 "세 선수들은 불쾌한 인종차별이 아닌 지지를 받아야 한다. SNS에서 누군가를 혐오한다면 당신은 잉글랜드 팬이 아니다. 우리는 당신을 원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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