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장애의 유형
선택 장애의 유형
  • 장원영 기자
  • 승인 2018.12.26 06: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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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 장애를 가진 사람과 함께 생활하면 여러 가지가 불편해진다. 내가 모든 것을 다 결정해야 할 것 같은데 그렇다고 내가 편하게 선택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선택의 어려움을 나타내는 질환을 따로 분류하고 있지 않다. 선택의 어려움이 특정의 질병을 가리킨다고 보지 않고 서로 다른 원인으로 나타날 수 있는 현상으로 이해한다.

먼저 자신이 세상의 중심이라고 생각하는 유아기적 사고에 빠진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은 세상의 모든 일이 자신에 의해 결정된다고 믿는 사람들이다. 누구나 어릴 때는 이런 식의 사고를 하게 된다. 자라면서 자신이 그렇게 전능한 존재가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된다. 이런 사고의 성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어른이 되어서도 자신이 모든 것을 좌우하는 힘이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이런 사람들은 자신의 선택이 너무 심각한 결과를 가져온다고 생각하기에 오히려 선택하기를 주저하는 선택 장애에 빠지게 된다.

책임을 두려워하는 경우다. 선택의 결과가 잘못되면 어마어마한 처벌이 올거라고 예측하면 선택을 할 때 극도로 주의하게 된다. 타고나길 겁이 많고 예민한 성격인 사람이거나 과도하게 엄격한 부모 밑에서 자란 사람들이 이런 성향을 갖게 된다. 

마지막으로 모든 것을 다 가지고 싶어 하는 유형의 사람들이 있다. 선택은 선택되지 않은 것들을 포기하는 것이다. 포기하길 어려워하고 다 가지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역시 선택하지 못한다. 이들은 선택을 그 선택을 경험하기보다는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즉 희망과 꿈을 더 좋아하는 경우다. 현실의 고통을 피하고 희망의 달콤함을 취한 것이다. 이들은 항상 가능성을 꿈꾸면서 현실을 누릴 수 있는 기회를 포기한다.

자신의 주관을 드러내고 선택을 하며 그 책임을 경험하는 훈련은 평생에 걸쳐 일어난다. 하지만 특징적으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시기가 있으니 걸음마기와 청소년기이다. 

선택을 하고 성공과 실패를 경험하면서 성장해 나가야 하는 시기에 부모가 선택해준 답대로 공부하고 전공도 부모가 정해준대로 가는 경우가 많다. 자신의 기준과 가치를 알아야 하고 스스로의 취향에 따른 선택을 해 가면서 선택과 책임을 배워야 하는 데 그런 기회를 박탈당하고 있다. 

선택 장애는 단순히 점심 메뉴를 정하지 못하는 문제만 일으키는 것이 아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선택하고 그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면서 교훈을 얻는다면 우리는 인생의 주체가 될 수 있다. 비록 돌아가고 힘들지라도 자신의 삶을 사는 자유인의 삶이 안전하고 안락한 대리자의 삶보다 가치 있고 행복하다는 것을 선택 장애를 가진 사람을 보면서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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