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택시, 앞뒤좌석 비닐 커튼 쳐진게 전부
4일간 호텔내 자가격리…15분간만 외출 허용
문성대 기자 = 7월18일 도쿄올림픽(7월23일~8월8일) 취재를 위해 일본 나리타공항으로 향하는 마음은 무거웠다.
지난 17일 유승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후 도쿄 인근 호텔에 격리됐고, 올림픽 선수촌과 일부 국가의 입국 선수 중에서도 확진자가 나왔기 때문이다.
유 위원은 올림픽 한국 취재진과 마찬가지로 두 차례의 코로나 예방 접종과 일본 입국 전 실시한 96시간 내, 72시간 내 코로나 검사를 모두 받았지만, 일본 입국 후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한국의 일부 취재진은 우려를 안고 18일 오전 나리타공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출발은 순조로웠다. 일본에 가까워지면 나타나는 이상 기류도 없었고, 날씨 또한 매우 화창했다.
일본 입국과 동시에 입국 심사가 이뤄졌다. 공항 내 올림픽 스태프는 수 많은 서류를 체크하고, 확인 도장을 찍었다. 다소 피곤할 정도로 서류가 많았다.
가장 중요한 관문은 역시 코로나 검사였다. 한국에서 지난 14, 15일 이틀에 거쳐 코로나 검사를 받았지만, 일본에 입국하기 위해서는 다시 최종 관문을 통과해야 했다.
일본 입국은 면봉을 이용한 목, 콧속을 검사하는 PCR 검사가 아닌, 침을 이용한 검사가 이뤄진다.
검사 결과 음성이 나와야 무사히 일본 공항을 빠져나갈 수 있다.
이날 공항에서 나오는데만 총 3시간 가량 걸렸다.
최근 일부 한국 취재진은 공항 대기시간이 너무 길었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무려 5~6시간이나 걸렸다고 했다.
이는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와 일본 정부의 '활동계획서' 승인이 늦어졌기 때문이다. 활동계획서는 각 언론사들의 동선을 파악하기 위한 수단이다.
또한 공항 내에서 서류를 처리하는 스태프 인원이 너무 적어 벅차 보였다.
이에 일부 취재진은 통상적인 4일 격리가 아닌 14일 격리 서약서를 쓰고 일본에 입국하기도 했다. 단, 격리 기간 중 승인이 떨어지면, 바로 취재가 가능하다는 조건을 달았다.
시간이 지날 수록 승인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자, 급기야 선입국, 후승인 절차로 취재진을 입국시키기에 이르렀다.
코로나 시대의 첫 올림픽이라고 해도, 1~2달 전부터 이어져온 까다로운 취재 절차와 늑장 행정 절차는 취재진을 가장 곤혹스럽게 한 부분이다.
일본에 입국한 후에도 방역 시스템에 대한 불안은 여전했다. 안심·안전한 대회를 열기 위한 시스템은 견고해 보이지 않았다. 수 많은 대기인원은 안전거리도 유지하지 않았고, 자원봉사들도 다소 느슨해 보였다.
나리타 공항에서 버스로 도쿄 시내로 이동한 후 조직위에서 마련한 '방역택시'를 이용해 힘겹게 호텔로 입성했다.
방역택시라고 부르지만, 일반택시와 별반 다르지 않다. 앞좌석과 뒷자석 사이에 비닐 커튼이 있고, 이마저도 일부분은 찢어진 상태였다.
앞으로 4일간의 격리가 기다린다. 4일동안 호텔 밖을 나갈 수 없다.
단, 식료품 등을 사기 위한 15분의 외출은 가능하다. 15분이란 시간이 어떻게 도출됐는지 모르지만, 기준이 다소 모호하다.
촉박한 시간으로 인해 '우버이츠' 어플을 이용해 음식을 배달받는 사람도 늘고 있다.
대회 기간 스스로 진단 키트를 이용해 코로나 검사를 진행하고, 보고해야할 의무도 있다. 직분에 따라 매일 검사를 실시하는 취재진도 있다.
일본의 여러 가지 노력에도, 대회 시작 전부터 선수촌에서 감염자가 나오는 등 곳곳에서 불안감이 감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