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만 하나금투 통일TF팀장 "경협 관련 금융권 역할 앞장서 고민"
김상만 하나금투 통일TF팀장 "경협 관련 금융권 역할 앞장서 고민"
  • 뉴시스
  • 승인 2018.07.27 10: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구 차원 넘어 실제 투자로 연결되는 부분에 초점
IB 본부, PF 등 모색 나서…그룹 차원 시너지도 '기대'
상만 하나금융투자 자산분석실장 및 '한반도 통일경제' 전담팀장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하나금융투자 본사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상만 하나금융투자 자산분석실장 및 '한반도 통일경제' 전담팀장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하나금융투자 본사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북미 정상회담이 잘 마무리됐으니 민간 차원에서 금융투자사를 비롯해 금융권의 역할이 분명히 있을 것이란 인식에서 앞장서 고민해보자는 차원이죠. 단순 연구를 넘어 실질적인 사업과 관련해 도움이 될 수 있는 쪽에 초점을 둘 생각입니다."

한 달 전 리서치센터 내에 '한반도 통일경제' 전담팀(TF)을 꾸린 하나금융투자(하나금투)는 다음달 7일 예정된 포럼 준비에 여념이 없다. 상반기 2차례 정상회담을 거치며 남북 경제 협력 구체화 기대감이 높아지자 이진국 대표이사가 전사적 차원에서 관련 사업 준비를 주문한 탓이다. 

평소 리서치의 중요성을 특히 강조했던 것으로 알려진 이 대표의 뜻이 반영된 것일까. 대북 사업 관련해 리서치센터는 가장 먼저 구체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TF는 명목상 연구원 5명과 외부 자문위원 2명으로 구성됐지만 사실상 센터 내 전 인력이 투입되고 있는 상황이다. 

TF는 지난 24일 '코리아 시대의 시작'이라는 이름으로 첫 보고서를 냈다. 앞으로 매 분기 '프로젝트 코리아(PROJECT KOREA)'라는 이름으로 발간될 계간지의 창간호다. 보고서는 통일 경제 시대에서의 자본시장 투자 전략과 함께 남북 경협 관련 투자 기회 및 투자 관련 아이디어들을 다룬다.

보고서를 펼치자마자 보이는 얼굴은 이번 TF를 이끌고 있는 김상만(51) 자산분석실장이다. 김 실장은 중앙종합금융, 국민연금공단을 거쳐 2011년 말 하나금투에 입사한 후 6년 7개월째 리서치센터에서 근무 중이다. 지난 26일 김 실장을 서울 여의도 하나금융투자 본사에서 만났다.

김 실장은 정책 부문 외부 자문위원으로 위촉된 김형덕 한반도평화번영연구소장과 같은 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인연이 있다. 김 소장은 1993년 남한으로 건너온 초창기 탈북자로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2005년 남북 평화 문제를 연구하는 비영리 연구단체를 설립했다. 더불어민주당의 싱크탱크 '민주연구원'의 객원연구위원을 맡고 있기도 하다.

남북 정상회담 직후 북한 문제 관련 전문가 김 소장에게 견해를 물으니 "이번엔 한반도 화해 분위기가 확실히 만들어질 것 같다"는 답이 돌아왔다.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김 소장의 세미나를 여러 번 주선한 김 실장은 그 과정에서 확신을 얻었다고 했다.

"세미나에서 기관투자자들의 반응이 좋았습니다. 사장님께서도 초기 단계에서부터 여러 지원을 해주신 터라 진행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었어요."

대북 사업 관련 이 대표의 관심이 매우 높다는 전언이다. 향후 북한 개방·발전이 본격화될 경우 재원 조달 방안이 중요한 선결 과제로 떠오를 것이며 그 과정에서 민간 금융 차원에서의 역할이 중요해질 것이란 분석에서다.

TF는 북한의 경제발전 5개년 전략 등 정치·외교적 배경과 함께 현재 경제 상황, 산업별 발전 단계 등 이슈들을 전방위적으로 연구한다. 이밖에 실제 투자로 연결될 수 있는 실천적인 부분들을 담아내는데 중점을 뒀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경제개발구로 지정된 평양 남부 지역을 다룬 것이 일례다. 하나금투에 따르면 북한 정부는 외국 자본 유치를 위해 5개의 경제특구와 22개의 개발구를 내부적으로 지정했다.

김상만 하나금융투자 자산분석실장 및 '한반도 통일경제' 전담팀장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하나금융투자 본사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상만 하나금융투자 자산분석실장 및 '한반도 통일경제' 전담팀장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하나금융투자 본사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 실장은 "남북 경협이 본격화됐을 때 개성공단 외에도 국내 기업들이 진출할 기회들이 많다"며 "북한 관련 정보가 워낙 제한적이다 보니 북·중 교류 현황 등을 조사해 북한이 실제로 필요로 하는 산업, 물자들이 어떤 것인지에 대한 간접적 추론도 시도했다"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연초 개미들을 중심으로 관심을 끌었던 '남북경협주'에 대해선 경협 관련 구체적인 실적이 가시화되기까지 시차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경협 이슈 관련 주가 등락률이 높은 종목들은 중·소형주들이 대부분이지만 TF의 단기적인 분석은 대형주들 위주로 이뤄질 것이란 설명이다.

그는 "경협 본격화 이후 실질적인 수혜는 중·소형사들이 더 많이 볼 수 있다. 해당 기업들이 기업 규모 대비 부가가치를 낼 가능성이 더 높기 때문"이라며 "주식시장에도 이러한 면이 반영될 가능성이 높지만, 주가가 움직이는 패턴이 가변적이어서 중·장기적으로 예측하긴 어렵다"고 짚었다.

경협주 주가는 국제연합(UN)의 대북 제재 해제 등 향후 북한 개방 관련 단계적 스케줄에 전적으로 달려있다는 판단이다. 김 실장은 연내에 북핵 폐기 관련 로드맵이 확정되고 내년부터 단계적 실행에 들어간다면 올해 하반기부터도 해당 모멘텀이 반영될 수 있다고 봤다. 

남북경협주 투자를 고민한다면 1970~1980년대 남한 수준에 해당하는 북한의 현 경제 발달 단계를 고려해 당시 한국에서 번영했던 기초 소재, 중화학, 기계 등 업종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이밖에 전력, 철도, 도로, 항만, 공항, 건설, 건자재, 철강 등 기반 시설 부문에서도 투자 기회가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농업 생산력 증대 차원에서 농·수산, 비료, 농약, 트랙터 관련 기업들도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