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진 기자 = 단기전에서 첫 경기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특히 3판2선승제의 짧은 시리즈라면 1차전 결과가 성패를 좌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4일 개막하는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는 3판2선승제다. 2008년부터 줄곧 5판3선승제를 유지했지만 코로나19 여파에 따라 2년 연속 축소 운영된다.
1차전의 가치는 기록으로도 쉽게 알 수 있다.
올해와 같은 3판2선승제로 치러진 총 17번의 준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승리팀은 예외없이 시리즈를 가져갔다. 플레이오프 진출 확률 100%다.
적어도 3판2선승제의 준플레이오프에서는 한 번 잡은 분위기를 다시 내주는 현상은 벌어지지 않았다. 첫 경기 승리팀이 기세를 몰아 2차전까지 잡아낸 경우도 10번이나 된다.
두 시즌 연속 플레이오프 문턱에서 마주한 LG와 두산 역시 이런 흐름을 모를 리 없다.
정규시즌 3위를 차지한 LG는 앤드류 수아레즈를 선발로 예고했다.
수아레즈는 23경기에서 10승2패 평균자책점 2.18을 기록했다. 잦은 부상 이탈로 115⅓이닝을 소화하는데 그쳤지만 구위만 보면 팀에서 가장 좋다.
두산전에는 세 차례 나서 1승1패 평균자책점 3.38을 기록했다.
4월17일 첫 만남에서 3이닝 5피안타 3실점으로 조기 강판된 수아레즈는 바로 다음 맞대결인 5월6일 7이닝 2실점 호투로 승리를 챙겼다. 승패 없이 물러난 6월11일에도 6이닝 1실점으로 내용은 괜찮았다.
두산은 최원준에게 기대를 건다. 아리엘 미란다와 워커 로켓이 동반 이탈한 선발 마운드에서 가장 믿음직한 카드다.
최원준은 올해 12승4패 평균자책점 3.30으로 팀내 토종 선수 중 가장 많은 승리를 챙겼다. LG전에는 4월17일 한 차례 등판해 6이닝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시즌 막판 다소 흔들린 것이 마음에 걸린다. 마지막 4경기에서 최원준은 승리없이 2패 평균자책점 7.31에 그쳤다. 소화 이닝(16이닝)에 두 배 가까운 피안타(27개)로 조금은 힘이 빠진 모습이었다.
최근 열흘 간 최원준의 선발 출격은 벌써 세 번째다. 지난달 26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77구(4⅔이닝)를 던진 최원준은 3일 쉬고 다시 마운드에 올라 30일 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67개(3⅔이닝)를 뿌렸다.
투수구가 많진 않았지만 팀 사정상 등판 간격이 충분한 휴식을 취하기가 어려웠다.
수아레즈-켈리라는 막강한 원투 펀치를 보유한 LG와 달리 선발진 꾸리기가 여의치 않은 두산인 만큼 최원준의 호투가 더욱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