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 당뇨병 환자 당화혈색소 수치 개선
소아 당뇨병 환자 당화혈색소 수치 개선
  • 전현철 기자
  • 승인 2021.12.30 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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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연속혈당측정기, 인슐린 펌프 등 당뇨병 관리 기기가 도입되면서 지난 10년 간 국내 1형 당뇨병(소아 당뇨병) 환자의 당화혈색소 수치(혈당관리 지표)가 개선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재현 교수 연구팀은 2010년에서 2019년까지 국내 7개 대학병원에서 추적 관찰하던 소아청소년 1형 당뇨병 환자 총 752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당화혈색소가 평균 8.56%에서 8.01%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29일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당화혈색소 감소 현상은 남성, 어린 연령대, 채혈 없이 실시간 혈당을 측정하는 연속혈당 측정기를 사용하는 환자들 사이에서 두드러졌다. 당화혈색소란 헤모글로빈에 포도당이 결합된 것으로, 혈당(혈액 속 포도당)조절 상태를 알 수 있다. 혈당이 많으면 헤모글로빈에 더 많이 달라붙게 돼 당화혈색소 수치가 올라가고, 혈당이 적으면 헤모글로빈에 적게 달라붙어 수치가 내려간다.

또 최신 의료기기를 사용하는 환자들은 당화혈색소 조절이 수월했고 당뇨병 합병증을 경험할 확률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슐린 다회 주사요법과 미세한 주사침을 피하지방에 꽂아 인슐린을 자동으로 투약해주는 인슐린 펌프를 사용하는 환자들이 과거 방식대로 인슐린 주사를 맞은 환자들에 비해 당화혈색소가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연속혈당 측정기를 사용하는 경우 당뇨병의 급성 합병증인 ‘당뇨병케톤산증’이 적게 발생했고, 인슐린 펌프를 이용하는 경우 심한 저혈당이 적게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됐다.

최신 당뇨병 관리기기를 사용하는 환자도 증가하고 있다. 연속혈당측정기를 사용하는 환자는 10년 간 1.4%에서 39.3%로 증가했고 인슐린 다회주사요법은 63.9%에서 77%로, 인슐린펌프는 2.1%에서 14%로 각각 늘었다. 반면 기존대로 하루에 인슐린을 1~2번 맞는 환자 비율은 같은 기간 33.9%에서 9%로 대폭 감소했다.

1형 당뇨병 환자들은 췌장에서 인슐린이 분비되지 않아 평생 인슐린 주사를 맞으며 관리해야 한다. 상시적으로 혈당을 측정하고 인슐린 용량을 조절해야 한다. 하지만 매일 한 두번씩 맞아야 하는 인슐린 주사에 대한 공포로 혈당 조절이 어려워 합병증 등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 연구는 최신 당뇨병 관리기기를 적극 활용하면 혈당을 조절하고 합병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연구팀은 보고 있다.

연구를 주도한 김 교수는 “연속혈당 측정기와 인슐린 펌프 사용이 최근 10년 간 각각 7배, 30배 증가할 정도로 가파르게 성장했지만, 해외와 비교하면 아직 사용하는 환자가 적은 편”이라면서 “의료기기 활용을 위한 환자 대상 교육 등 국가 차원의 제도적 지원이 뒷받침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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