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팀으로 돌아온 SSG 고효준 "어떤 노력이든 다할 것"
친정팀으로 돌아온 SSG 고효준 "어떤 노력이든 다할 것"
  • 뉴시스
  • 승인 2022.01.31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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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방출 후 불혹 나이에도 현역 연장 의지

입단 테스트 거쳐 친정팀 SSG에 새 둥지

"계약서에 사인한 뒤 뭉클"
SSG 랜더스와 계약한 좌완 투수 고효준.

 김희준 기자 = 한국 나이로 불혹이지만, LG 트윈스에서 방출된 뒤에도 고효준(39)의 머릿속에 '은퇴'라는 단어는 없었다. 현역 연장의 꿈을 품고 여느 비시즌과 마찬가지로 운동을 쉬지 않았다.

그런 그에게 친정팀 SSG 렌더스가 손을 내밀었다. 지난 15일부터 입단 테스트를 받은 고효준은 합격점을 받아 21일 SSG와 계약을 맺었다.

고효준은 "제주도로 가서 개인 훈련을 할 계획이었고, 지난 11일 제주도로 내려갔다"며 "제주도에 도착한지 1시간도 되지 않아 SSG에서 입단 테스트를 받으러 오라는 연락을 받았다. 부랴부랴 인천으로 가서 입단 테스를 받았다"고 떠올렸다.

운동을 쉬지 않았기에 준비는 잘 돼 있는 상태였다. 첫 날부터 긍정적인 평가가 나왔고, 마지막 날에는 구속이 시속 143㎞까지 나왔다. 비시즌이라 몸 상태가 100%가 아닌 것을 고려하면 준수한 구속이다.

고효준은 "운동을 하면서 가볍게 던지고 있었다. 코치진에서 무리하지 말라고 하서서 가볍게 던졌는데, 마지막에 시속 143㎞가 나오더라"며 스스로도 놀랐다고 전했다.

지난해에도 고효준은 비슷한 과정을 거쳐 현역 생활을 이어갔다. 2020시즌을 마친 후 롯데 자이언츠에서 방출된 고효준은 현역 연장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고, 입단 테스트를 거쳐 LG 유니폼을 입었다.

고효준은 "현역 연장을 위해 제주도로 갔다. 지난해 프로야구선수협회에서 진행한 저연봉·저연차 선수 훈련에 함께 했었는데, 올해 없어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올해에는 일단 제주도로 가서 대학 팀 등에 부탁을 해 훈련을 하려고 했었다"고 말했다.

이어 "LG로부터 방출 통보를 받는 날도 운동을 하고 있었다. 이천에 가서 훈련을 모두 마치고 장비를 챙겨서 나왔다"며 "새 팀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을 놓지 않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SSG 구단 사무실에서 사인을 한 뒤 인천 SSG랜더스필드를 보며 만감이 교차했다.

고효준은 "SSG 구단 사무실에서 야구장이 보인다. 계약을 한 뒤 야구장을 바라보며 '내가 다시 야구를 할 수 있구나, 계속 마운드 위에서 공을 던질 수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다시 또 시작할 수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뭉클해졌다. 먹먹해지는 느낌이었다"고 털어놨다.

SSG의 전신인 SK 와이번스에서 전성기를 보냈던 그다.

 이영환 기자 = 20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1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7회초 LG 투수 고효준이 공을 던지고 있다.

2002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6순위로 롯데 지명을 받은 고효준은 이듬해 트레이드를 통해 SK 유니폼을 입었다. 고효준은 SK가 2000년대 후반 왕조를 구축했을 때 주축 투수로 뛰었다. 2016년 7월 KIA 타이거즈로 트레이드되기 전까지 SK에서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활약했다.

약 6년 6개월 만에 친정팀 유니폼을 입게 된 고효준은 "SK가 파란색 유니폼을 입었을 때부터 뛰어 많은 추억이 있는 팀이다. SSG 프런트, 코치진에 인연이 깊은 분들이 많다"면서 "팀명은 바뀌었지만 친정팀에 돌아온 느낌이다. 아무래도 6년 넘게 떠나있던 팀이라 새로우면서도 무척 반갑다. 편안함을 느낀다"고 밝혔다.

과거 함께 했던 동료들은 그를 무척 반겨줬다. SK에서 함께 선수로 뛰었던 정상호 현 퓨처스(2군)팀 재활코치는 고효준을 별명인 '고도리'라 부르며 "고도리 이제 돌아왔네"라고 반가움을 표했다.

김원형 SSG 감독과 고효준의 인연도 깊다. 2000년부터 2010년까지 SK에서 선수 생활을 한 김 감독 또한 왕조 시절 멤버였다.

고효준은 "김원형 감독님은 어릴 때부터 봐온 선배다. 함께 뛰면서 많은 것을 보고 배웠다. 워낙에 배울 점이 많은 분이다"며 "감독님이 21시즌을 뛰고 은퇴하셨는데, 내가 21번째 시즌을 치르게 됐다. 감독님이 이제 인생의 길잡이 조언을 해주시지 않을까 한다"고 기대했다.

그는 "김원형 감독님은 칼자루를 쥐고 계시는 분이다. 칼자루를 잘 잡고 쓰실 수 있도록 잘 준비하고 있을 것"이라고 굳은 각오를 내비쳤다.

또다시 쉽지 않은 과정을 거쳐 친정팀에서 기회를 잡게 됐다. 그런만큼 고효준의 각오는 단단하다. 팀에 보탬이 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는 생각이다. 그는 지난 25일 일찌감치 스프링캠프가 열리는 제주도로 향했다.

고효준은 "부상없이 올 시즌을 마무리하는 것이 목표다. 내가 건강하다면 팀에 도움이 될 것이다. 팀이 포스트시즌에 가서 우승을 할 수 있게 많이 돕고 싶다"고 다짐했다.

그는 "노력을 해야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기회를 주신 것에 부응할 수 있도록, 어떤 노력이든 다 해야할 것 같다"며 "간절함이 사무치다보면 노력을 했다는 사실보다 어떻게 노력을 했느냐도 중요해진다. 팀에 도움이 되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 할 생각"이라고 재차 굳게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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