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조이기 본격화에…아파트 거래절벽 심화 예고
대출 조이기 본격화에…아파트 거래절벽 심화 예고
  • 뉴시스
  • 승인 2021.08.24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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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 크게 줄어 2년 새 최저 예상
집값 단기간 급격히 올라 거래 성사되기 어려운 환경
거래절벽 속에서도 집값 고공행진…"수급 불균형 탓"

강세훈 기자 = 가계대출 조이기가 은행에 이어 저축은행, 상호금융 등으로 확대되면서 부동산 시장 거래절벽 현상이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다만 거래절벽에도 불구하고 집값 하락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24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지난 23일 기준으로 857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 신고기한(계약일로부터 30일 이내)이 아직 일주일 가량 남아 있어 매매 거래 건수가 더 늘어날 가능성은 있지만 현 추세를 감안하면 올해 들어 가장 적은 거래량이 확실시되고 있다.

올해 월별 거래량이 가장 적었던 달은 4월로 3665건이었다. 또한 지난 2019년 2월 기록한 1459건 이후 2년 반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가능성도 있다.

지역별로 보면 매매거래가 50건을 넘는 자치구는 강남구(189건)와 구로구(63건) 뿐이다. 강남구의 경우에도 10년 공공임대아파트 조기 분양 전환(167건)을 제외하면 실제 매매 거래는 극히 적어 서울 전역에서 거래가 감소하고 있는 셈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집값이 단기에 급격하게 올라 거래가 성사되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지적한다. 여기에 최근 금융권의 대출 제한 기조가 강화하고 있는데다 기준금리 인상도 초읽기에 들어간 상태라 역대급 거래절벽으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높아진 가격에 부담을 느낀 매수자들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는 반면 매도자들은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고 예상해 매물을 거두면서 거래절벽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며 "가격이 너무 오른 상황에서 자기자본으로 매수 하는데 한계가 있는데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관리를 이유로 부동산 관련 대출을 점점 옥죄고 있어 매수자들 입장에서는 곤혹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국부동산원이 19일 발표한 8월 셋째 주(16일 기준)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은 0.21% 상승해 전주(0.20%) 대비 0.01%포인트 올랐다. 이는 2018년 9월17일 0.26% 상승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최근 NH농협은행이 신규 주택담보대출을 전면 중단한데 이어 우리은행은 전세자금대출을, SC제일은행은 일부 주담대 취급을 중단키로 했다. 또 카카오뱅크는 개인 신용대출 한도를 연소득 1배로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에 더해 금융당국은 저축은행·상호금융 등 제2금융권을 향해서도 신용대출 한도를 제한하라고 요구, 대출중단을 단행하는 은행들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반면 부동산 시장에서는 거래 급감 속에서도 가격은 오히려 뛰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주택 공급 부족에 따른 수급불균형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지만 정부의 공급대책이 아직까지는 별다른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란 지적이 나온다.

지난주 서울 아파트 가격은 일주일 전에 비해 0.21% 올라 2018년 9월 이후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부동산원의 7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1억930만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11억원을 돌파했다. 전달(9억2813만원) 대비 1억8117만원 상승했다.

시장에서는 거래가 한산한 가운데서도 신고가를 경신하는 단지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강남구 압구정동 영동현대1차 전용면적 63㎡는 지난달 26억1000만원(1층)에 손바뀜 돼 최고가를 새로 썼다.

또 성북구 길음동 롯데캐슬클라시아 전용면적 84㎡ 입주권이 지난달 24일 16억3000만원에 거래돼 직전 가격(15억원) 보다 1억원 넘게 올랐다. 

농협중앙회가 27일부터 비조합원에 대한 신규대출을 중단한다. 지난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중앙회는 27일부터 지역농·축협에서 준조합원·비조합원을 대상으로 한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을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은 가계부채 관리 강화 기조에 따라 대출 증가율이 높은 지역 농·축협을 특별관리 대상으로 삼고, 농협중앙회에 보완 조치를 요구했다. 사진은 24일 서울시내에 위치한 지역농협에 대출안내 현수막이 붙어 있는 모습.

특히 고가 아파트를 위주로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면서 호가를 수천만원씩 끌어올리는 사례도 반복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거래절벽 속에서도 신고가 거래가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권 팀장은 "이 정부 들어 여러차례 부동산 대책이 나왔지만 번번이 실패했고, 공급대책도 차일피일 지연되고 있는 탓에 매도자들은 가격이 더 오를 것이란 생각이 강한 상황"이라며 "시장에 매물이 증가할 만한 요인이 없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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